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24시] 안녕들하십니까?…‘현재진행형 재앙’ 후쿠시마 원전사고
[재난24시] 안녕들하십니까?…‘현재진행형 재앙’ 후쿠시마 원전사고
  • 임영빈 기자
  • 승인 2019.10.04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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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9.0 강진이 만든 쓰나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덮쳐
日 조사위 “당국·도쿄전력이 빚어낸 인재(人災)” 통렬 비판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및 쓰나미가 덮친 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출처=위키피디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및 쓰나미가 덮친 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출처=위키피디아)

2011년 3월 11일 일본 열도가 뒤흔들렸다. 일본 동북부 태평양 연안에서 발생한 진도 9.0의 강진과 이후 한 달 여 간 이어진 대규모 여진, 연 단위의 소규모 여진 등이 이어지면서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지진 발생 8년이 지난 2019년까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지진 발생 당시 나타난 초대형 쓰나미가 동일본 지역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덮친 것이다. 인류 역사상 두 번째 7등급 원자력 사고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이렇게 시작됐다.

7등급 사고는 국제 원자력 사고 등급(INES)의 최고 단계로 한 국가를 넘어 다른 광범위한 지역으로 방사능 피해를 주는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방출된 사고가 해당된다. 2011년 이전까지 이 범주에 해당됐던 사고는 1986년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뿐이었다.

그러나 이후 해당 발전소를 보유한 일본의 에너지업체 도쿄전력 홀딩스(東京電力ホールディングス, 이하 도쿄전력) 및 일본 원자력 규제 당국의 관리 소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자연재해와 인재(人災)가 최악의 형태로 맞물린 사고’로 인식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지난 연재의 테마였던 동일본 대지진의 연장선이자 현재진행형 사건이다. 더욱이 방사능 누출이라는 범지구적 위협에 대응해야 함에도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은 그 심각성을 축소·은폐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그 긴박했던 순간

일본 산리쿠 연안 태평양 앞바다에서 일어난 진도 9.0의 강진이 발생하자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는 원전 안전을 위해 자동으로 원자로 1~3호기를 가동 중지했다.

가동중지된 원자로가 안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안전계통에 전력을 공급하는 비상용 디젤 발전기 6기는 모두 가동됐으며 운전 중이던 원자로 1~3호기의 노심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거하기 위한 비상노심냉각계통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지진발생 약 50분 후 15m 높이에 달하는 지진 해일이 발전소를 덮치면서 모든 것이 어그러졌다. 왜냐면 발전소 설계 당시 예상했던 지진 해일 높이가 5m에 불과했는데 정작 해일의 크기는 예상의 3배를 웃도는 규모였기 때문이다.

비상발전기 자체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침수되지는 않았으나 발전기로부터 전기를 받아들이는 비상용 디젤발전기를 건물 지하에 설치하는 바람에 발전기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후쿠시마 제1원전은 원자로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전력조차 없는 ‘블랙아웃(Black Out)’ 상태에 빠졌다. 이로 인해 원자로 냉각을 위한 냉각수 펌프도 전혀 작동하지 않아 원자로 내부의 온도 및 압력은 급격히 치솟았다.

하루 뒤인 12일 노심 온도는 섭씨 1200도까지 상승했으며 제1방호벽인 펠렛과 제2방호벽인 피복관이 고온으로 녹아버렸다. 제3방호벽인 20㎝ 두께의 철제 원자로 압력용기마저 녹아버면서 구멍이 뚫렸고 결국 이 구멍으로 나온 핵연료는 공기 중에 확산됐다.

원자로 3기의 노심은 모두 녹아버렸으며 연료봉에서 발생한 수소 가스로 인해 원전 건물 4 개가 폭발했고 태평양을 포함한 주변 일대가 방사능에 오염돼버렸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자력 사고 역사상 다수의 원자로가 동시에 녹아내린 최초의 사고였다.

日 국회조사위 “후쿠시마 사고는 人災”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명백한 인재(人災)였다”

사고 발생 이후 1년 뒤, 일본 국회 사고조사위원회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이같이 결론내린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당시 국회 조사위는 보고서에 “후쿠시마 제1원전은 지진에도, 쓰나미에도 취약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비가 취약해진 것은 규제해야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규제를 받아야 하는 도쿄전력 입장이 역전된 탓에 원자력안전에 대한 감시 기능이 붕괴된 상태였다”라고 보고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도 계속적으로 원자로에서 방사능 물질이 공기 중으로 누출되고 있으며 빗물과 원자로 밑을 흐르는 지하수는 방사능 오염수로 변질되고 있다. 아울러 방사능 오염수에서 상당수 핵 물질을 제거한 처리수가 사고 이후 매일 150톤씩 생성되고 있다.

사고 발생 후 당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측은 “후쿠시마 원전이 지진에는 충분히 대비했지만, 예상을 넘은 쓰나미 탓에 방사성 물질 대량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국회조사위는 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나 도쿄전력 등은 지진이나 쓰나미에 의한 피해 가능성, 중대 사고 대책, 주민의 안전 보호 대책 등 당연히 갖춰야할 것을 갖추지 않았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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