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찌꺼기의 변신은 무죄, 신재생에너지로 탈바꿈되다

국내연구진 열분해 반응기 개발
커피숍 1000곳의 커피찌꺼기로 바이오원유 2.5톤 생산

  • 기사입력 2019.06.05 23:25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커피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커피를 애용하는 한국은 그 소비량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한국은 커피 소비량 세계 7위에다 국민 1인당 하루 평균 1.4잔을 마시고 있다.

문제는 버려지는 커피찌꺼기인데 서울시내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내린 뒤 버려지는 찌꺼기만 하루 평균 140톤, 연간 5만여 톤에 이르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커피찌꺼기는 생활쓰레기처럼 매립 또는 소각되는데 소각될 때 지구온난화를 주범인 매탄가스를 발생시켜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 시킨다. 그런데 국내 기술진이 문제의 커피 찌꺼기로 신재생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 내 청정연료발전연구실 최연석 연구팀은 시간당 약 200㎏ 커피 찌꺼기를 바이오 원유로 바꿀 수 있는 ‘경사 하강식 급속 열분해 반응기 (Tilted-Slide Fast Pyrolyzer)’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이용하여 하루에 커피숍 약 1000곳에서 배출하는 커피 찌꺼기를 처리해 바이오 원유 2.5톤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반응기는 급속 열분해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반응기 상단부에 건조된 커피 찌꺼기를 약 500도로 가열된 모래와 마찰하면서 수증기 상태로 변화시킨다. 이 수증기를 모아 냉각하면 바이오 원유가 탄생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반응기를 경사 하강식 구조로 만들어 커피 찌꺼기가 떨어지면서 가열 매체인 고온의 모래와 효율적으로 접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반응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한 숯가루를 태워 모래를 가열하는 에너지로 재사용해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사진출처=한국기계연구원)
(사진출처=한국기계연구원)

이렇게 만든 바이오 원유의 에너지는 나무나 톱밥으로 만든 것보다 열량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무로 만든 바이오 원유의 발열량은 1㎏당 약 4000kcal수준인데 반해 커피 찌꺼기로 만든 바이오 원유의 발열량은 약 6000kcal로 2000kcal나 높았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바이오 원유는 나무 톱밥이나 우드펠릿같은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만든 액체연료로 저장과 운반이 편리하고 환경오염이 적어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원료가 되는 우드펠릿의 가격이 비싸고 반응기 성능이 상용화 수준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 개발로 저비용, 고효율 친환경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연석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은 바이오 원유생산의 효율성을 크게 개선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활용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브라질이나 베트남 등 커피콩의 주 생산국에서 버려지는 커피콩을 바이오 원유로 제조해 쓰레기 문제와 신재생에너지 확대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 친환경 바이오 에너지를 만드는 시도는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어 왔다. 영국 런던에서는 커피찌꺼기를 연료로 만들어 버스를 달리게 하는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스타트업 바이오빈 기업이 영국정부, 석유기업과 협력해 커피찌꺼기를 재료로 한 친환경 바이오연료를 생산했다. 바이오빈은 커피찌꺼기를 이용해 고체 형태의 펠리도 만들어 가정에서 사용하는 장작을 만들기도 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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