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폭력 범죄, 피해자 정신장애까지 이어져

삼성서울병원 국내 데이트폭력피해자 대면조사 연구결과 발표
성폭력 피해 여성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위험 32.4배

  • 기사입력 2019.09.16 18:26
  • 최종수정 2019.09.16 18:41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최근 데이트폭력 범죄가 증가하고 강력범죄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데이트폭력이 피해자들의 정신질환 발병 위험을 최대 수십배까지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연구 는 가정 폭력 및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정신장애 유병률을 국가적 규모로 조사한 첫 연구결과이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 안지현 임상강사 연구팀은 국내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여성 3160명을 대면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18세 이상 여성들을 한 명씩 대면해 인터뷰를 시행했다. 이 여성들은 지난 2015년 인구총조사에 따라 전국 23개 지역에서 나이와 교육 수준, 직업, 결혼, 소득에 따라 대표성을 갖춘 이들로 연구팀은 정신질환진단도구(K-CIDI)를 활용해 질의했다.

이 중  한 번이라도 배우자나 연인으로부터 물리적 폭력이나 성폭력 등 피해를 입은 적이 있는 사람은 47명으로 연구팀은 피해 여성과 비피해 여성 간의 정신장애 발병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물리적 폭력에 피해를 입은 여성은 여러 정신장애 중 하나라도 발병할 위험이 3.6배, 성폭력 피해 여성은 14.3배까지 올라간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장애 종류에 따라 상대 위험도가 높은 5개 질환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물리적 폭력을 입은 여성은 광장공포증과 강박장애 위험이 비피해 여성보다 8배가 더 높았다.

성폭력 피해 여성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발병 위험도 무려 3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강박장애와 니코틴 의존증은 각각 27.8배, 22.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광장공포증도 19.6배 높았다.

연구팀은 피해 사실을 숨기고 있는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찾아내 초기부터 적극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여성정신건강학보' 최근호에 실렸다.

한편, 앞서 경찰청(청장 민갑룡)은 지난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두달동안 '데이트폭력 집중신고 기간'으로 정하고 데이트폭력 범죄를 집중 단속했다. 그 결과 4185건의 신고를 접수하고 2052명을 형사입건(구속 82명)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최근 경찰은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원인 중 하나로 데이트폭력 범죄를 지목하고 각 경찰서별로 데이트폭력 태스크포스(TF) 등을 조직한 뒤 적극 대응에 나섰다.  실제 데이트폭력 2013년 7237건에서 2017년 1만303건으로 증가했다. 

범죄유형별로는 폭행 및 상해가 64.1%로 가장 많았고, 체포 및 감금, 협박이 9.6%, 주거침입이 5.5%로 나타났다. 경찰은 가해자 중 20대가 35.7%에 달했고, 30대 24.5%, 40대 19.4%로 나타났다. 직업은 무직이 25.7%, 회사원이 14.6%, 자영업 9.2% 순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가해자를 중심으로 한 데이트폭력 수사를 강화하고 더불어 피해자를 대상으로 사후 모니터링 및 보호 활동도 동시에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별 맞춤형 신변보호 활동’을 중심으로  피해자의 신변경호는 물론 피해자와 경찰관 간의 연락체계 구축, 스마트워치 지급 등 1926건의 보호활동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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