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수면위로 드러난 의료계 ‘불법리베이트’
또 다시 수면위로 드러난 의료계 ‘불법리베이트’
  • 이의정 기자
  • 승인 2019.07.19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포경찰, 의료기기업체 태웅메디칼 압수수색
리베이트 규모 및 관련 의사 주목
'리베이트 쌍벌제' 적용되나
(사진출처=태웅메디칼 홈페이지)
(사진출처=태웅메디칼 홈페이지)

지난 14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이영찬)의 ‘2019년 혁신의료기기 해외시장 선진출 지원 사업’ 수행 기업으로 선정된 의료기기 업체, 태웅메디칼(대표 신경민)이 ‘불법리베이트 의혹’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김포경찰서(총경 박종식)는 18일 김포시 원곶면에 위치한 태웅메디칼 본사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5월 태웅메디칼 영업사업이었던 A씨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A씨는 태웅메디칼측이 2016~2018년까지 자사 의료기기를 대형 대학병원들에게 납품하기 위해 대학병원 교수들에게 향응과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의료기기법 위반혐의로 업체대표를 고발했다. A씨는 국내 유명 대학 병원 10여 곳을 포함해 교수의 실명 및 관련 정황이 담긴 구체적 자료들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경찰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수사초기 단계라 자세한 상황을 얘기할 순 없다”며 “압수수색한 자료를 바탕으로 실제 불법리베이트 여부를 조사하고 관련업체 및 대학교수들의 소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태웅메디칼 측은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일절 언론사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태웅메디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회사가 발표할 입장은 없다”며 해당 사건에 대해 함구했다.

태웅메디칼은 방사선장치 및 의료기기(위장관스텐트,혈관스텐트,인조혈관,카데타,간암치료기) 제조·판매 업체로 지난해 약 466억원 3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한편, 이번 압수수색으로 드러난 ‘불법리베이트’사건은 오랫동안 의료계에 만연되어온 악습이다.

2010년 11월 정부는 의료계에 뿌리박힌 ‘불법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제약회사 및 의료기기 업체 등이 의사에게 제품 사용의 대가로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면 업체와 의사를 모두 처벌한다는 ‘리베이트 쌍벌제’를 시행했다.

이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람에 한해서는 형사처벌로 과징금과 업체 실명화를, 리베이트를 받은 의료인의 경우에는 1년이내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게 되고 심한 경우 형사처분을 받아 의사면허 자체가 취소될 수 있게 했다.

실제 대표적인 ‘리베이트 쌍벌제’의 사례로는 리베이트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파마킹 리베이트’를 들 수 있다. 제약업체인 파마킹(대표 김완배)은 2010년 1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전국 병의원 590개소의 의사와 사무장에게 리베이트로 55억 5748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2018년 5월 대법원은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3명에게 벌금형을 선고했고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대표 이의경)는 불법리베이트로 적발된 파마킹에 대해 52품목 판매업무정지 3개월 처분과 과징금 8730만원을 부과했다.

이밖에도 정부는 2014년에는 ‘리베이트 투아웃제’, 2016년에는 ‘청탁금지법’ 등을 잇따라 도입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강력한 처벌에도 불구하고 의료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불법리베이트’가 암암리에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비급여 의료기기 품목과 효과검증이 떨어지는 복제 의료기기 영업에 리베이트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규모가 6조를 넘고 해마다 10만건 이상의 의료기기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의료계의 ‘불법리베이트’의 근절은 시급해 보인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