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 제 64회 현충일 추념식

문 대통령, 보수와 진보의 통합시대 열어야 진정한 애국
국가 유공자 위한 국가의 의무 다할 것 약속

  • 기사입력 2019.06.06 15:26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사진출처=청와대)

사이렌이 울리고 21발의 예포가 울리자 시민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눈을 감으면 가슴에 떠오르는 이름들은 과연 어떤 이름들일까. 대한민국을 지켜온 이름들, 오늘 그 이름들을 기억해 본다.

국가보훈처(처장 피우진)는 6일 오전 9시 55분에 호국의 얼을 추모하고 뜻을 기리기 위해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추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각 정당 대표와 국가유공자 및 유족, 시민, 학생 등 만여 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입장하고 있다(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입장하고 있다(사진출처=청와대)

이날 추념식에서 국외안장 독립유공자 유해봉환 유족 및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 등에서 유해가 발굴된 6·25전사자 유가족들이 주빈과 함께 입장해서 눈길을 끌었다.

10시 정각이 되자 전국적으로 사이렌에 맞춰 순국선열을 기리는 추모묵념이 진행됐다.

국가보훈처는 6월 6일 오전 10시에 사이렌이 울리면 1분간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분들을 추념하고 감사의 뜻으로 묵념하자는 ‘6610 캠페인’을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진행하고 있다.

묵념 후 국민의례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문 낭독과 애국가는 김민석 외 4명의 군 복무 연예인들이 선도했다.

문 대통령내외가 헌화 및 분향을 하고 있다(사진출처=청와대)
문 대통령내외가 헌화 및 분향을 하고 있다(사진출처=청와대)

문 대통령 내외는 국가유공자와 유족, 정부 주요인사, 정당대표, 보훈단체장, 학생대표와 함께 헌화 및 분향을 하였는데 이날은 특별히 휴가 중 원효대교에서 강에 빠진 여고생을 구출한 황수용 하사, 대구저수지에서 물에 빠진 남성을 구출한 김대환 경위, 전남해남소방서 근무 중 강원도 산불 진화를 위해 가장 멀리서 지원을 나간 정의성 소방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대표로 김규태 상사와 함께 해 그 의미를 드높였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국가유공자 증서는 유해가 발굴돼 신원이 확인된 6.25전사자 세 유가족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하며 이들의 공을 기렸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하여 지난 100년 많은 순국선열들과 국가유공자들이 대한민국의 버팀목이 되었기 때문에 지금의 이 나라가 있는 것이라며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애국의 현장인 현충원에 묻힌 모든 순국열사가 그 자체로 역사이며 애국이란 계급이나 직업, 이념을 초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으며 기득권이나 사익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애국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전하며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든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과 유족들에게 국가의 의무를 다할 것을 약속했다. 그 일환으로 ‘공무원 재해보상법’을 제정했으며 순직 경찰와 소방공무원의 순직연금 인상했다고 전했다. 그 밖의 ‘군인재해보상법’, ‘병역법’ 개정도 추진하겠다며 정부의 노력을 전했다.

정부는 그동안 중국의 김태연 지사, 미국의 강영각 지사와 이재수 지사, 카자흐스탄의 계봉우, 황운정 두 지사와 부인의 유해를 각각 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에 안장했다.

앞으로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1월부터 국가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독립유공자와 유족, 참전용사와 상이군경, 민주화운동유공자와 특수임무부상자 등 올해와 내년 모두 40여만 명의 집에 명패를 달아 줄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올 10월 괴산호국원의 개원과 제주국립묘지를 착공 소식을 전하며 그동안 국가 관리가 미흡했던 국가 유공자 묘역들을 국가가 돌보겠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9·19군사합의’ 이후 비무장지대 지뢰 제거를 시작으로 유해 67구와 3만여 점의 유품을 발굴해서 신원이 확인된 고 김원갑 이등중사, 고 박재권 이등중사, 고 한병구 일병을 현충원에 안장했다”고 전하며 계속해서 유해 가족 찾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날 추념식 행사장에도 6.25 전사자 유가족 찾기 행사의 일환으로 유전자 시료 채취를 위한 천막이 처져 있었다.

대통령의 추념사에 이어 다양한 추모공연이 있었는데 가장 눈에 띈 것은 6.25전사자의 배우자인 김차희(93세)여사가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쓴 편지 ‘당신을 기다리며 보낸 세월’을 배우 김혜수 씨가 낭독하는 장면이었다.

김차희 여사는 1948년 故 성복환 일병과 결혼했는데 故 성복환 일병은 1950년 학도병으로 입대 후 백천지구 전투에서 전사했다. 현재까지 유해를 수습하지 못해 국립서울현충원에 위패로 모시고 있다.

문 대통령 내외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출처=청와대)
문 대통령 내외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출처=청와대)

김혜수 씨가 김차희 여사의 남편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낭독하는 내내 문 대통령 내외는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현충의 노래 제창으로 추념식이 막이 내린 후 문 대통령 내외는 아직 남편의 유해를 찾지 못한 김차희 여사와 함께 현충탑 지하에 있는 위패 봉안관을 참배하며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애국지사와 이름조차 확인되지 않은 전사자들의 희생을 기렸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시민들의 추모 행렬(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시민들의 추모 행렬(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