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핫라인] 부조리한 세상을 바꾸는 공익신고제도 ④
[뉴스핫라인] 부조리한 세상을 바꾸는 공익신고제도 ④
  • 이의정 기자
  • 승인 2019.12.0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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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신고건수 매년 급감, 활성화 안돼
비실명 대리신고제도 및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 마련
(사진출처=국민권익위원회)
(사진출처=국민권익위원회)

오는 12월 9일은 UN에서 지정한 반부패의 날이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 이하 국민권익위)에서는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12월 9일 전후 2주간을 ‘반부패주간’으로 지정해 청렴을 주제로 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또한 12월 9일을 ‘공익신고의 날’로 선포하고 한 해동안 사회의 부조리를 신고해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한 분들을 포상하고 공익신고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린다.

공익신고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 이익과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는 '공익침해행위'를 소관 행정·감독기관에 신고하는 것으로 국민권익위가 2011년 3월 29일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제정해 6개월 후 시행에 들어간 제도이다.

이에따라 누구든지 불량식품 제조 판매, 친환경농산물 허위 인증, 가격담합행위 등 공익침해행위를 신고할 수 있으며 신고자는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신분비밀이 철저히 보호되며, 신고로 인한 불이익이 생기면 이를 취소하도록 하는 보호조치도 받을 수 있다.

신고접수기관은 공익침해행위를 하는 기관, 단체, 기업 등의 대표자 또는 사용자, 소관 행정ㆍ감독기관, 수사기관, 국민권익위원회, 국회의원, ③공익침해행위와 관련된 법률에 따라 설치된 공사, 공단 등 공공단체 등에서 할 수 있다.

공익신고건수 매년 급감, 활성화 안돼

하지만 이러한 공익신고제도가 2011년 출발 부터 지금까지 공익신고 건수가 매년 급감하고 있으며, 보상금 지급 실적 역시 전체 신고 대비 극히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김정훈 의원실에서 국민권익위에 자료요청을 통해 받은 답변자료인 ‘2011∼2018년 9월까지 국민권익위에 신고된 공익신고 및 보상금 지급 내역’에 따르면 총 신청된 공익제보 건수는 2만7241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1년 793건 △2012년 1153건 △2013년 2887건 △2014년 9130건 △2015년 5771건 △2016년 2611건 △2017년 2521건 △2018년 9월까지 2876건으로 2014년 이후 매년 공익신고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에 접수된 공익신고 중 가장 많이 접수된 분야는 ‘국민의 건강’ 분야로 1만1344건(41.6%)이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뒤를 이어 국민의 안전 분야 4294건(15.8%), 환경 분야 2377건(8.7%), 소비자 이익 분야 1364건(5.0%), 공정한 경쟁 분야 570건(2.1%), 이익에 준하는 공익 분야 1건 등의 순이었다.

또한 같은 기간 국민권익위에 접수된 공익신고 2만7241건 중 보상금을 신청한 건수는 793건이며, 이 중 실제 보상금이 지급된 건수는 619건(지급 보상금 10억4611만8000원)에 불과, 이는 전체 국민권익위에 접수된 공익신고 대비 2.3% 수준에 불과했다.

이처럼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국민권익위원회가 보상금 지급대상을 내부 공익신고자로 한정(2016.1.25 시행)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다만, 보상대상가액이 높은 신고가 늘어나면서 보상금 지급액은 증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김 의원은 “2014년 이후부터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된 공익침해행위 건수가 매년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공익신고 대비 보상금 지급 비중은 2.3%에 불과하다는 것은 현재 공익신고 활성화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2014년 이후 내부 공익신고 및 처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찰에 접수된 내부 공익신고는 단 102건에 불과했다.
처리 현황을 보면 중징계는 6건에 불과했으며 경징계 6건, 경고·주의 35건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55건(53.9%)은 징계나 경고·주의 없이 '불문' 조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경찰 같은 거대 조직에서 지난 5년간 내부고발이 102건에 불과하다는 것은 경찰조직문화의 폐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부 공익신고자에 대한 철저한 보호와 신속한 조사, 합당한 처리 결과를 통해 제도를 활성화하고, 신뢰받는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실명 대리신고제도 및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 마련

그렇다면 공익신고제도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익신고자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익신고의 신고방법은 공익신고 기관에 본인이 실명으로 접수해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에는 비실명제도가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신고자는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공익신고자의 비밀보장, 신변보호, 책임감면, 불이익조치 금지, 보호조치 결정 등 공익신고자는 보호하기 위해 많은 제도들이 시행되고 있지만 그 제도들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위반해도 처벌이 약하다. 이로인해 오히려 많은 공익신고자가 공익신고했던 일을 후회한다.

더군다나 공익신고자 인정도 까다롭다. 언론 등에 제보하면 공익신고자로 인정이 안 되며 권익위와 수사기관, 감사원 등 정해진 곳에 신고했을 때만 공익신고가 유효한 것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실효성 있는 보호를 위해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 처벌을 강화하고, 공익신고자 인정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지난 7월 국민권익위에 ‘비실명 대리신고 자문변호사단’을 구성하고 변호사를 통한 상담ㆍ대리신고에 소요되는 비용을 예산으로 지원하며 공익신고자에게 불이익조치를 할 경우 신고자가 입은 손해의 최대 3배를 부과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마련됐다.

또한 국민권익위는 기존 284개 법률 외에 ‘학원법’, ‘위생용품 관리법’ 등 국민 생활·안전과 밀접한 100여 개의 법률 위반행위를 신고한 사람도 보호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의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도 추진된다. 법 개정 시 △입시 컨설팅 학원의 자기소개서 대필행위 △성분 기준을 위반한 물수건・일회용품의 판매행위 등도 공익신고 대상이 된다.

더불어 ​국민권익위는 전년 대비 약 27억원(3.1%) 증액된 902억 원을 2020년도 예산안으로 확정했다. 이번 예산안은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그 성과를 체감하는 반부패 개혁 추진을 위해 ▲부패·공익신고자에 대한 보호·보상 확대 ▲내년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공공재정 환수제도에 대한 교육·홍보 및 신고 처리 ▲반부패·청렴 정책 추진을 위한 대내외 협력 강화에 중점을 둬 편성했다.

아울러 보다 촘촘한 국민권익 구제로 포용국가를 실현할 수 있도록 ▲민원 상담·처리 전문성 및 편의성 제고 ▲국민신문고 이용자 개인 정보보호 강화 등을 위한 예산도 편성했다.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호조치도 강화됐다. 공익신고자 신분 보호를 위해 지난 2018년 10월 신고자가 아닌 변호사의 이름으로 공익신고를 할 수 있는 ‘비실명 대리신고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7월 기준 50명의 자문변호사단이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권익위의 노력이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동안 어떻게 실효성을 발휘해 공익신고제도가 자리잡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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