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화재 참변, 전동킥보드 배터리 발화 추정

부부 사망, 아들과 친구는 5층서 뛰어내리고 딸은 구조돼
국과수, 전동킥보드 잔해 수거해 정밀감식 진행 중

  • 기사입력 2019.09.13 01:52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50대 부부가 숨지고 자녀들은 탈출하거나 구조됐다. 화재 원인은 충전 중이던 전동킥보드 배터리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석연휴 첫날인 12일 오전 4시 21분쯤 광주 광산구 송정동 모 아파트 5층 A(53·남)씨 집에서 불이 났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약 20분 만에 완전히 진화됐지만 이른 새벽 시간에 난 화재라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밝혀졌다.

불이 난 집안에는 A씨 내외와  20대 딸과 아들, 아들의 친구 등 모두 5명이 자고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후 아들과 친구는 5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구했으며  딸(22세)은 보일러실 창틀에 매달려있다가 이웃주민 양(46세)씨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구조됐다.

양 씨는 아래 층인 4층 집에 들어가 창문에 몸을 걸친 채 손을 뻗어 5층 창문에 매달린 A씨 부부의 딸의 다리를 잡고 끌어당겨 구조했다.

하지만 베란다에 매달려 있던 A씨는 딸이 구조된 뒤 추락해 숨졌으며 A씨의 부인(50세)은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파트 주민들은 A씨의 추락에 대비해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도록 쓰레기 봉투를 화단에 옮겼지만 추락사를 막지 못했다.

A씨의 자녀와 친구는 현재 다리 화상과 찰과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불이 나자 주민 수십명이 대피하면서 넘어져 타박상을 입거나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한편, 12일 광주 광산경찰서는 경찰·소방서·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합동 감식 결과 화재는 거실에서 충전되고 있던 전동킥보드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과수는 본체와 충전기 등 불에 타다 남은 전동킥보드 잔해를 현장에서 수거해 정밀 감식에 들어갔다.

전동킥보드의 경우 배터리 속 전해액이 자연발화성 물질이어서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전동 킥보드로 인한 화재는 1만 22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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