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3돌 한글날] 일상생활 속 무심코 쓰는 단어 속 日 잔재

간식·짬뽕·미싱·레자 등 무심코 쓰는 경우 많아

  • 기사입력 2019.10.09 15:54
  • 기자명 임영빈 기자
(사진출처=국립국어원)
(사진출처=국립국어원)

오늘(9일)은 573번째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성덕과 위업을 기리기 위한 기념일이다.

그런데 여전히 일상 생활속에서 일본어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으며 많은 이들이 이를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외래어 사용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한시라도 빨리 이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쓰는 단어 중에는 일본어 잔재가 곳곳에 숨어있다. 이에 국립국어원은 국민이 가려 써야 할 일본어투 50개를 선정, 발표했다. 50개 목록은 가처분, 망년회, 종지부, 다반사, 잔고, 익일 등이 일본식 한자어 20개와 분빠이하다, 나가리, 쇼부, 쿠사리 등 일본식 음차어 30개다.

일제강점기 말인 1930~40년대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일본어 사용이 강제됐고 반대로 한국어 사용은 전면 금지됐었다. 이에 우리나라는 1945년 광복 직후부터 국어 순화 정책을 대대적으로 실시해 상당수 일본어 투 용어들을 우리말로 정착시켰다.

그러나 여전히 비공식적인 자리나 특정 전문 분야에서는 충분히 사용 가능한 우리말 표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어가 버젓이 쓰이고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나가리’, ‘쇼부’ 등 일상생활에서 쓰는 일본어 음차어는 사용하는 이들 대다수가 일본어임을 알고 있지만 재미적인 요소를 위해 사용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또 이들 단어가 TV속 예능이나 코미디에서 종종 쓰이면서 영유아 및 미성년 아동들이 이를 무의식적으로 습득하는 경우도 많다.

국립국어원은 이들 일본식 표현을 다음과 같이 바꿔 사용하기를 권했다. 망년회는 송년회, 구좌는 계좌, 익일은 다음 날, 가불은 선지급 등, 분빠이하다는 가가내기하다, 나가리는 우산, 쇼부는 결판, 쿠사리는 핀잔 등 우리말로 바꿔쓸 수 있다.

관련해 국회에서는 우리나라 법령에도 여전히 일본식 용어 등이 많이 남아 있어 이 또한 하루빨리 용어 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출처=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 공식 SNS)
(사진출처=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 공식 SNS)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위원이 9일 법제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법제처가 정비대상으로 선정한 일본식 용어 37개가 26개 법령에 남아 있고, 법제처가 파악·발굴하지 못한 일본식 표기와 법령은 수백 개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제처는 지난 2006년부터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2014년부터는 일본식 용어 등에 대한 기획 정비를 본격 실시했다. 지난해에는 ‘알기쉬운 법령팀’을 신설하는 등 대대적으로 정비 작업 중이다.

그러나 법제처가 올해 말까지 4400개 모든 법령을 전수조사 해 어려운 용어를 찾아 사후정비까제 완료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비해 현재 검토가 끝난 법령은 1800여 개에 불과해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표적 일본식 용어로는 ‘미싱(재봉틀)’, ‘레자(인조가죽)’, ‘부락(마을)’ 등이 있으며 ‘직근(바로 위)’, ‘농아자(듣거나 말하는 데 장애가 있는 사람)’등의 용어들은 아직 정비 대상에도 오르지 못한 상태다.

정성호 의원은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제처가 용어 정비에 서둘러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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