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핫라인] 산업재해 획기적으로 줄인다. 제2의 김용균을 막아라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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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의정 기자
  • 승인 2019.08.09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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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보건법 개정..하청근로자의 안전관리 강화한다
졸속 개정 논란..실효성 검토해야
(사진출처=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
(사진출처=민중언론 참세상)

산업안전보건법 (이하 산안법)은 2018년 12월 국회에 통과되기까지 28년 동안 뿌리 깊은 나무처럼 개정되지 못했다. 2016년 5월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하청업자 노동자가 사망하면서 그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기업들의 반발로 2년 동안 개정안은 국회에서 계류됐다. 그러다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당시 24세)가 운송설비 점검을 하다가 사고로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면서 산업안전법 개정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졌다. 2018년 12월 27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산안법 전부개정법률이 마련됐다.

이번 연재에서는 김용균법이라 불리는 산안법의 내용 중 그동안 법의 테두리 밖에 있었던 하청 근로자의 안전을 대폭 강화한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문제점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 대폭 확대

일명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으로 불리는 산안법 전부 개정법률은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을 대폭 확대했다.

정부는 이번 산안법 개정을 통하여 원청에게 하청근로자의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장소를 현행 22개 위험장소에서 원청의 관리 하에 있는 모든 장소로 확대했다. 또한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해 도금작업, 은·납·카드뮴 등 제련·주입·가공 및 가열 작업과 같은 고유해·위험 작업의 도급을 금지하고 도급인가 대상에도 ‘황산·불산 등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설비를 개조·분해·해체·철거하는 작업’등을 추가하기로 했다. 특히 하청근로자가 유해·위험작업 수행시 원청이 특별안전보건교육이수 여부를 확인한 후 조치하도록 새롭게 의무를 부여키로 했다.

특히 원청노동자와 같은 장소에서 작업하는 경우 하청노동자의 안전보건조치에 대해 책임지도록 규정했는데 안전조치 의무 위반시 하청사업주와 동일하게 처벌을 받도록 했다.

기존 노동자가 사망할 시 1년이하의 형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었다면 개정안에는 7년이하의 형 또는 1억원이하의 벌금을 내는 등 처벌을 대폭 강화했다.

또한 원청이 하청의 안전관리 개선을 지원토록 유도하고 하청업체의 안전관리도 강화된다. 고용부는 사업장 감독 및 기술지도시 위험성 평가가 제대로 실시됐는지에 대한 이행 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하청이 원·하청 공생협력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안전관리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각종 인센티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안전관리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사업장은 안전 ·보건관리자를 직접 채용토록 하는 한편, 사고 발생 시 각종 제재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원청이 하청의 재해예방을 지원하도록 원청이 하청 재해율까지 통합관리하고 이를 명단공표, 행정제재 등과 연계한다. 특히 하청노동자가 유해·위험작업 수행 시 원청이 특별안전보건교육

이수 여부를 확인한 후 조치할 의무 신설한다.

(사진출처=공청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공청회 개최(사진출처=이해찬블로그)

 

산안법 전부개정법률의 문제점..졸속 개정 논란

이렇게 하청근로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법이 개정됐지만 미미한 점도 드러났다.

지난 5월31일 충청남도 천안 사방댐 건설현장에서 A씨가 자신의 레미콘 믹서트럭에 깔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A씨는 특수고용 노동자로 산업안전보건법상 보호대상이 아니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고용노동부 중대재해조사는 물론 현장 안전을 관리·감독해야 할 현장책임자도 처벌받지 않았다.

정부는 산안법을 전부개정하며 건설공사 도급인(원청)에게 건설기계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산안법 시행령에는 원청 책임 대상을 건설기계의 경우 타워크레인·건설용 리프트·항타기·항발기로 제한했다. 레미콘 등 사고 위험이 높은 건설기계 특수고용 노동자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다.

천안 사방댐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지만 산안법상 특수고용 노동자는 보호대상이 아니기에 노동부 중대재해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 입법예고안대로 산안법 하위법령이 개정되면 는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전문가들은 “노동부 중대재해조사나 산업재해율 조사 등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돼 있다”며 “특수고용 노동자 산재사망이 신고돼지 않거나 은폐·누락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개정 법률이 보호하는 하청근로자에 굴삭기·이동식 크레인·레미콘 등 사고 위험이 높은 27개 건설기계로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현장책임자가 시공사에서 채용한 비정규직이 많은 실정에서는 공정과 설계대로 안전한 작업이 이뤄질 수 없으므로 발주처(원청)가 적어도 자신이 발주한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에서도 산안법 개정안이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용균씨가 일하던 전기사업 설비의 운전 및 설비의 점검과 정비 업무, 긴급 복구 업무가 정부의 도급 승인 대상에서 빠진 점으로 인해 개정안의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산안법에 문제점이 지적되는 이유는 여론에 떠밀려 충분한 법안 검토 없이 단 4일간 심의를 거친 후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0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계약직 근로자 김용균 씨 사망사고가 난 이후 17일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8년 만에 정부가 산안법을 전부 개정했으나 ‘졸속 개정’이란 평가를 받는 이유다.

번갯불에 콩 볶듯 한 절차만의 문제뿐만 아니라 내용 면에서 법리를 면밀히 따지지 않고 무작정 기업 의무 확대와 처벌 강화를 하다 보니 누더기 법안이라는 논란도 일었다.

전문가들은 개정된 산안법이 졸속개악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 지금이라도 실효성 있는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전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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