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살해사건’ 고유정 미스터리 실마리 푸나

드러나는 고유정 정황포착 “전 남편에게 무시당했다” 주장
놀이방에서 친아들 성씨 바꿔 기재
전 남편 아들 사망일에 인터넷에 어린이행사 제안

  • 기사입력 2019.06.17 13:40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YTN뉴스 갈무리)
(사진출처=YTN뉴스 갈무리)

‘전 남편 살해사건’의 피의자 고유정의 미스터리한 범행동기에 단서가 될 만한 숨은 행보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당초 경찰은 고 씨의 범행 동기를 ‘재혼 생활에 전 남편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이에 경찰은 고유정이 지난 16일 경찰 진술에서 “전 남편에게 무시당했다”라는 취지의 말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고씨는 “전 남편이 이혼 후 언제든지 아이를 만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법으로만 해결하려고 해 기분이 나빴다.

전 남편으로부터 ‘아이 접견을 위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문자를 계속 받았다. ‘내가 아이 엄마인데도 무시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 씨는 전 남편과의 결혼 생활에서 여러 가지 불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 씨는 결혼 당시 자신의 돈이 일부 들어가 장만한 집을 시아버지 명의로 등기 이전한 것에 불만을 품었고 전 남편의 유학 생활비는 물론 육아까지 혼자 부담했으나 전 남편이 자신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혼 후 전남편은 양육비를 보내지 않았고 그나마 몇 번 양육비를 보낸 것이 다라고 전했다. 이에 피해자 유족 측은 모두 거짓이라고 강력하게 반박했다.

유족 측의 변호사는 “고유정이 전 남편으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감정들이 쌓여서 순간적으로 저지른 우발적 범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로 볼 때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이 면접의 경우 고유정이 갖은 핑계를 대며 응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일부 밀린 양육비는 일시불로 보내는 등 성실히 임했다”며 고 씨가 냈다는 신혼주택 구입 자금도 이혼 후 모두 회수해 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고 씨는 전 남편을 살해하기에 앞서 지난달 18일 친 아들과 함께 제주시에 있는 한 실내 놀이방을 찾았다. 그 과정에서 놀이방 방문 기록에 아들의 이름을 현 남편의 성씨로 바꿔 기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고 씨가 자신의 아들을 전 남편이 아닌 현 남편의 아들로 만들고 싶었던 게 아닌가 하고 추측하고 있다. 가족관계등록법에 의하면 전 남편의 아이의 성을 바꾸려면 전 남편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전 남편이 이것을 쉽게 동의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해 고 씨가 전 남편을 살해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경찰은 고 씨의 의붓아들 살해 사건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의 방법으로 고 씨의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분석 작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고 씨가 의붓아들이 사망하던 날 새벽에 아파트 인터넷 커뮤니티에 어린이 행사 개회를 제안한 것을 포착했다. 고 씨는 이날 새벽에 아파트에 영유아나 학생 자녀를 둔 분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솜사탕 이벤트와 바자회를 열자고 제안하는 등의 글을 게시판에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런 고 씨의 글이 이번 의붓아들 사망사건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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