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빗물펌프장 사고...건설현장 안전불감증으로 근로자 3명 사망

공사현장 일상점검위해 빗물 저류조로 들어가
당시 기습폭우로 빗물 늘고 수문 열려 참변
안전장치없어 피해 더 커져

  • 기사입력 2019.08.01 09:35
  • 최종수정 2019.08.01 11:10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서울시)
(사진출처=서울시)

정부는 국민생명지키기 일환으로 건설현장의 안전재해를 줄이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이것이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불감증으로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이 사망했다.

서울 양천소방서에 따르면 7월 31일 오전 8시 24분쯤 서울 목동 안양천 인근의 빗물저류조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 3명(한국인 2명, 미얀마인 1명)이 갑자기 불어난 빗물로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접수하고 구조작업을 벌였으며 오전 9시55분쯤 근로자 1명을 발견했지만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

소방당국은 나머지 실종자 2명을 찾기위해 밤새 수로 배수 작업을 벌였다. 그리고 다음날 1일 오전 5시 42분과 47분에 배수시설에서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2구를 발견해 수습중이라고 밝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빗물저류조는 지하 45m 깊이, 총 3.6km 길이로 터널 형태로 되어 있다. 사고는 시설 진입구 공사현장에서 발생했다.

이날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은 일상점검을 위해 오전 7시40분께 목동빗물펌프장의 유지관리수직구를 통해 터널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7시 40분과 7시44분께 시간당 30mm가 넘는 강한 비가 내렸고  물이 급작스럽게 불어나면서 터널 상류 부분의 수문이 열렸다. 이 수문은 일정 수위가 되면 자동으로 열려 빗물을 흘려보내게 돼 있었다. 서울에 내린 갑작스런 폭우로 일정 수위가 눈깜짝할 사이에 올라가 수문이 예기치 않게 열렸고 작업하던 근로자가 매몰된 것이다.

해당 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현대건설의 현장소장은 “인부가 들어갈 당시에는 물이 하나도 없었고, 급작스러운 폭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고 역시 안전불감증 부재에 의하 인재로 보인다. 사고당시 기상청에선 호우주의보를 발효한 상태였고 기습폭우는 예견되었기 때문이다. 현장소장도 비가 오면 사고현장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 작업 지침이라고 말했듯이 작업중단 지시를 했어야 함에도 이루어지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들은 작업현장에 들어갈 때 안전모 외엔 아무런 안전장치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택진 양천구 의원은 “아침에 현장소장을 만나 물어본 결과 수문이 열렸을 때 알림 장치가 있냐고 물으니 (장치 유무에 대해) 대답을 회피했다”며 “무전 등으로 연락을 취한 사실도 없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휴가 중이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31일 사고현장으로 달려와 사건 보고를 받고 수색작업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박 시장은 “사망자 유가족께 사과와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빠른 시간 내에 실종자를 구조해야 한다”고 전했다.

진 장관도 “구조작업에 나서는 소방대원들의 안전을 당부하며 사고원인을 명확이 규명하도록 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도 물거품이 돼 버린채 실종자들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국민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경찰은 구조작업이 마무리된 만큼 현장관리 소장 및 관계자를 소환하여 사건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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