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4.16재단 창립 1주년 기념 포럼 행사…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한 모두의 첫 걸음”
[르포]4.16재단 창립 1주년 기념 포럼 행사…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한 모두의 첫 걸음”
  • 임영빈
  • 승인 2019.05.1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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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진행 중인 ‘재난공화국’…사회 내 공감대 형성 선결
JTBC 이규연 탐사보도 국장 “블랙박스·관료주의·방관자효과, 참극 악화” 지적
민간 잠수사 김상우 씨가 세월호 사건 당시 활동했을 때 느낀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민간 잠수사 김상우 씨가 세월호 사건 당시 활동했을 때 느낀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잠수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시신을 수습하러 잠수하기 싫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단 한 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기꺼이 바다로 뛰어들었던 민간 잠수사 김상우 씨. 김 씨에게 세월호 사고는 아직 끝나지 않은 악몽이었다. 민간 잠수사로써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날의 기억만큼은 좀처럼 떼려야 뗄 수 없다고 증언했다.

​세월호뿐만이 아니다.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씨랜드 청소년수련원의 집 화재참사,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대형 재난이 반복됐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재난사고로 잃은 피해유족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바라본 ‘대한민국’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바뀐 것이 없는 ‘재난공화국’이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자신의 아픔을 속으로 끌어안고 좌절하기 보다는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며 같은 아픔을 가진 이들과 소통하며 제2, 제3의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임을 결의했다.

​4·16재단이 11일 오후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창립 1주년 기념 안전사회 포럼 ‘4·16재단의 길을 함께 찾다’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세월호, 가습기 살균제, 스텔라데이지호 사건으로 소중한 이들을 잃은 유족들이 전국 각지에서 찾아왔다.

 

​​블랙박스·관료주의·방관자효과가 빚은 대형 참사

JTBC 이규연 앵커가 세월호 사건 취재 당시 불거졌던 누리꾼 ‘자로’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JTBC 이규연 앵커가 세월호 사건 취재 당시 불거졌던 누리꾼 ‘자로’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이 보여준 태도는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그 누구보다 인명구조에 앞장서야할 해경이 민간 잠수사들보다 더 소극적이었다. 국회의원들, 장관들 앞에서만 하는 척하고 이들이 떠나면 민간 잠수사들의 등을 떠미는 모습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JTBC 이규연 앵커 겸 <스포트라이트> 탐사기획국장은 기자생활을 하면서 취재했던 20여 개 대형 사고를 돌이켜 보면서 대한민국이 여태껏 ‘안전白書가 없는 공화국’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관료주의·블랙박스·방관자효과가 자리함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기자생활하면서 취재한 20여개의 재난 사고 중 백서가 없었던 것이 무려 12건”이라며 “결국 우리는 반복적인 망각을 이어갔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 1994년 발생한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 이후 21년 뒤 닮은꼴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것은 어찌 보면 예고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먼저, 우리 사회가 거대한 재난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어떠한 경위로 사고가 발생했는지 파악하는 것에 너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재난 발생 시 매번 불거지는 ‘음모론’과도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큰 사건이 난다고 모두 음모론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정부가 신뢰를 잃었거나 사회에 불신이 팽배할 때, 그러면서 언론이 소통 및 중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음모론의 텃밭이 만들어진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현대사회에서 구성원 간 대면관계가 약해지면서 각박해지는 것이 결국 사회적 참사의 피해를 더욱 방조하는 것 아닌가 싶다는 씁쓸함도 느꼈다고 회상했다.

 

​여전히 고통 받는 유족들…사회적 공감대 형성 선행돼야

스텔라데이지호 사고로 남동생을 잃은 허영주 씨는 “같은 아픔을 공유한 이들이 함께 모인 이 자리가 너무 뜻깊다”라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스텔라데이지호 사고로 남동생을 잃은 허영주 씨는 “같은 아픔을 공유한 이들이 함께 모인 이 자리가 너무 뜻깊다”라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성공회대 사회과학연구소 유해정 연구원 역시 재난 참사 피해자들의 고통은 현재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피해자 유족들의 고통을 ‘내 고통이 아닌 그들만의 고통’으로 치부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 아픔을 ‘감성 팔이’로 매도하는 일부 비뚤어진 표현이 이들의 상처를 더 후벼 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사자가 아닌 우리 사회가 너무 빨리 아픔을 잊어버리는 것 아닌가하고 우려했다. 피해자 유족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보듬기 보다는 그들이 감내하도록 방치하는 것 같다는 느낌조차 들 정도라는 것이다.

​남은 유가족들의 삶이 황폐해져도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오랜 세월 우리나라에서 지속됐다고 진단했다.

​유족들도 이에 공감하며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적폐를 용인하는 사회적 의식 개혁 △재난 인식 변화 교육 및 문화예술 활동 마련·지원 △교육활동을 통해 민간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 및 활동 마련 △생명안전공원 건설과 추모·기억 사업 추진 △진상규명 및 책임자 엄중 처벌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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