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고유정 치밀한 계획범죄 드러나

살해사용도구 반품까지, 피해자 혈액에서 수면제 성분 검출
경찰 더딘 수사 비난

  • 기사입력 2019.06.11 07:27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YTN뉴스 갈무리)
(사진출처=YTN뉴스 갈무리)

우발적인 살해라고 진술하는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의 피의자 고유정 씨의 주장을 반박할 만한 CCTV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더불어 피해자 전 남편 강 모씨의 혈액에서 수면제까지 검출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고 씨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칼과 표백제, 베이킹파우더, 고무장갑, 세제, 청소도구 등을 구매한 정황이 담긴 CCTV를 확보했다. 이에 고 씨의 살해가 범행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되었음이 드러났다.

제주 시내 한 마트 CCTV영상에는 지난달 22일 오후 11시쯤 고 씨가 흉기와 표백제 3개, 고무장갑 등을 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종량제 봉투까지 구입한 고 씨는 카드 결제 후 휴대전화로 포인트까지 적립했다.

고 씨는 범행 후 사용한 도구들을 증거인멸을 위해 환불까지 했다. 

경찰조사에 의하면 고 씨는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본인의 차를 갖고 제주에 먼저 들어와 범행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씨가 예약한 펜션은 입실과 퇴실 시 주인을 마주치지 않는 무인 펜션이며 펜션에 CCTV가 설치돼 있지만 실제로 녹화 촬영이 되지 않는 곳이었다.  

게다가 고 씨는 범행 전 휴대전화 등으로 살인 도구와 시신유기 방법 등을 검색했다. 고 씨는 남편이 성폭행을 하려 해 수박을 썰다가 방어를 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경찰은 여러 정황상 우발적 범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5일 인천시 서구 재활용품업체에서 고 씨 전 남편인 강 모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을 발견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고 씨가 경기도 김포시 아파트 내 쓰레기 분류함에서 전 남편의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흰색 종량제봉투를 버리는 모습을 확인하고 해당 봉투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경찰은 해당 봉투의 물체가 김포시 소각장에서 한 번 처리된 후 인천시 서구 재활용업체로 유입된 것을 확인했다. 발견된 뼛조각은 소각장에서 500~600도로 고열 처리돼 3㎝ 이하로 조각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경찰은 고 씨의 차안에서 압수한 이불에 묻은 혈액에서 수면제인 졸피뎀 성분을 검출했다고 10일 밝혔다. 

또한 고 씨로부터 피해자를 흉기로 찔렀다는 진술도 확보했지만 여전히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과 더딘 수사과정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강씨의 가족들은 지난달 27일 아들과 전 부인을 만나러 갔던 강 모씨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이에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31일 펜션 거실 벽과 욕실 바닥, 부엌 등에서 강 모씨 혈흔을 발견했다. 경찰은 강 모씨를 살해한 혐의로 고 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고 씨를 강도높게 조사한 뒤  11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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