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핫라인] 신북방정책 핵심국가 사막의 나라, 우즈베키스탄 ②

우즈벡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기술의 상생효과 기대

  • 기사입력 2019.04.23 11:47
  • 최종수정 2019.04.24 17:57
  • 기자명 이의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Shavkat Mirziyoyev)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출처=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Shavkat Mirziyoyev)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출처=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국 순방으로 신북방정책이 본격적인 궤도에 돌입했다. 중앙아시아 3국 중 특별히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은 아직 한국에겐 낯선 나라지만 역사적으로는 인연이 깊다. 이번 연재에서는 베일에 가려진 사막의 나라 우즈벡을 살펴보고 신북방정책 핵심국가로서 우즈벡에 갖고 있는 의미를 논의해 보고자 한다. 더불어 한국기업의 우즈벡 진출 현황과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 등도 함께 살피고자 한다.

사막에 가려진 잠재력의 나라, 우즈벡

우즈벡은 중앙아시아 중부에 위치해 있으며 국토의 총 면적은 44만 7400㎢로 한반도의 약 2배 크기다. 고온 건조한 사막성 기후를 갖고 있고 총 인구는 3212만 명(2018년 기준)이다. 중앙아시아 최대 인구보유국이며 과거 실크로드의 중심지이고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이슬람교도가 인구의 90%이며 의무교육기간이 9년이나 되는 교육열이 높은 나라다.

과거 독립운동과 항일투쟁으로 활약한 독립유공자들의 후손들을 포함한 18만여 명의 고려인들이 정착해 있으며 정계, 경제계, 문화예술계 등 각처에 진출해서 활약하고 있다.

우즈벡의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금, 우라늄, 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8번째로 많은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천연가스 생산량이 620억㎥에 달한다. 세계 최대 수준의 석유 매장량과 금 매장량을 가지고 있다.

세계은행은 우즈벡의 GDP 성장률을 4.2%에서 7.4%까지 전망했다. 우즈벡의 주요 수출품인 가스, 면화, 금 가격 상승과 러시아 및 카자흐스탄의 경제 회복,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인해 경제 여건이 개선 될 전망이다.

또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Shavkat Mirziyoyev) 대통령도 경제 선진화를 목표로 경제 자유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GDP 2배 증대를 목표로 경제 전반에 걸친 정책을 수립하고 있고 무역 및 투자 환경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즈벡 정부는 재정과 기술력 부족으로 해외 국가들의 공동개발을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으로 우즈벡의 해외기업 진출은 더욱더 확대될 전망이다.

우즈벡의 한국기업 진출 현황

우즈벡은 과거부터 한국 기업들의 진출을 대대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경제 기술 협력을 하고 싶은 첫 번째 국가로 단연 한국을 꼽았다. 우즈벡의 한국에 대한 신뢰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1990년대 중반 대우그룹이 우즈벡에 진출한 이후 현재 260여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한국은 우즈벡의 5대 교역 및 투자국이기도 하다.

진출한 분야는 자원 및 에너지 개발 분야로 현대건설, 삼성 엔지니어링,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진출해 있다. 이외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롯데케미칼, 코오롱 등이 활약하고 있다.

상기 기업들이 진출해서 성공한 대규모 사업으로는 ‘수르길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한-우즈벡 간 전략적 동반 관계 MOU의 일환이자 대표 에너지 분야 협력 프로젝트 사례로 향후 25년간 수익성이 연 84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양국정상회담으로 신북방정책 가속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우즈벡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 발전, 실질협력 증진, 한-중앙아 지역 평화· 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한국은 우즈벡과 관계를 2006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이로써 우즈벡은 한국이 맺은 네 번째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됐다. 한국이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190개 수교국 중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나라는 인도,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의 3개국이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상생발전을 위해 한-우즈베키스탄 FTA를 추진하기로 하고 우즈벡에 살고 있는 고려인들의 비자처후문제와 무인기 도입 등 방산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한반도와 중앙아시아의 평화정착과 비핵화에 뜻을 같이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지하고 4차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형제의 나라로 관계가 격상되고 고부가가치 산업, 보건·의료, 과학기술, 공공행정 분야 등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정상회담 이후 이어지는 양국협력 상황

회담 이후 양국의 협력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과거 플랜트‧인프라에 대한 협력에 이어 농기계‧식물검역‧합성섬유 등 전통산업, ICT‧5G 등 첨단산업, 방위산업, 의료클러스터 협력, 그리고 e-Health케어‧금융‧문화유산 등 서비스산업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에 걸쳐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코트라(KOTRA)는 신북방정책의 주요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 초 ‘중앙아시아 경제협력전략’을 수립하고 그 일환으로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21일 우즈벡 타슈켄트에서 ‘한-우즈벡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개최했다.

이번 비즈니스 동반 관계에서는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보건·의료 산업분야에서 양국 기업들의 협력방안을 모색한다. 우즈벡의 정부의 교육과 의료정책 개선 의지에 따라 교육용 전자기자재 전문 기업인 아하정보통신과 의료용 소모품 생산설비 제작기업인 지성엔지니어링은 관련 프로그램 수출계약 및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밖에도 우즈베키스탄이 수출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농업 분야에서 곡물 색채선별기, 농산물 건조기 수출 계약 3건이 체결됐다.

권평오 코트라 사장은 “지속가능한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현지 니즈에 맞춰 민관이 합심한 유·무상 원조, 현지 CSR, 공공조달 등을 다양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우즈벡 등 중앙아시아의 현지 협력수요를 지속 발굴하고 우리 기업의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우즈벡은 세계적으로 풍부하고 연구가치가 있는 지질 자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낙후된 시스템과 기술, 예산 부족 및 무분별한 광산 난개발로 인한 재해로 자원부국의 장점을 경제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우즈벡 국가지질자원위원회의 요청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지난 19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우즈베키스탄 국가지질자원위원회를 방문해 중앙아시아 전 지역의 지질자원 정보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과 3차원 광산재해 예측기술 공동연구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우즈벡 국가지질자원위원회는 우즈베키스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일대의 지질조사 및 자원개발 규제기관이며 3만 6500개의 중요 지질자원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대표 지질자원의 정보 허브센터다,

지질자원연구원은 KIGAM의 기술로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지질자원 정보조사, 분석으로 향후 우즈베키스탄 및 중앙아시아 지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에게 관련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의료계의 업무협력도 이어졌다. 인하대병원(병원장 김영모)도 지난 19일 우즈벡 현지에서 개최된 한국-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진정보통신㈜, 유신C&C㈜, 헤셀㈜, Tashkent Medical Academy, Inha University In Tashkent(이하 IUT)와 함께 ‘ODA 지원 우즈베키스탄 의료정보시스템 인프라 구축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해 보건 의료분야 발전에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SK건설도 18일 우즈벡 국영석유가스공사(UNG)와 6억 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SK건설 관계자는 “장기적 협업을 통해 전략적 협력관계를 계속 강화하고 SK건설의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모델 개발과 추가 사업기회 모색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사막의 나라 중앙아시아가 활짝 열리고 있다.

우즈벡의 풍부한 자원과 중앙아시아 최대인구, 지정학적 위치의 중요성, 정부의 시장개방 노력 등을 감안하면 우즈벡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많은 나라들이 우즈벡의 투자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만큼 그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한국도 우즈벡과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고 거시적인 관점의 투자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우즈벡이 명실상부한 신북방정책의 핵심국가로 중앙아시아 진출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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