[뉴스핫라인] 신남방정책 핵심국가 베트남 ②

해외투자 열풍, 기회의 땅으로 부상한 베트남
다각적이고 지속적인 경제협력 이끌어야

  • 기사입력 2019.04.12 18:29
  • 최종수정 2019.04.24 17:49
  • 기자명 이의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3월 열린 베트남 단독 정상회담에서 쩐 다이 꽝 당시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남을 가졌다.(사진출처=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3월 열린 베트남 단독 정상회담에서 쩐 다이 꽝 당시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남을 가졌다.(사진출처=청와대)

 베트남은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은 나라다.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 반도에 위치해 있고 벼농사를 지으며 지정학적 특성상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남북으로 정치적 노선이 갈라졌었고 잦은 외세의 침입과 남북전쟁을 치루기도 했다. 1955년에 시작된 베트남전에 국군을 파견해 남베트남을 지원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공화국이지만 중국과 같이 경제자유화와 개방 및 개혁노선을 채택하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모든 국가들과 교류하고 있다. 베트남은 1950년 북한과 수교했고 개방 이후 한국과는 1992년 12월에 외교관계를 시작했다.

베트남은 1980년대 실시한 개방정책이후 시장경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와 더불어 중국의 뒤를 잇는 신흥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더불어 신남방정책의 핵심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본지는 이번 연재에서 무한한 잠재력의 나라, 베트남의 현 경제상황과 한국과의 교류 상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서 이루어진 협력방안을 알아보고 지금까지 신남방정책을 통해 이루어진 성과도 살펴보고자 한다. 끝으로 베트남과의 경제협력시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쌀국수와 불교의 나라, 베트남

베트남의 인구는 약 1억 명으로 인구의 50%가 30대 미만인 청년국가다. 현재 이러한 청년층이 베트남 소비시장을 활발하게 주도하고 있다.

베트남 통계청(GSO) 발표에 따르면 2018년 베트남 경제 성장률(GDP 기준)은 7.08%로 정부 목표(6.7%)를 훨씬 웃돌았다. 이는 2017년 경제성장률인 6.81%보다 높은 수치이며 동시에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세계은행(WB)은 이 같은 경제성장의 요인을 베트남의 견고한 내수시장 성장과 수출지향 제조업 호조로 분석했다.

2018년 베트남 수출은 2447억 달러로 전년도 대비 13.8% 증가했으며, 수입은 2375억 달러로 전년도 대비 11.5%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9년에도 베트남은 6% 후반대 경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IMF, 세계은행 등 주요 글로벌 경제기관들은 베트남이 6.5~6.8%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베트남은 미중통상분쟁으로 인한 수혜국이기도 하다. 현재 중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베트남의 낮은 인건비와 활발한 해외투자자본 유치 정책으로 이전 속도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현황

베트남은 한국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이다.

베트남 정부가 개방·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을 모델로 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사회·문화적으로도 교류가 확대되면서 2000년대 이후 영화와 드라마 등을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일어나기도 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의 진출로 20만 이상의 교민이 거주하며,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박항서 감독의 활약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매우 긍정적이다.

베트남에는 1992년부터 2018년 12월 현재까지 약 7,000개에 달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제조, 유통, 서비스, 부동산개발,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대(對) 베트남 투자가 급증하는 이유로는 납품처와의 동반진출, 국내 제조 산업 환경 악화, 뛰어난 수출 경쟁력, 베트남 내수시장 성장 잠재력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베트남 사람들은 근면성실하다’, ‘임금과 물가가 싸다’, ‘한국 사람에게 친절하다’, ‘유교 국가이기 때문에 예의가 바르다’와 같은 베트남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중국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LG 디스플레이 하이퐁, 삼성 R&D센터 하노이, 태광산업센터​, 동원 베트남 등이 베트남에 진출한 대표적인 한국 기업이다. 한국 기업의 투자 업종은 제조업이 68.8%, 부동산 경영이 16.1%, 건설이 5.6%, 물류운수​가 2%를 차지한다.

베트남 1위인 한국기업은 삼성전자로 베트남 총 인구의 10% 정도의 인력을 고용하며 베트남 최고의 선호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화생명 (베트남에 진출한 보험사 중 상위 8위), 미래에셋대우 (자본금 기준 3위회사), 신한은행 (베트남 진출 외국계은행 1위)도 현지 금융·보험업계에 진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식품, 유통업계에도 CJ제일제당과 아워홈이 진출했다. CJ제일제당은 2016년 베트남 김치업계‘옹킴스’와 베트남 대형식품업체인 ‘까우째’를 인수했다. 급식업체 아워홈은 2017년 8월 하이퐁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마트 롯데쇼핑 GS리테일도 베트남 진출 흐름에 합류해서 베트남 식품, 유통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자동차, 기계, 금속, 유통 및 서비스 분야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이며 현지 기업과의 거래도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정상회담의 성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베트남을 방문하여 쩐 다이 꽝(Tran Dai Quang) 당시 베트남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격상시키는데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꽝 주석과의 회담 후, ‘한-베트남 미래지향 공동선언’을 채택하면서 양국 발전의 구체적 협력방안과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양국은 앞으로 유연하고 다양한 방식의 정상회담을 연례적으로 갖기로 합의했다. 또한 정부부처와 지방정부, 의회, 정당 및 각종 사회단체들과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양 정상은 2020년까지 교역 달성 목표를 1000억 달러로 정하고 지속적인 협력을 증대하기로 했다.

외교적인 측면에서도 이번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에게 큰 힘을 실어주었다.

꽝 주석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베트남은 남북한 대화추진과 핵문제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인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1950년부터 북한과 수교를 맺고 있는 베트남으로부터의 지지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적 지지로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향후 전망

베트남이 다양한 잠재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나라임은 틀림없지만 앞으로 원활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해결해 나가야할 문제점도 많다. 경제전문가들은 베트남과 경제적 협력 시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베트남은 오랫동안 원부자재를 수입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 원부자재 분야에 진출할 시 고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아직도 베트남 정부는 대규모 해외투자를 환영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에 대한 혜택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베트남은 아직까지 도로, 전력, 항만 같은 인프라 개발이 부족한 상황이고 뒷돈이 성행하는 부정부패의 문화가 성행하고 있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베트남은 낮은 인건비의 젊은 인력이 넘치지만 반면 고급인력은 부족하다는 약점도 있다. 이 점 또한 염두해야 한다.

현재 베트남은 중국을 대신할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하면서 다국적 기업들의 진출이 늘어나고 시장경쟁도 과열되어 있는 상태다. 한국이 베트남과의 과거 우호 관계에만 얽매여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경제수요시장을 잃을 수도 있는 가능성도 있다. 다국적 기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다각적이고 적극적인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생산시장에서 소비시장으로 중요성의 중심이 변화하고 있는 베트남의 경우, 새로운 경제관계를 고려한 장기적 시각의 협력강화가 필요하다. 베트남에 대한 신남방정책의 성공 여부는 여기에 달려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