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내집마련 꿈 산산조각 낸 LH공사
신혼부부 내집마련 꿈 산산조각 낸 LH공사
  • 이의정 기자
  • 승인 2019.08.1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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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희망타운’ 16가구 당첨 줬다 뺏기 논란
‘시스템 오류’라는 미명아래 ‘잘못은 했지만 보상은 없어’
(사진출처=)
(사진출처=신혼희망타운.COM)

한국토지주택공사(대표 변창흠, 이하 LH공사)가 신혼부부들의 내집마련 꿈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정부가 법까지 바꾸면서 공들인 ‘신혼희망타운’사업에 LH공사가 커다란 흠집을 낸 것이다.

A씨는 아파트 동, 호수까지 받았다가 하루아침에 예비자로 바꼈다.(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A씨는 아파트 동, 호수까지 받았다가 하루아침에 예비자로 바꼈다.(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지난 2일 A씨는 LH공사로부터 한통의 문자를 받고 뛸 듯이 기뻐한다. 그토록 염원했던 서울양원S2블록 ‘신혼희망타운’에 당첨이 되었던 것이다. 그동안 내 집 마련 때문에 고생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며 A씨는 아내의 손을 꼭 잡았다. 만세! 드디어 내 집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의 꿈이 실현되었다는 꿈도 잠시, 이틀 뒤 A씨는 청천 벽력같은 소식을 듣는다. 컴퓨터 시스템 오류로 당첨된 게 아니란다. 자세한 해명도 설명도 없이 LH공사는 ‘죄송하다’는 한 줄의 문구를 내밀며 당첨문자를 다시 빼앗은 것이다.

(사진출처=청와대 청원게시판 갈무리)
(사진출처=청와대 청원게시판 갈무리)

지난 5일 LH공사가 서울양원S2블록 ‘신혼희망타운’의 당첨자와 예비입주자 명단을 잘못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사건은 청와대 민원 게시판에 까지 올라간 상태다.

LH공사는 2일 서울양원 S2블록 신혼희망타운의 당첨자 및 예비입주자 선정과정에서 중요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여 재추첨을 통해 정정 게시했다. 시스템 오류 확인 결과 1단계 낙첨자 전원이 2단계 당첨자 선정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그 상태로 예비서열이 바로 부여되는 오류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시스템 오류 수정 후 최초 수정시 입회인이 선정한 프로그램 번호와 입회인선정숫자를 입력하고 재추첨을 실시한 결과 당첨자 269명 중 16명이 예비자로 지휘가 바뀌고 대다수 당첨자의 동호수가 변경되었다. 예비입주자 대부분이 정정된 것이다. 공사는 정정된 당첨자 명단과 함께 청약신청자에 대한 모든 순위를 게시했다.

‘신혼희망타운’은 전량을 신혼부부 등에게 공급하는 신혼부부 특화형 공공주택으로 문재인정부 주거복지 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 제19조 부칙까지 개정하면서 ‘신혼희망타운’에 공을 들였다. 개정된 부칙에 의하면 공공주택 사업자는 입주자 및 예비입주자 선정을 위한 청약검수, 입주자 선정, 동·호수 배정, 당첨자 발표 등 입주자 선정 관련 업무를 직접 할 수 있다. 3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은 금융결제원이 관리하는 '아파트투유'를 통해 청약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는데 정부는 신혼희망타운 청약을 LH공사가 직접 진행하도록 만들었다. ‘원칙’을 깨고 공을 들였으나 LH공사가 시스템 오류라는 실수로 정부의 사업에 커다란 흠집을 낸 것이다.

신혼희망타운의 기본 자격 조건은 혼인기간 7년 이내 신혼부부와 예비 신혼부부,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이다. 또 맞벌이는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 130%(650만원), 외벌이는 120%(600만원) 이하만 가능하다. 순자산은 2억5060만원 이하자만 신청할 수 있다. 당첨 1단계에서는 혼인 2년 이내 부부와 예비 신혼부부, 만 2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에 30%를 배정한다. 2단계에서는 1단계 낙첨자와 나머지 신혼희망타운 입주 조건을 채운 자를 대상으로 가점제를 통해 70%를 배정한다.

LH공사 측은 이번 사건이 문제가 된 것은 시스템 설계가 잘못되어 1단계 낙첨자가 2단계로 가지 못하고 바로 당첨자로 반영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LH공사 측은 "설계를 처음부터 잘못한 것도 있고 그 설계를 제대로 검토 못한 부분도 있다"며 공사 측의 잘못을 100% 인정했다.

하지만 시스템의 잘못된 설계로 16가구의 피해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측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LH공사 측은 본지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으로 책임소재나 징계 등의 절차는 따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을 뿐이다. 피해자들은 이것에 분노하고 있다.

더불어 현재 하루아침에 당첨자에서 낙첨자가 된 피해자들은 당첨자 추첨 과정에서 강한 의혹을 제기 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LH공사 측이 당첨커트라인만 공개를 하는 것이 아닌, 시스템오류가 발생된 현 시점에서 1단계 낙첨자가 2단계에서 당첨자 선정 방식에 의거해서 가점제에 따라 공정하게 추첨이 이루어졌는지 다시 확인하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LH공사 측은 시스템 오류가 복구됐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정정됐다는 입장이다. LH공사 측은 원칙적으로 1단계부터 당첨자의 서열, 가점 등이 모두 비공개지만 피해자들의 오해를 막기 위해 당첨자의 서열을 공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LH공사가 피해자들의 내 집마련 꿈을 무참하게 짓밟았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어떤 보상도 강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LH공사 관계자는 “이와 같은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당첨자의 최종적 추첨 전에 예비추첨단계를 강화하겠다”고 전하며 “순위가 제대로 생성됐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오류검증 시스템 신설을 검토하겠다”고만 답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으로 LH공사는 정부의 주거복지 정책에 흠집을 냈을 뿐 아니라 주택사업에 대한 공정성과 신뢰성도 잃었다는 것이다. 시스템 오류가 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국민들은 LH공사가 이런 무책임한 자세를 갖고 앞으로 남은 남양주별내(10월), 의정부고산(12월), 서울수서(12월) 신혼희망타운 청약사업을 제대로 진행할지 우려하고 있다. LH공사는 철저한 책임 소재와 징계 및 투명한 사건 규명으로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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