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마른 하늘에 날벼락, 하늘에서 새가 떨어져요!

이 기자가 전하는 세계 환경 오염 사건 Ⅴ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멕시코시티의 대기오염 사건

  • 기사입력 2019.05.03 11:00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1987년 2월 멕시코시티 하늘에서 수 천 마리의 새가 바닥으로 떨어져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어요. 멕시코 정부는 서둘러 죽은 새들을 검사했어요. 놀랍게도 새의 사체에서는 납, 카드늄, 수은이 검출됐습니다. 사인은 멕시코 대기의 중금속 오염 때문이었답니다.

1980년대 멕시코시티는 베이징이나 자카르타보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악명 높은 도시였어요. 해발 2240m의 분지에 위치에 있는 이 도시에는 2000만 명이 넘는 인구와 3만 5000여 개의 공장이 밀집되어 있었죠. 이런 상황이다보니 하루에 중금속이 섞인 먼지가 무려 40톤이나 떠다니고 있었다네요.

이러니 시민들은 두통, 무기력, 불면증, 구토 등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죠. 심한 경우 환각과 환청 증세를 호소하기도 했어요. 더 충격적인 것은 멕시코시티의 시민들은 독일과 미국에 비해 20배의 중금속을 체내에 함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거에요. 결국 어머니가 아기에게 모유를 먹일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른 거죠.

멕시코 정부는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각성하고 ‘대기오염 최악의 도시’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1990년 초반부터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답니다.

우선 자동차를 줄이기 시작했어요. 차량별로 다섯 가지 색을 정하고 요일 별로 운행을 금지시키는 차량 5부제를 실시했어요.

아울러 시민들이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에코비시(Ecobici)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에코비시 시스템은 공공자전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에요. ‘서울자전거 따릉이’와 비슷한 제도라 할 수 있어요. 또 친환경버스도 대거 도입했고요.

멕시코시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욱 과감하고 강력한 환경정책을 펼쳤어요. 오는 2025년까지 디젤차 운행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죠.

대기오염 최악의 도시라는 악명을 떨치기 위해 도시 외관도 바꾸기 시작했어요. ‘회색에서 초록색으로’ 라는 슬로건으로 도로 주변에 초록색 식물을 심기 시작했죠. 고가도로 다리에 덩굴식물로 뒤덮인 초록색 다리를 만드는 정책은 멕시코시티의 도로 풍경을 바꿔놓았어요.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 에어비주얼(AirVisual)의 도시별 대기질지수(AQI: 다양한 대기오염 수치를 평가하는 지수)에 따르면 서울(188)과 인천(180)은 세계 1, 2위를 다툴 정도로 대기오염이 심각해요. 그런데도 미세먼지에 대한 정책은 미비한 상태에요. 중국은 대기오염 방지 5개년 계획기간(2013-2017) 동안 우리 돈으로 270조 원의 예산을 썼다고 하네요. 그 결과 베이징 공기는 2013년 89㎍에서 2017년 58㎍까지 나아졌답니다. 미세먼지 문제는 그대로 방치한다고 좋아지지 않아요. 지금은 강력한 환경정책이 필요하고 정부와 국민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때랍니다.

이 기자의 세상에 이런 일이였습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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