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충북 이시종 지사, "유가족은 乙", "내 임기 끝나면 그만" 발언 논란
[르포] 충북 이시종 지사, "유가족은 乙", "내 임기 끝나면 그만" 발언 논란
  • 이의정 기자
  • 승인 2019.07.1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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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위원들 이시종 지사 빠진 보고회 무슨 의미 있나 성토
당시 소방책임 현장 지휘관들 모두 불참
유가족, 제천화재소위 활동 진전 없어 답답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돈 받고 싶으면 충청북도의 요구를 받아들여라. 민사소송가면 돈 한 푼 못 받는다. 설사 1심에서 충청북도가 패소하더라도 항소하고 항고할 것이다. 그럼 내 임기는 끝난다.”

“모든 법적인 절차를 끝낸 지금은 유가족이 을(乙)이 됐다. 그러니 그냥 협상해라.”

제천화재 유가족들은 충청북도 이시종 도지사가 꺼낸 한마디 한마디를 곱씹으며 당시의 상황을 토로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회의장은 어두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제천화재소위 지금까지 뭘 했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천화재관련평가소위원회(위원장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이하 제천화재소위)는 11일 오전 9시 30분에 국회 행안위 소회의실에서 제천화재 당시 소방화재진압 과정 및 사후 대처와 관련된 업무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제천화재소위에는 권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 측에서는 소병훈·김영호 의원,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이진복·김성태 의원, 민주평화당에서는 정인화 의원이 참석했다.

이날 업무보고회 시작 전 제천화재소위 관계자들과 유가족들 간에는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소위 관계자들이 업무보고회 초반에 유가족들의 참석을 불허하자 유가족들의 항의를 받은 것이다. 이에 관계자들은 서둘러 자리를 마련하고 유가족들을 회의실로 들어오게 했다.

유가족대표 민동일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유가족대표 민동일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이날 업무 보고회에서 유가족대표 민동일씨는 “제천화재소위가 출범한다고 해서 이제야말로 제대로 된 진실과 책임 규명이 이루어지겠다는 기대를 했다. 그러나 제천화재소위가 출범한지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취지에 맞는 활동은 보이지 않아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그나마 오늘 충청북도와 제천시의 업무 보고를 통해 진실과 책임규명에 한 발 다가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것도 잠시 반드시 참석해야 될 충청북도 최고 책임자인 도지사가 참석하지 않아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다.”고 성토했다.

유가족들이 언급한 것처럼 제천화재소위는 지난 3월 28일 구성 후 3차례밖에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권 위원장은 일부 유가족의 요청을 고려해 제천화대소위 논의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지난 5월 9일 첫 회의에서 진상조사단의 보고를 받은 이후 정치권 국회 파행으로 정상적인 회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지난 5월 30일 열린 두 번째 회의에는 권 위원장과 민주평화당 정인화 의원 단둘만 참석했다.

또한 업무보고회에 충북지사·제천시장의 출석을 놓고도 위원들간 공방이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권 위원장은 도지사의 참석을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민주당 소 의원은 “소위에 장관이 나온 적 없고, 도지사도 나온 적 없다”며 반대했다.

이날 권 위원장은 충북지사·제천시장의 출석논란에 대해 “위원님들과 논의를 거친 후에 참석 보고자에 대해서 리스트를 만들었고 행정안전 상임위원장에게 참석리스트를 전달하며 충청북도에 통보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상임위원장은 참석리스트를 바꿨다”고 전했다.

“상임위원장이 소위가 요구한 내용과 다르게 인위적으로 보고자 리스트를 결정한 것은 평가소위원장의 권한을 상임위원장이 침해했다고 판단해서 법적인 판단을 구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충북지사 불참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이것으로 제천화재소위가 내부적으로 여야위원들의 의견 합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어 제대로 된 활동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이시종 도지사의 문제 발언

이날 주요 쟁점은 충북 이시종 도지사의 불참석과 유가족들에게 발언한 내용이었다.

