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무 경영복귀 한진家 상속·경영 합의 이뤄졌나

법적 문제 없으나 노조 반발
한진그룹주 강세장 속 동반약세

  • 기사입력 2019.06.11 17:38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한진칼)
(사진출처=한진칼)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 지정일 지연으로 삼남매 갈등설이 불거졌던 한진가가 조현민 전무의 경영일선 복귀에 따라 경영권 재편에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한진칼(대표 조원태, 석태수)에 따르면 조현민 전무가 10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진칼 사옥에 출근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 이른바 ‘물컵 갑질’ 사태 이후 약 14개월 만이다.

조 전무는 경영에서 손을 떼기 전까지 대한항공(대표 조원태, 우기홍)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전무로 광고 및 마케팅을 주도했다.

한진칼은 앞으로 조 전무가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대표 조양호, 원종승)부사장으로 복귀하며 한진그룹의 사회공헌 활동 및 신사업 개발을 전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조 전무가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복귀하는 것을 두고 고(故) 조양호 회장의 재산 상속 과정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석기업은 서울 소공동 한진 빌딩과 인천·부산 정석빌딩을 보유한 그룹 내 부동산 관리업체다. 그동안 정석기업은 상속세 마련을 위한 매각 대상 1순위로 꼽혀왔다.

더불어 조 전무의 경영 복귀로 한진가의 상속 및 경영 승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지난 3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총회의 마지막 행사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속 문제에 대해 “가족들과 많이 협의하고 있고, 잘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조 전무의 복귀에 이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도 타진되고 있다. 조 부사장은 지난 2014년 ‘땅콩회항’ 사건 이후 2018년 3월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복귀를 노렸지만 조 전무의 물컵 갑질로 무산됐다.

재계는 이번 조 전무의 경영 복귀 배후에는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입김이 크게미쳤을 거라고 보고 있다. 또한 고 조양호 회장의 ‘잘 협력해 사이좋게 (회사를) 이끌어달라’는 유언도 한몫했을 것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조 전무의 복귀를 놓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조 전무는 앞서 지난 2016년 진에어 부사장을 맡으며 경영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물컵 갑질’로 ‘재벌인성론’ 논란을 부축였기 때문이다. 조 전무의 경영 복귀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내부 직원과 회사 밖 여론의 반감을 어떻게 줄여나갈지가 숙제로 남아있다.

진에어 노동조합은 조 전무의 복귀에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경영 복귀를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노조는 "조 전무의 '불법 등기 이사 논란'으로 진에어는 국토교통부의 제재를 받았는데 이에 대한 사과도 없이 한진칼로 경영복귀를 한다는 것은 진에어를 다시 경영하려는 꼼수다"라고 말하며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경영자는 물러가라"고 성토했다.

한편, 11일 한진칼은 전 거래일(4만 3400원) 대비 2.65% (1150원)가 감소한 4만 22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한진칼을 비롯한 한진칼우, 한진 등 한진그룹주들은 강세장 속에서 동반 약세를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경영권 분쟁 기대감 등으로 인해 한진칼주가가 주당 순자산가치 이상으로 높게 형성됐다고 밝히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같은 날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3만 2500원)대비 0.15%(50원)하락한 3만 2450원에 장 마감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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