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 제재, 韓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제재 확대 및 장기화 시 상당한 영향 불가피
SK증권 “韓 못지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日 피해 클 수도” 전망

  • 기사입력 2019.07.08 12:14
  • 기자명 임영빈 기자
일본의 경제 제재에 대해 경제 보복 조치를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이 등장하는 등 최근 반일감정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사진출처=청와대 청원 페이지 갈무리)
일본의 경제 제재에 대해 경제 보복 조치를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이 등장하는 등 최근 반일감정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사진출처=청와대 청원 페이지 갈무리)

이달 초 일본의 반도체 핵심 3개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로 양국 간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면서 양국 산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SK증권은 일본의 제재가 확대 및 장기화 될 경우 우리나라 산업군 역시 상당 부분 어려움을 겪겠지만, 한국 이상으로 일본의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지난 4일 자로 플루오드 폴리이미드, 레지스트,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해 수출 규제를 발동했다. 해당 품목들은 모두 일본 의존도가 높은 것들이다. 특히 국내 수입되는 레지스트와 플루오드 폴리이미드의 경우 90% 이상이 일본산(産)이다. 일본 역시 해당 품목들의 수출 대상국 중 한국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SK증권 김효진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구제가 미중무역전쟁의 사례처럼 전면전으로 가기 위한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수출금지를 할 경우, 무역전쟁 여파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것이며 일본이 이로 인한 국제적 비난의 무게를 감내하면서까지 전면전으로 갈 가능성은 낮다”고 풀이했다.

우선 IT업 내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일본이 현재 한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은 핵심 소재 공급 중단을 통해 DRAM이나 NAND 생산의 차질을 발생시키는 것이지만 현재 수준의 제재로 생산중단까지 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이 꼽은 수출 규제 품목 3가지 중 삼성전자가 EUV용 포토레제스트를 전량 사용 중이며 1년 내 대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삼성전자가 7nm Fab 가동을 중단할 경우, 가장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Nvidia), IBM 등 미국 회사들이 당장 피해를 입기 때문에 미국이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OLED에 대한 투자 및 미국 내 공장 설립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번 수출 규제 조지로 인한 피해는 일본이 더 클 가능성이 있다.

수출 규제로 소재에 단기 수급 차질이 발생한다면, IT H/W영향은 스마트폰, TV, 가전 순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기 부품 조달도 문제이지만 전반적으로 부품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반면 TV와 가전은 로우엔드급 범용 부품의 활용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내렸다.

반면 유통·미디어 및 관광 등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며 오히려 해당 분야에 대한 규제가 이뤄질 경우, 결과적으로 일본의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유통·미디어의 경우, 일본 정부가 ‘비자 발급 엄격화’를 검토 중인 것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애널리스트는 현재 방일 관광객 비중에서 중국과 함께 톱 2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2018년 기준 중국 838만 명, 한국 754만 명)에 대한 ‘직접 규제’는 오히려 일본 관광업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한국의 일본 경제보복 카드로 정부 차원에서 일본 관광 규제까지는 아니더라도 민간 차원에서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일본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