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텔러마케터 울리는 KB생명보험 부당환수 논란
[단독] 텔러마케터 울리는 KB생명보험 부당환수 논란
  • 이의정 기자
  • 승인 2019.11.12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M도 모르는 위촉계약서 퇴사시 ‘부당환수‘로 발목잡혀
수수료 환수 설명 없이...자필 서명받아 회사만 ‘보관‘
불공정 계약 맺어 채무자로 전락한 TM의 근로착취 논란
(사진출처=청와대 청원 게시판)
(사진출처=청와대 청원 게시판)

KB생명보험(대표 허정수, 이하 KB생명)의 강압적인 수수료 환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회사는 해촉된 텔레마케터(TM)들에게 무더기로 환수작업을 강행하고 있어 TM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과거부터 논란이 된 수수료 환수는 보험사와 보험설계사 및 TM들간의 고질적인 문제였지만 KB생명의 도 넘는 행태는 논란의 증폭이 더 크다. KB생명은 환수에 대한 자세한 설명 및 명확한 근거도 없이 위촉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TM들에게 법적인 소송을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 문제는 청와대 게시판에도 올라 KB생명을 퇴사한 수많은 TM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를 입은 TM들은 댓글에 동의하며 KB생명의 부당환수 행태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신입TM들 위촉계약서 서명하게 하고 다시 가져가는 이상한 보험사

A씨는 2006년 보험업계(아웃바운드/텔러마케터TM)에 뛰어들어 영업을 하다가 2013년에 KB생명 콜센터로 이직했다. 그런데 A씨는 KB생명에서 황당한 경험을 한다.

보통 회사에 들어와 일을 하기 전에 신입 TM들은 회사와 위촉계약서를 작성하는데 회사는 TM들이 자필서명한 위촉계약서를 통상적인 관례라는 이유로 다시 걷어 간 것이다. 그리고 A씨는 경력자라는 이유로 신입교육도 건너뛰었다. A씨는 개인적 사유로 몇 달 일하지 못하고 KB생명을 퇴사한다.

 

퇴사 후 5년 뒤 채권추심회사가 A씨에게 보낸 문자(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퇴사 후 5년 뒤 채권추심회사가 A씨에게 보낸 문자(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그런데 5년 후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된다. 2018년 A씨에게 신용정보회사로부터 채권추심이 날아온 것이다. KB생명의 해지 수수료에 대한 환수를 하지 않을시 법적조치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원금 490여만 원에 40만 원가량의 이자도 붙어 있었다. 또한 KB생명 소송판결문과 환수내역서도 첨부해 있었다. 모든 상황이 A씨도 모르게 전개되고 있었던 것이다.

A씨도 모르게 재판이 진행됐고 A씨는 제소했으나 패소했다.(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A씨도 모르게 재판이 진행됐고 A씨는 제소했으나 패소했다.(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문제는 이 사태가 A씨에게만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KB생명에서 일하고 퇴사했던 TM들에게 지속적으로 만연된 일이었으며 언론에도 공개가 된 바 있다.

A씨는 “보험업에 오랫동안 종사했지만 이런 일은 난생 처음이다. 나도 모르게 수수료 환수 소송이 진행됐다”며 분개했다. A씨는 즉각 항소했지만 패소했다.

온라인상에는 KB생명의 환수에 대한 질의가 넘쳐나고 있다.(사진출처=네이버 캡쳐)
온라인상에는 KB생명의 환수 문제에 대한 질의가 넘쳐나고 있다.(사진출처=네이버 캡쳐)

현재 A씨는 이 같은 KB생명의 행태를 청와대 청원에 고발한 상태다. A씨의 청원이 올라가자 A씨와 같은 피해자들이 KB생명의 행태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며 공분하고 있다.

이에 대해 KB생명 관계자는 “회사는 TM들에게 계약서를 작성하고 환수내용을 교육시간에 공지했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이번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보험업법 85조의3 (보험설계사에 대한 불공정 행위금지)에 따르면 “보험모집 위탁계약서를 교부하지 아니하는 행위”는 위법한 행위다.

A씨도 “위촉계약서를 회사에서 다시 가져가서 TM 중 아무도 계약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다. 계약서가 없으면 계약서에 있는 내용을 제대로 인지할 수가 없다. 회사는 계약서 내용을 제대로 숙지할 시간적 여유도 주지 않았으며 수수료환수에 대해서도 정확한 설명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험업법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해촉된 보험설계사에게 지급한 수수료를 환수하는 행위도 위법이다. 2014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보험계약 체결 후 해지·취소·무효된 계약에 대해 ‘보험설계사의 귀책사유가 없으면 이미 지급된 수수료(수당)를 보험회사가 환수할 수 없다’고 수수료 환수 조항을 시정한 바 있다.

