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신임 검찰총장 윤석열 '파격' 지명

현 총장보다 무려 다섯 기수 낮아
고검장 거치지 않은 첫 총장 되나

  • 기사입력 2019.06.17 17:52
  • 기자명 임영빈 기자
(사진출처=서울중앙지방검찰청)
(사진출처=서울중앙지방검찰청)

문재인 대통령의 선택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문 대통령은 17일 윤 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했다. 문무일 현 총장(18기)보다 무려 다섯 기수가 낮은 윤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쳐 총장에 임명되면 1998년 검찰총장 임기제 도입 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은 첫 검찰총장이 된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이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윤 지검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오전 10시 문무일 검찰총장의 후임을 임명 제청하는 보고를 받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후보자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척결해 왔고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여줬다”며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다”라고 지명 이유를 말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윤 지명자는 1991년 무려 9수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검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2011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2012년) 등 검찰 요직을 두루 역임하다가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 의해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발탁됐다.

당시 윤 지명자는 채 총장이 혼외자 논란으로 낙마한 뒤에도 검찰 수뇌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사를 강행했다. 그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 조영곤 지검장 등 수사 외업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후 윤 지명자는 대구고등검찰청 검사, 대전고등검찰청 검사 등 지방을 돌며 사실상 좌천됐으나 2016년 12월 1일 박근혜-최순실 관련 특별수사를 담당하는 박영수 특별검사로부터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지명된 데 이어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적으로 발탁됐다.

이어 문 대통령의 이번 차기 검찰총장 파격 발탁으로 검찰 내부에서는 윤 지명자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검찰 특유의 ‘상명하복’ 문화에도 큰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고된 상황이다.

그동안 법조계에서는 신임 검찰총장이 지명되면 그보다 윗 기수인 이들은 검찰복을 벗는 것이 일종의 관례였다. 그런데 이번 문 대통령이 문무일 현 검찰총장보다 다섯 기수 아래인 윤 지검장을 차기 검찰의 수뇌부로 지명하면서 윤 지검장이 인사청문회 통과 후 총장으로 임명될 경우 사이 기수인 19~22기인 약 20명의 입장이 애매해지기 때문이다. 기수를 뛰어넘은 이번 파격인사로 검찰 내부에서는 검경 수사권으로 내부 갈등을 겪고 잇는 검찰의 입지가 더 불안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는 이날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는 “앞으로 차차 여러분들게 말씀드릴 기회가 아마 있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든다”라고 답변을 미뤘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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