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잠원동 붕괴 사고는 人災", 현장소장 등 8명 검찰송치
경찰, 잠원동 붕괴 사고는 人災", 현장소장 등 8명 검찰송치
  • 이의정 기자
  • 승인 2019.09.0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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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작업계획서대로 미이행, 안전조치 미흡
관련 공무원은 무혐의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경찰은 서울 잠원동에서 벌어진 건물 붕괴 사고가 명백한 인재라고 결론 내렸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현장소장 A씨와 감리보조 B씨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으며, 건축주 2명과 건축주 업무대행, 감리, 굴착기 기사, 철거업체 대표 등 6명은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7월 4일 오후 2시 23분쯤 서초구 잠원동의 5층짜리 건물이 철거 도중 붕괴했다. 이 사고로 건물 잔해가 옆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3대를 덮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상자 중에는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던 예비부부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경찰에 따르면 철거업체는 당시 안전조치에 미흡했다. 당초 서초구청에 제출한 철거 작업계획서대로 공사를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철거 작업계획서에는 건물에 지지대를 60여 개 설치하기로 했지만, 공사기일 단축과 비용 절감을 위해 사고 당시에는 47개만 설치했고, 그마저도 모두 해체됐다가 이후 약 20여 개만 추가로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철거업체는 또 건물 상층부의 지붕을 완전히 철거한 채 1층부터 철거해야 했음에도 4·5층을 남겨둔 채 나머지 지상층을 철거했고, 폐기물도 계획서엔 ‘당일 반출’ 이라고 기재돼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찰은 붕괴 전날 3층 슬래브가 무너졌음에도 철거 작업이 계속됐고, 결국 쌓인 폐기물이 2층 바닥 슬래브에 집중돼 건물이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건축주 역시 철거가 완료될 때까지 현장을 유지·관리할 의무가 있음에도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점이 인정돼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다만, 경찰은 관할 자치단체인 서초구 공무원들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올해 3월부터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중소형 민간건축 공사장 안전점검 계획’에 따르면 철거 현장 점검 등 관리·감독 의무는 건축주와 업체, 감리 담당자에게 부과돼 있을 뿐 공무원의 현장 점검 등 의무규정은 없다.

하지만 이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2020년 5월부터 건축주와 감리의 책임을 강화한 ‘건축물 관리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경찰은 “법령 시행 전에도 공무원의 현장 안전관리 감독 강화 대책을 마련하도록 구청 등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