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제철 당진공장 미세먼지 배출 메카 '급부상'…시설교체비용 4600억 원 어디에?

저감장치 고장 및 오염물질 누출 장장 5년 간 은폐
현대제철 “슈퍼마켓도 아니고 대기업이 일일이 알릴 의무 없다”
충남도 ‘알고도 모른 척’ 수수방관, ‘늑장행정’대응까지 비난 쇄도
지자체에 투자하겠다던 4600억 원 환경개선 투자 비용 ‘무색’

  • 기사입력 2019.04.30 18:45
  • 최종수정 2019.04.30 22:11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현대제철 홈페이지갈무리)
(사진출처=현대제철 홈페이지갈무리)

현대제철(대표 안동일)이 이달 1일에 발표한 ‘오염물질 배출량 50% 저감대책’을 무색하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충남 당진 현대제철소가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미세먼지 저감장치가 고장난 채로 시설을 운영해온 것이 29일 수면 위로 드러났다. 설상가상 충청남도청(도지사 양승조, 이하 충남도청)은 이런 사실을 현대제철 측으로부터 신고·보고 받고도 인근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아 충격이 배가 되고 있다.

당진 현대제철소는 2014년부터 미세먼지 저감장치가 고장이 나 2017년까지 오염물질 배출량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2013년 1만 1230톤이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2016년 2만 3477톤, 2017년 2만 1849톤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2017년 7월 충남도청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하며, 2020년 10월까지 교체를 끝내겠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충남도는 현대제철에게 별다른 행정처분 없이 향후 개선계획서와 4년 간 15억 원의 환경개선 부담금만 받아냈다.

문제는 지금 이 시간에도 현대제철 당진 공장에서는 쉴 새 없이 오염물질이 뿜어져 나왔는데 그동안 관련기업이나 충남도 그 어느 곳도 이같은 사실을 은폐해왔다는 것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30일 본지와 통화에서 “주변 주민들에게 현대제철의 저감장치 고장 상황을 알리지 않았다” 며 “(오염물질 과대 배출 주변 지역은) 늘상 민원이 많은 지역이라 특별히 주변 주민들의 민원을 특별히 인지하고 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도측은 지난 2018년에야 환경오염 취약지역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진행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건강영향조사 결과는 차후 집계해 DB구축 및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제철에 대한 충남도의 법적인 행정조치(개선계획서와 환경 부담금)가 현재 피해를 보고 있는 주민들에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도측에서도 환경부분에 각별한 노력을 하고 있고 그 차원으로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대제철을 포함한 20업계 기업들과 협약을 통해 오염물질 저배출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대제철에 대한 충남도의 행정조치는 솜방망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들은 “충청남도가 주민은 돌보지 않고 대기업의 봐주는 식 행정으로 일관해선 안된다”고 성토했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현대제철 측도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일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2018년 굴뚝 자동측정기기(TMS) 부착 사업장의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얻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오염물질 배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은 맞지 않으며 위 사실을 은폐한 것 또한 아니다"라며 "충청남도 측에 저감장치 고장에 대한 신고를 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향후 2020년까지 4600억 원을 들여 저감장치를 새로 설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출처=현대제철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출처=현대제철 홈페이지 갈무리)

현대제철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현대제철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017년에는 충남도 및 당진시와 대기오염물질 감축 업무협약을 맺고 총 4,600억 원을 대기오염 방지시설 개선에 투자하고, 미세먼지 환경개선에도 7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제철이 지난 2017년에 지자체와 업무 협약을 맺고 투자하겠다는 환경 개선 비용 4600억 원이 무색하게도 충남도는 대기 오염이 개선되기보다는 대기 오염물질 배출원 메카로 '급부상'하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저감장치 시설을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새로 설비해야 하므로 환경개선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해명하며 "앞으로 저감장치 설비가 마무리 될 때까지 대기오염물질 발생을 줄이기 위해 저질소 무연탄 사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대제철이 지난 2017년에 충남도에 투자하기로 한 총 4600억 원 규모의 대기오염  방지시설 투자 계획안이 사실상 고장난 저감장치를 교체하기 위한 비용이었던 것. 

미세먼지로 대기 중 공기가 맑은 날을 찾아보기가 하늘에 별따기와도 같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 당진 공장은 충남도의 다수의 공장 중에서도 미세먼지 배출 으뜸의 성적을 5년 연속 이어온 결과, 전국에서 1위의 성적을 달성하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당장 이에 따른 해결 방안 대책 마련 등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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