유가족 김영조씨는 지난 4월 이시종 충북지사와 만났을 때 “재정신청, 항고, 소방관 징계문제가 남았을 때는 유가족이 갑이었지만 모든 법적인 절차가 끝난 지금은 유가족이 을이 됐다. 그러니 소방관 징계 위원회의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그냥 협상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최고책임자로서 유가족에게 할 수 있는 말인가”라고 격분했다.

유가족 대표 민 씨도 “도지사와 면담했을 때 유가족들에게 요구하는 세 가지가 있었다.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협상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첫째 보상금이 아니라 위로금이다”,“둘째 재정신청을 취하하라”,“셋째 합의를 한 후 민형사·행정적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항에 충청북도·제천시 소속 공무원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돈 받고 싶으면 충청북도의 요구를 받아들여라”고 도지사의 강압적·협박성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유가족의 인권을 유린하는 도지사가 반드시 이 자리에 출석해서 발언의 진위를 묻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다음 제천화재소위의 업무보고회에 이시종 충북지사 참석할까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도지사가 참석하지 않으면 알맹이 없는 소위가 될 수밖에 없다”며 “충청북도와 제천시가 사과는 하는데 책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유족들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제까지도 예산 문제로 국회를 방문했던 이시종 충북지사가 오늘 이 자리에 불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위원회를 다시 열어서라도 도지사 참석가운데 회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그는 충청북도 업무 보고자로 나선 충북 한창섭 행정부지사에게 유가족 보상금으로 활용할 예산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한 행정부지사가 시원한 답변을 하지 못하자 예산 확보를 위해 행정안전부에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행안부와 이에 대한 협의가 미진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다음 회의 때 행안부 관계자들도 참석할 것을 강력하게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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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이진복의원이 보고자의 답변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이진복 한국당 의원도 유가족 보상에 대한 예산에 대해 추궁하며 다음회의 때 충북과 제천시가 행안부와의 협의 상황에 대해 자세히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 의원은 충청북도 권대윤 소방본부장에게 “건물의 종합정밀점검을 용역에게 맡기고 소방당국이 현장에 나가 직접 확인을 안 하기 때문에 제2, 제3의 제천사건이 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 본부장으로부터 “제천화재 발생 한달 전에 종합 정밀검사를 하고 문제점을 발견했지만 해결하기 전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답변을 듣고 “그러니 화재가 날 수밖에 없지 않냐”며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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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민주당의 소병훈 의원과 김영호의원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소병훈 민주당 의원은 “희생자와 부상자들은 본인의 잘못이 없는데도 책임 명분이 있는 보상금이 아닌 위로금을 받아야 하느냐”며 “도지사가 했다는 갑을 발언을 들으니 충북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하겠다”고 이 도지사를 비판했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도 “진실규명을 떠나서 지자체 태도에 문제가 있다. 유족보상 협의 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 앞으로 절대 상처를 주면 안 된다”당부하며 “가족이라 생각하고 성실하게 유족 보상 협의에 임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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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자로 참석한 제천 이경태 부시장(왼쪽부터)과 충북 한창섭 행정부지사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권 위원장은 “충청북도와 제천시가 화재참사에 대한 책임인식 자체가 없는 것 같다.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이시종 도지사를 포함해 행정안전부 관계자 등을 보고자로 참석시켜 충실한 보고가 이뤄지도록 다시 일정을 잡겠다”고 말하며 산회를 선언했다.

이날 제천화재소위의 업무보고회는 주최자의 부실한 준비와 제천시의 엉뚱한 업무보고서, 핵심 인물 이시종 충북지사의 불참으로 유가족들이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한 채 흐지부지 마무리됐다. 소위원들이 다음 업무보고회를 기약했지만 현재 의견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소위원회의 행태로 보아 다음 회의개최와 이 지사의 참석여부는 안개속에 가리워진 상태다.

제천화재소위가 유가족들이 원하는 사건의 진실과 책임규명을 밝히기 위해 여야소위원들의 합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하겠고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가족을 모욕한 충북 이 도지사의 문제적 발언에 대해서도 해당 도청의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