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노이즈 마케팅, ‘신림동 피에로 택배도둑’은 자자극

1인 택배서비스 스타트업 청년, 돈 없어 효과적인 광고제작
경찰, 어떤 혐의 적용할지 법률 검토

  • 기사입력 2019.07.25 15:50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유튜브 갈무리)
(사진출처=유튜브 갈무리)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술렁였던 이른바 ‘사이코패스 피에로 택배 도둑’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은 택배 배송지 공유 서비스업체의 자작극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5일 해당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최모(34)씨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 영상은 지난 23일 유튜브에 ‘신림동, 소름 돋는 사이코패스 도둑 CCTV 실제 상황’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1분 29초 분량의 영상에는 신림동의 한 원룸 복도에서 피에로 가면을 쓴 남성이 문 앞에 택배가 놓인 방에 침입하려는 모습이 담겼다. 문제의 남성은 출입문에 귀를 들이댄 뒤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누르며 문을 열려고 시도하다 뜻대로 되지 않자 문 앞에 있던 택배를 들고 사라졌다.

해당 영상은 최근 여성들을 공포에 떨게했던 ‘신림동 강간미수범 동영상’ 사건과 유사하여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해당 영상이 네티즌에 알려지고 언론에 까지 보도가 되자 건물 관리인은 영상 속 괴한을 잡기 위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이 이 건물에 사는 최씨임을 확인하고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영상은 최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택배 배송지 공유 서비스 회사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광고영상임이 밝혀졌다. 최씨는 “논란이 될 것을 알고 해명 영상을 올렸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에게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

최씨는 경찰 조사를 받고나서 해당영상 제목을 ‘사이코패스 택배 도둑은 없습니다. (모두 연출된 상황입니다. 삭제 예정)’이라고 바꾸고 ‘불미스러운 일을 접한 모든 네티즌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최씨는 사과문을 통해 “혼자사는 여성의 불안감과 1인가구의 부재중 택배 수령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택배 배송지 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신생회사이다보니 돈은 없고 효과적인 홍보를 하기 위해 공포감을 주는 영상을 기획했다”고 해명했다. “정제되지 않은 아이디어로 많은 분들을 불편하게 해드렸으며 많이 놀라셨을 네티즌 분들과 저 하나 때문에 밤늦은 시간까지 고생하신 강력계 형사님들과 관악경찰서 관계자 분들, 놀라셨을 신림동 주민 분들께도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해당 영상이 자작극임을 알고 공분하고 있다. 여성범죄를 광고로 활용한 도 넘은 마케팅을 비난하며 또 다른 모방범죄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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