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살충제로 잃어버린 아름다운 제임스 강

이 기자가 전하는 역사적 환경오염 사건 Ⅳ
미국 제임스 강 수질오염사건…회복까지 200여년 소요 예상

  • 기사입력 2019.03.27 10:31
  • 최종수정 2019.05.03 10:58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미국 버지니아 주에 위치한 제임스 강은 애팔래치아 산맥에서 시작해 블루리지산맥과 해안평야를 거쳐 체서피크 만까지 흐르는 유서 깊은 강입니다. 길이 545km로 대형 선박의 항해가 가능할 만큼 큰 강이죠. 체서피크 만은 미국 전체 굴 생산량의 25%를 차지할 만큼 수산물 생산이 많은 곳이에요. 또 강 아래에 있는 제임스 섬에는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제임스타운 유적이 복원되어 있어 수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죠.

지역 주민의 상수원이자 어업활동의 터전이기까지 한 이 아름다운 강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1975년 버지니아 주 호프웰시에 있는 살충제 제조 공장에서는 열악한 작업 환경으로 인해 많은 직원들이 고통을 받았어요. 직원의 절반 이상이 두통, 시각장애, 간질환, 신경통, 불임 등에 시달리고 있었죠. 이에 보건당국은 조사에 나선 결과, 병의 원인을 찾아냈어요. 바로 이 공장에서 제조하는 키폰이라는 유독성 살충제때문이었어요.

공장 측은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했어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연방환경처는 공장을 폐쇄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키폰의 판매 금지를 명령했어요. 그러자 공장 측은 어처구니없게도 남아있던 살충제를 모두 하수구에 버리고 말았죠.

하수구에 버려진 살충제는 도시의 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갔고 하수처리장에 유입된 살충제 때문에 하수분해 미생물이 모두 죽게 되었죠. 더 이상 하수처리가 불가능하게 된 거죠.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인근 제임스 강으로 살충제가 흘러들어가 강의 하류 100㎞ 구간은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강으로 변하고 말았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수면에 둥둥 떠 있었고 강에 살고 있는 어패류들도 모두 오염이 돼버렸어요. 결국 체서피크 만의 굴도 먹지 못하게 돼버렸어요.

버지니아 주정부는 제임스 강 160㎞에 걸쳐 낚시를 금지시키고 여기에서 잡힌 어패류를 먹거나 판매하지 말 것을 명령했어요.

연방환경처는 제임스 강의 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도 하천 바닥에는 죽음의 살충제, 키폰이 검출되고 있다고 하네요. 환경전문가들은 제임스 강이 완전히 회복되는 데는200여 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고 해요. 한번 망가진 자연은 돌이키는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교훈을 여기서 또 한 번 절실하게 느껴요.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하수구에 독성물질을 방류하는 사건을 접하게 돼요. 공장이나 농장의 폐수를 처리비용이 비싸다는 이유로 하수구에 버리는 건데요. 수질오염 사건은 법적인 제재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의식 변화가 중요한 거 같아요. 제임스 강의 교훈을 보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갖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겠죠.

지금까지 이 기자의 세상에 이런 일이 였습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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