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vs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소송전에서 불거진 국익 논란, 왜?
LG화학 vs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소송전에서 불거진 국익 논란, 왜?
  • 이의정 기자
  • 승인 2019.05.0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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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핵심기술·인력 해외 유출…국익 훼손” 비난
SK이노베이션 “정당한 경쟁이 진정한 국익” 반박
증권가, 전지시장 후폭풍 예의주시
(사진출처=SK이노베이션)
(사진출처=SK이노베이션)

국내 전지(battery) 업계의 맞수,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법정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익 논란이 발생하는 등 양 사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는 이번 소송전 이후 전지시장에서 일어날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문은 LG화학이 먼저 열었다. LG화학(대표 신학철)은 지난 4월 3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을 인력유출을 통한 영업기밀 침해로 제소했다고 밝혔다.

LG화학에 따르면, 2017년 10월과 2019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SK이노베이션에 내용증명을 보내 인력 유출에 따른 기밀침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이 이에 응하지 않자 소송 제기로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직원의 채용방식에는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직원들의 기밀유출도 LG측의 억측이라고 말했다. SK측은 필요한 법적인 절차들을 통해 확실하게 소명해 나가겠다는 자신감까지 보이고 있다.

오히려 이번 미국 법정 제소 건은 LG화학의 과한 문제제기이며 국익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양사는 국내 배터리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 내에서는 LG화학이 좀 더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품질과 안정성 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한 선두주자로 꼽는다.

지난 달 24일 LG화학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가격 차이가 크다고 느끼는 상황이지만, 대규모 프로젝트를 꾸준히 수주받고 있다”며 “단순 저가 공세가 아닌 제품 성능과 유연성, 안정성 등을 내세워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렇기에 업계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이번 법정 소송전은 두 대기업의 치킨게임에 따른 예고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LG화학이 저가 공세를 언급한 것도 결국은 사실상 SK이노베이션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차 전지시장의 후발주자이나 공격적인 투자를 연이어 단행하며 LG화학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두 기업 주력 상품이 파우치형 전지인 만큼 양사 간 과열 경쟁은 예고된 수순이라고도 풀이할 수 있다.

LG화학은 파우치형 전기차 전지 수주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에도 3조 1000억 원을 전지에 투입해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 전지 사업 매출이 2019년 10조 원을 시작으로 매년 5조 원씩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면서 투자 규모 역시 확대할 것임을 예고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최근 미국 조지아 주(州)에 파우치형 전지 공장을 세우고 2023년까지 상위 3위권에 입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전지 사업은 포스트 반도체로 지목돼 막대한 투자를 펼쳐왔고 이로 인해 LG화학은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며 “한정된 시장에서 동일한 주력 상품으로 경쟁을 펼쳐오다 결국 국제 소송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에서 인력이나 기술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고 최근 대규모 경력직 채용을 했다”고 말하며 “LG화학 입장에서는 내부 직원 단속 차원에서 소송을 제기했을 수도 있다”는 견해를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양사의 날선 법정 공방으로 전지시장에도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황유식 연구원은 “이번 소송 제기에 따라 글로벌 전기차 2차전지 공급증가의 속도가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이며 향후 수년간 빠듯한 공급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이번 소송에서 수혜를 입는 기업으로 LG화학을 꼽았다. 황 연구원은 “소송비용은 추가되겠지만 경쟁사의 추격 속도를 늦춰 전지 수주 경쟁에서 우월한 지위를 확보하게 되고 제품가격 하락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근거를 들었다.

이어 “대규모 성장산업에서 국내 기업 간 법정 소송은 안타깝지만 소송을 제기한 회사측 입장에서는 공정경쟁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기차 전지 가치 하락을 최대한 방어하여 실적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SK이노베이션은 ITC 소송 결과에 따라 생산 제한과 배상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전지 공장 증설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2일 LG화학은 전 거래일(36만 1000원) 대비 0.55%(2000원)가 하락한 35만 9000원으로 ,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18만 2500원) 대비 0.27%(500원) 상승한 18만 3000원으로 각가 장을 마감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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