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 일어난 참변, 1명 사망 12명 부상

고연령자 운전 사고 해마다 증가…사고방지책 마련 시급

  • 기사입력 2019.05.13 15:57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통도사)
(사진출처=통도사)

지난 12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절을 방문했던 신도와 방문객들에게 불의의 사고가 일어난 가운데 이 사고 역시 최근 잇따른 고령 연령자에 의한 교통사고인지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양산 경찰서는 이날 오후 12시 50분경 경남 양산시 통도사 정문인 ‘영축산문’에서 20m가량 떨어진 도로에서 김 모 씨(75)가 몰던 승용차가 보행자들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성 모 씨(51·여)가 숨지고 8명이 중상, 4명이 경상을 입었다. 중상을 입은 1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이에 반해 운전자 김 모 씨는 크게 다치지 않았으며 음주상태도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통도사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사찰을 찾은 방문객과 차량들로 붐볐다. 사고 당시 목격자는 “갑자기 피해 차량이 돌진해 도로 옆에서 쉬고 있던 사람들을 쳤다”고 증언했다. 부상자들은 무방비 상태에서 급습해 온 차량으로 인해 피해가 더 컸다.

경찰 관계자는 “행인이 많은 곳인데 차량 속도가 갑자기 높아진 점으로 미뤄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잘못 알고 밟았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사고 차량은 보행자들을 친 뒤에도 10m가량 더 주행한 뒤 다리 난간을 들이받고 멈췄다.

사고를 낸 김 모 씨는 “당시 차의 급제동이 나가버려 브레이크 밟을 겨를이 없었다”며 차량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 씨가 고령인 점을 고려해 치료와 조사를 병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통도사 사건을 비롯해 최근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일에도 경기 동두천시에서 76세의 남성 운전자가 차량을 몰고 자동차서비스센터 사무실 안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있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운전자 역시 브레이크를 밟으려고 했는데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 사고를 냈다.

2018년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 사망 사건 비중은 전체 교통사고의 22.3%에 달한다. 10건의 사망사고 중 2건 이상이 고령 운전자에 의해 발생한 셈이다. 이 수치는 2016년 17.7%, 2017년 20.3%로 매해 늘고 있다.

이에 경찰청은 ‘중장기 고령자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연내 마련할 예정이다. 이 대책에는 조건부 면허제도 및 제도 개선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급속하게 증가하는 고령운전자의 안전운전을 지원하기 위하여 면허갱신 시 체험형 교육, 수시적성검사 강화, 고령운전자 배려문화 조성, 맞춤형 교육·홍보 등을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어선 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다”며 “고령 운전자의 조건부 면허제도가 늦게 마련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고령 운전자의 신체 능력에 따라, 일정조건에 따라 운전을 제한하는 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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