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핫라인]신북방정책 핵심국가, 동서양의 교두보 투르크메니스탄 ③

제2의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모델 협력 확대

  • 기사입력 2019.04.26 09:27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Gurbanguly Berdymukhammedov)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출처=청와대)

찬란한 실크로드의 문명을 간직한 투르크메니스탄(이하 투르크멘)은 중앙아시아의 서남부에 위치하고 있다. 북쪽으로는 카자흐스탄, 동쪽으로는 우즈베키스탄, 남쪽으로는 이란을 접하고 있고 서쪽으로는 카스피해와 맞닿아있다. 중앙아시아에서 바다와 인접해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도하다. 국토의 총면적은 48만 8100㎢ (한반도의 2.2배)이며 국토의 90%를 카라쿰(Karakum)사막이 차지하고 있다. 총인구는 약 5835만 749명(2018년 기준)이며 주요 민족은 투르크멘인이 85%이며 소수의 고려인도 살고 있다

투르크멘은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지리적 요충지이기에 역사적으로 페르시아, 돌궐족, 흉노족, 징기스칸, 티무르까지 지배세력이 자주 바뀌었다. 1991년까지 소련의 지배하에 있다가 독립을 이루었다.

투르크멘은 가스와 석유가 풍부하게 매장된 나라다. 투르크멘 천연가스 확인매장량은 19.5조m3로 세계 4위이고 연간생산량은 724억m3로 세계 10위를 차지한다. 이 풍부한 가스로 전력을 생산해서 이웃나라 이란, 아프카니스탄, 파키스탄, 터키 등에 수출하고 있다.

투르크멘은 다소 폐쇄적인 나라이지만 인터넷 망을 통해 한국 드라마와 영화, K-POP이 들어와서 젊은 층에서 한국에 대한 인지도는 높은 편이다.

한국과 투르크멘의 경제 협력 상황

한국과 투르크멘은 1992년부터 교류를 시작했다. 2006년까지는 양국 간 교류가 미미했으나 2007년부터 급속도로 가까워지기 시작해 이듬해 호혜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양국의 관계가 발전되면서 한국의 대(對)투르크멘 수출도 그 이전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 엘리베이터, 담배, 자동차 타이어, 전자제품, 기계, 화학제품 등이며 수입 품목은 섬유사, 섬유제품, 산업용 전자제품 등이다. 한국 기업은 갈키니시 가스탈황시설 건설, 키얀리 가스정제시설 확장사업, 키얀리 에탄크래커 및 PE(폴리에틸렌)·PP(폴리프로필렌)생산시설 건설 등에 참여했다.

2009년 현대엔지니어링은 투르크멘 국영가스공사 투르크멘가스가 발주한 ‘가스탈황설비 플랜트’건설공사를 준공한 이후 수주를 계속하고 있다. 에탄크래커 및 PE·PP생산시설을 포함한 8개의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사업금액만 해도 100억 달러에 달한다.

한-투르크멘 양국 및 대․중소기업이 함께 이뤄낸 대표적 성공사례로는 사업비 30억 달러가 투자된 투르크멘 최초의 대규모 가스화학 단지인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이다. 한국의 기술력으로 사막에 한가운데 건설한 가스화학플랜트이다. 부지면적만 잠실종합운동장의 3배에 가까운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는 2014년 11월 공사를 개시해 2018년 9월 완공됐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LG상사 등 대기업과 124개사 중소기업이 동반 진출하였으며, 하루 평균 5천 명이 투입된 건설이었지만 무재해 건설로 공사기간도 5개월 단축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현재 이곳에서는 연간 600만 톤의 천연가스를 추출하고 있다.

투르크멘 정부는 2017년부터 경제 다변화를 목표로 ‘2030 석유·가스산업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석유·가스산업 개발 프로그램이 꾸준히 지속하겠다는 복안이다.

투르크멘 정부는 도로·철도 등 인프라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어 건설투자는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겨지고 있다. 건설 관계자들은 “주택·도로 등 분야에서 투르크멘 정부가 주도하는 시공 공사도 증가하고 있어 설계, 감리 등 미개척 분야에 한국기업이 진출하는 것도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투르크멘 정상회담

양국의 관계를 더욱 공공하게 다지게 된 계기는 지난 4월 정상회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Gurbanguly Berdymukhammedov)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협력 방안에 대해서 논의했다.

양 정상은 한국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신북방정책’과 투르크메니스탄의 ‘역내 수송허브화 전략’이 조화롭게 추진되어 양국 국민이 모두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자고 합의했다,

투르크멘은 아시가바트 신공항 개항(2017년 9월), 아무다리아강을 가로지르는 도로 및 철도 교량 완공(2017년 3월) 등 교통·수송 인프라 개발에 주력하며 역내 수송 허브화 전략에 국가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양 정상은 에너지·인프라 플랜트 분야에서 가시적 협력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향후 보건·의료, ICT, 환경 등 미래지향적이고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한국 기업 진출의 성공적 모델인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를 치하하고 에너지플랜트 분야의 협력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두 나라 유대 강화를 위해 교육·문화 분야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올해 중 세종학당 설립 추진 등 투르크메니스탄 내 한국어 교육과정이 설립되는 것을 환영하고, 이번에 체결된 문화·인문협정을 통해 양국 국민 간 교류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 정세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투르크멘 정부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도 완전한 비핵화 달성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및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정상회담과 더불어 각 분야의 협력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졌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기존의 포괄적인 보건의료협력 양해각서(MOU) 수준을 넘어서 보다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담은 ‘보건의료 협력 이행계획(Implementation Plan)’을 투르크메니스탄 보건의료산업부과 지난 17일(현지시간) 체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는 같은 날 투르크멘 산업통신부(장관 두루하노프 타히르베르지)와 5G 및 우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의 5G 세계 첫 상용화 경험과 위성개발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투르크멘의 이동통신과 우주분야 발전에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도 한-투르크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표준협력, 버스수송, 섬유, 플랜트 등 산업․에너지 분야의 협력을 약속했다.

앞으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전문가들은 “투르크멘 내에서 한국 기업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서는 지사설립 절차 간소화라던가 현지 고용비율 규제 등과 같은 애로사항에 대해서 투르크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더불어 “합성섬유, 교통, 어업, 교육 등 협력분야를 다변화함으로써 투르크멘과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여 성공적인 신북방정책을 이끌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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