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모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 첫 재판 출석
한진家 모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 첫 재판 출석
  • 이의정 기자
  • 승인 2019.05.0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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母 이명희 “불법 몰랐다” 모르쇠…女 조현아 “선처 바란다” 호소
(사진출처=Jtbc뉴스 갈무리)
(사진출처=Jtbc뉴스 갈무리)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희 전(前) 일우재단 이사장 부인과 그의 딸 조현아 전(前) 대한항공 부사장의 1심 공판이 2일 열렸다. 이들 모녀의 첫 공판은 당초 지난달 7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한진그룹 고(故)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그동안 재판이 연기됐다.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 초까지 필리핀 출신 여성 11명을 대한항공 연수생 신분으로 속여 입국시킨 뒤 자신들의 집에서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고용한 가사도우미는 50만원 안팎의 급여를 받고 일했다. 현행법상 외국인 가사도우미 취업은 불법이다.

대한항공은 필리핀 현지에서 모집한 가사도우미들에게 연수생 비자(D-4)를 발급해줘 이들을 입국시켰다.

이에 검찰은 2018년 12월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전 이사장을 불구속기소하고 조 전 부사장에 대해서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벌금 15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 범행에 가담한 대한항공 법인도 벌금 30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건을 약식절차로 진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부사장의 1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1500만 원을, 범행에 가담한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3000만 원의 벌금형을 각각 구형했다.

조 전 부사장은 최후진술에서 “늦은 나이에 쌍둥이를 출산해 회사 업무와 육아를 병행하다보니 편의를 도모하고자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게 됐다”며 “미처 법적인 부분을 숙지하지 못하고 이런 잘못을 저지른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이 사건으로 피해를 본 회사직원에게 미안하고 다시는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써 주말 도우미를 구하는 과정에서 법적인 절차나 규정을 제대로 인지 못한 사정을 참작해 달라며 감형을 요청했다.

조 전 부사장이 혐의를 인정한 것과 달리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 불법 가사도우미 혐의에 대해 자신이 직접 나서거나 총괄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초청해 고용하고 허위 서류를 통해 이들의 체류를 연장시킨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불법성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위법성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 전 이사장 측 변호인은 도우미 고용의 문제는 피고인의 밑에 있는 직원에게 요청만 하면 이루어지는 부분이고 과거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줄 수 있는 가사도우미가 유행했다는 것을 참작해 달라고 말했다.

검찰 측은 이날 수사과정에서 이 전 이사장의 혐의에 대해 진술한 관계자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이 전 이사장의 변호인 측은 이 전 이사장에게 필리핀 가사도우미 고용이 불법이라는 점을 뒤늦게 알린 대한항공 본부장 이 모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들을 모두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오는 6월 11일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이 전 이사장에 대해서는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대한항공 오너 모녀의 첫 공판이 화제가 된 가운데 과거 그룹 일가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진그룹 장녀 조 전 부사장은 일명 ‘땅콩회항 사건’으로 온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 사건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이슈로 급부상한 바 있다.

2014년 12월 조 전 부사장은 미국 뉴욕에서 한국으로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비행기를 회황시켰으며 책임자인 수석 승무원을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리게 했다.

이륙에 나선 비행기가 항공으로 되돌아온 사상 초유의 사건은 회사 내에서 은폐되다가 8일 언론에 공개되면서 재벌가 갑질 논란을 촉발시켰다. 특히 단지 서비스 불만의 문제로 직원을 내려놓기 위해 항공기를 다시 되돌린 행위가 항공법에 저촉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은 조 부사장을 옹호하고 모든 책임을 승무원에게 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해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결국 조 전 부사장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결국 10일 대한항공 부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대한항공의 증거인멸 시도와 거짓 진술 강요와 회유가 불거지면서 참여연대가 조 전 부사장을 항공법 및 항공보안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의 조사가 시작됐다.

결국 조 전 부사장은 30일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 형법상 강요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2015년 2월 12일 1심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만 무죄로 인정되고 나머지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한항공은 즉시 항소장을 제출했고 이후 항소심에서 조 전 부사장의 항로 변경죄는 무죄로 판결, 법원은 조 전 부사장에게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에 이어 그녀의 어머니 이 전 이사장도 직원 상습폭행 사건으로 또 한 번 사회에 물의를 일으켰다.

2018년 5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전 이사장을 직원 상습폭행으로 소환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2011년 1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이 전 이사장은 운전기사와 자택 직원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

이 전 이사장에게 당한 피해자는 무려 공식적으로 9명이나 되었다. 이들은 이 전 이사장으로부터 인격모독적인 폭언을 당했고 지속적인 폭력을 당했다. 이 씨의 녹음파일이 공개되며 그간의 행적이 드러나자 이 전 이사장은 여론의 뭇매를 한 몸에 받았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범죄혐의 일부의 사실관계와 법리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기각사유를 밝혔다.

이 씨의 사건이 터지기 얼마 전 둘째 딸 조현민 씨도 광고대행사 직원얼굴에 물을 뿌려 경찰 조사를 받아 대한항공 일가의 심각한 도덕성과 인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본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한항공 측의 입장을 들어보고자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대한항공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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