하지만 KB생명은 위촉계약서 약관에 ‘계약을 해지한 상품에 대해 설계사에게 지급한 수수료를 환수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환수 액수나 기준도 보험사가 정한 약관과 수식에 의해 이뤄지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에 본지는 KB생명 관계자에게 수수료 환수 규정에 대한 문서를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문서를 공개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A씨는 “상식적으로 회사가 TM들에게 ‘퇴사하면 수수료 환수금 전액을 재판 걸어서 다 받을 거다’라고 미리 알려주겠나. 그러면 사람들이 입사를 하겠나. 그래서 회사는 정확한 수수료 환수 규정을 말해주지 않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KB생명은 보험업계에서도 부당환수로 유명하다. 나가면 돈 받아내는 회사라고 소문이 나서 그것이 족쇄가 되어 무서워 못나가는 TM들도 많다”며 “KB생명은 이제 20, 30대 청년들에게 까지 그 마수를 뻗치고 있다. 고액연봉을 준다고 꾀어 텔러마케터로 일하게 한 뒤 퇴사하면 수수료를 한꺼번에 환수하는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 이에 많은 젊은이들이 순식간에 빚더미에 앉고 만다”고 비판했다.

구직사이트에 올라온 KB생명 TM모집공고(사진출처=구직사이트)
구직사이트에 올라온 KB생명 TM모집공고(사진출처=텔레잡 구직사이트)

실제로 KB생명은 아르바이트 구인광고 사이트를 통해 20,30대 청년들을 TM으로 모집하고 있었다.

한 대학생은 “휴학기간동안 KB생명보험 TM으로 입사했는데 수수료 환수에 대해 질문을 하자 담당교육실장은 계약해지가 되도 수수료 다시 달라고 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퇴직 후 수수료 환수가 이루어져 회사의 사기행태를 엿볼 수 있었다.

해결되지 않는 보험설계사 부당환수 논란...자필서명에 발목 잡히는 TM들

(사진출처=금융감독원 국민제보)
(사진출처=금융감독원 국민제보)

보험설계사 및 TM들의 수수료환수 문제는 오래 전부터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A씨와 같은 사례는 부지기수였다. 이미 금융감독원 국민제보 안에도 이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민원이 제기된 바 있다.

보험사의 수익의 원천은 사람(설계사 및 TM)이다. 보험사는 이들을 활용해 상품을 팔기 때문에 설계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회사는 유리하다. 보통 설계사 및 TM들은 1년 이상을 못 버티기 때문에 이들이 그만두면 이들이 판 상품의 남은 수수료는 고스란히 회사의 몫이 된다. 문제는 남은 수수료는 회사가 챙기면서 만약 상품이 해지라도 되면 그 책임은 퇴사한 설계사나 TM이 물어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 설계사나 TM들은 위촉계약서에 자필서명을 했다는 이유로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를 환수해 왔다. KB생명 TM들의 환수 소송도 대부분 회사가 승소했다.

KB생명 피해자 대책 위원회 관계자는 “KB생명의 부당환수 문제는 심각하다. 2015년에만 해도 환수절차가 진행 중인 인원이 약 2000여명에 달했다. 근무 중인 TM이 계약 모집 시에 잘못을 범해 환수가 이루어지는 것은 납득이 되겠지만 퇴사한 TM에게 대대적인 환수가 발생한다는 것은 문제다. 회사는 TM의 불완전판매에 책임을 돌리고 있지만 TM의 영업활동에 이루어진 모든 통화가 녹음되고 이에 대한 QA부서의 검수를 통해 계약이 인수되기 때문에 모든 계약은 KB생명의 철저한 감시 감독 하에서 체결된다. 이에 TM에게 해지 책임을 물어 수수료를 환수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보험업계 관계자 또한 “현행 법 체계상 수수료 환수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명의 책임이 설계사에게 있다”며 “강요로 인한 자필서명이라는 증거를 설계사가 스스로 증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수료 환수 문제는 설계사 및 TM이 승소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최근 2018년 10월 ‘보험설계사의 귀책사유가 없는데도 보험계약이 해지됐다는 이유로 이미 지급한 수수료를 모두 환수하도록 한 보험사의 수수료환수 규정은 무효’라는 판결들이 가뭄에 콩 나듯 나와 피해자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됐다. 이로 인해 향후 해지수수료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KB생명보험은 2018년 생보업계에서 가장 높은 불완전판매율(0.96%)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1년을 넘는 설계사 등록정착률은 KB생명(23.9%)는 생보사 평균 수치(37.2%)에 못 미쳤다. 13회차 계약유지율도 KB생명(71.3%)은 생보사 평균(80.7%)보다 낮았다.

일각에서는 이런 수치는 KB생명이 고액급여를 미끼로 보험판매인을 모집 및 상품판매에만 열을 올려 철새형 보험설계사 및 TM을 양산하는 회사의 인력스시템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상황으로 인한 피해의 종착지는 결국 소비자라는 것이다.

이에 오늘도 피해TM들은 “KB생명은 해촉된 TM들에 대한 부당한 환수 작태를 멈춰야 하며, 금융당국은 KB생명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관리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