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액 체납자 6838명 명단 공개

'황제노역' 허재호 회장, 아가월드 이석호, 청해진 김한식, 최완규 작가도 포함
총 체납액 5조 4000억…개인 최고액은 1632억
보일러실에 현금 숨기고, 여행가방에 들고 다니고

  • 기사입력 2019.12.04 22:35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국세청)
(사진출처=국세청)

국세청(청장 김현준)이 고액·상습 체납자 6838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더불어 세금을 내지 않고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은닉한 국세체납자도 대거 적발했다.

강민수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액·상습 체납자 6838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는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종부세 등 56억원), 이석호 우주홀딩스(옛 아가월드) 전 대표(양도소득세 등 66억2500만원), 김한식 전 청해진해운 대표(종합소득세 등 8억7500만원), 황효진 전 스베누 대표(부가가치세 등 4억7600만원), 최완규 방송작가(양도소득세 등 13억9400만원) 등이 눈에 띄었다.

허 회장은 지난 2011년 비자금 조성 및 탈세 등으로 기소돼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 원을 선고받았다.그는 "벌금낼 돈이 없다"면서도 하루 5억원씨 벌금을 탕감받는 구치소 노역으로 국민의 공분을 샀다.

김 전 대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최 씨는 인기 드라마 '주몽', ‘올인’, '아이리스' 등을 집필한 방송작가다. 최 작가는 지난해 사기,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황 씨는 유명 인터넷방송인(BJ) 출신으로 신발회사 스베누를 창업하기도 했다.

올해 명단이 공개된 대상자는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2억원 이상’인 체납자다. 공개된 명단에는 체납자의 성명·법인명·나이·직업·주소·체납액 세목 등이 더불어 기재된다.

올해 처음으로 공개된 대상자는 개인 4739명, 법인 2099곳이다. 총체납액은 5조4073억원, 개인 최고액 체납자는 1632억원을 내지 않은 홍영철씨, 법인은 450억원의 코레드하우징이다. 공개 인원은 전년 7158명 대비 320명 줄었으나 총체납액은 1633억원 늘었다.

국세청은 민사 소송 제기·형사 고발 등을 통해 지난 10월까지 체납액 1조7697억원을 징수했다. 현금 9201억원, 재산 압류 등 8496억원이다.

국세청은 오는 2020년부터 전국 세무서에 체납징세과를 신설해 추적 조사 업무를 수행한다.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 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법) 개정안이 지난 10월 31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친·인척 명의를 이용해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국세청은 끈질긴 추적 끝에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던 국세 체납자도 대거 적발했다. 적발된 사례들로는 수억 원대의 가치를 지닌 분재 수백 점을 사들여 비닐하우스 4동에 숨긴 체납자도 있었고 아파트 보일러실과 벽사이 틈에 5만원 권 현금다발을 숨겨 놓은 체납자도 있었다. 수십억 원의 공장건물을 양도하기 전 보유재산을 모두 처분하고 양도대금 10억 원을 여행용 가방 속에 들고 다닌 체납자도 적발했다.

강 국장은 “체납자는 모든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은닉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징수하겠다"고 강조하며 국민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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