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컵 가져오시면 텀블러와 바꿔드립니다"
고층 빌딩숲 사이 속 여의도공원을 지나가던 직장인들은 귀가 솔깃해서 멈춰선다. 행사장 안에 가득찬 텀블러, 이 곳은 무슨 행사를 하는 곳일까?
8일 직장인 밀집지역인 여의도 한복판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진행됐다. 바로 환경부(장관 조명래), 서울시, (사)자원순환사회연대가 함께하는 ‘날마다 다회용컵(DAILY TUMBLER)’ 캠페인이다.
‘날마다 다회용컵(DAILY TUMBLER)’ 캠페인은 1회용 컵 사용을 줄이고 시민들의 다회용 컵 사용을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한 행사로 지난 6일 청계천에서 시작하여 8~9일에는 여의도 공원에서 진행한다.
취재팀이 행사장을 방문한 때는 폭염이 한창 기승을 부린 한낮이라 여의도공원에는 지나가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슬땀을 흘리며 행사 진행요원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캠페인을 홍보하고 있었다.
행사장을 들어가보니 아기자기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눈에 가장 먼저 띈 것은 ‘다회용 컵이 있어야 할 곳은 □다’라는 것인데 □안을 채워 넣고 환경부 사회관계망서비스(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인증하면 다회용컵을 증정하는 이벤트였다.
여러 시민들이 나뭇잎 모양의 포스트잇에 답을 적어서 인증샷을 남기고 행사진행요원에게 텀블러를 받아갔다.
텀블러는 받은 한 시민은 “우연히 참여했는데 텀블러를 득템했다. 좋은 행사인거 같다”고 갑작스런 텀블러 횡재에 기뻐했다.
포장판매(테이크아웃)된 1회용컵을 가져오면 다회용컵으로 바꿔주는 ‘헌 컵 줄게, 새 다회용컵(텀블러)다오’라는 이벤트도 있었다. 지나가다 들른 한 시민은 집에 있는 1회용컵을 가져와야 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던 이벤트는 필요 이상으로 소유한 다회용컵을 기부하여 취약계층 또는 공공기관 등에서 사용토록 하는 ‘잠자는 다회용컵’ 깨우기 이벤트였다. 텀블러를 기부하면 100% 당첨 룰렛도 도전할 수 있어서 시민들은 신나게 룰렛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날마다 다회용컵’ 사용 인증 시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었다.
이날 캠페인은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었지만 아쉬운 점이 많았다. 당초 환경부는 캠페인의 적극적인 홍보를 위해 음료의 포장판매 수요가 많은 수도권 사무실 밀집지역인 여의도에서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했다. 하지만 행사부스가 시민들의 눈에 띄기 좋은 장소에 위치해 있지 않았다. 또한 행사 부스 주위에 장소를 알리는 안내판 한장 붙어 있지 않았다.
더군다나 날씨가 너무 더워서 지나가는 시민들이 적었다. 캠페인 시간대와 장소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2018년 4월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 관련업계와의 자발적 협약을 통해 81% 이상의 매장이 다회용 컵 사용이 정착됐다고 전했다. 1회용품 수거량이 2018년 7월 206톤에서 2019년 6월 51톤으로 75% 감소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법 개정 및 다양한 홍보 등을 통해 다회용품을 사용하는 친환경 소비문화 확산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캠페인에 참여한 한 시민은 "이런 행사가 홍보가 많이 되어 1회용품 사용이 획기적으로 줄었으면 한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이번 행사는 12~13일 상암DMC 거리에서도 개최될 예정이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