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여기 효성중공업이 지은 새집 맞나요?”...해링턴 코트 부실시공·하자 논란
[단독]“여기 효성중공업이 지은 새집 맞나요?”...해링턴 코트 부실시공·하자 논란
  • 이의정 기자
  • 승인 2019.12.1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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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의 전매특허, ‘내·외장재 바꿔치기’...고급에서 저렴한 자재로 공사비 낮추기
입주자들, 모델하우스는 분양자 낚는 미끼인가...소비자기망, 사기분양 제기
감리단, 사업변경안 입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공문서 조작
효성측,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성 인정안해... 무성의 대응 일관

효성그룹 조석래, 조현준 회장이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가운데 효성중공업(대표 김동우, 요코타타케시)의 부실시공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문제는 효성중공업의 부실시공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상습적이라는 것이다. 건설업계의 문제아로 추락한 효성중공업이 이번엔 평택 소사벌 효성해링턴 코트 입주민들을 울렸다. 가뜩이나 미분양아파트로 골치가 아픈 평택시에 이번 사건은 부실시공 논란의 불씨를 낳을 전망이다.

◆ 효성아, 효성아, 돈 줄테니 새집다오...하지만 눈 앞에는 물 새는 헌집

평택시의 숙원사업이었던 평택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최근 평택에는 아파트건설 열기가 한창이다. 이 중에서 평택시 소사벌지구 S-2BL에도 총 447가구의 고급형 주택단지인 테라스하우스가 건설됐다. 바로 효성해링턴 코트다.

지난 11월 27일 준공승인을 받고 입주를 시작한 효성해링턴코트는 평택 최초라할 수 있는 전세대 와이드형 테라스하우스와 유럽풍의 고급 주택이라는 장점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한낱 말장난에 불과했다. 기대를 잔뜩 안고 들어간 입주민들은 자신들의 집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새집이라고 하기가 무색하게 주택 여기저기에 하자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세대마다 발견된 하자가 넘쳐난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지난 13일 본지 취재팀은 평택소사벌 효성 해링턴 코트 입주예정자대표협의회(대표 박소영, 이하 입예협) 임원진들을 만났다. 임원진들은 자신들의 집을 소개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침실 화장실은 미닫이문을 설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문을 설치해 드나들기가 어려웠으며 거실 창문을 닫았을 때는 창호 옆 벽면이 심하게 흔들렸다. 인테리어를 위해 타일이나 대리석이라도 붙여 놨다면 우수수 떨어질게 뻔하다. 문고리도 제각각이었다. 다락방에 올라가니 천정높이가 낮아 160cm도 안되는 여성이 고개를 똑바로 들고 서 있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다락방으로 올라가 테라스로 나가보았다. 오래된 주택처럼 난간벽의 페인트가 다 일어나 있었다. 물론 바닥과 벽체의 크렉은 덤이었다.

벽은 갈라지고 깨지고 누수는 기본이다.(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곳곳에 천정의 누수, 테라스 담장의 벌어진 틈새, 문 틀어짐, 테라스 벽 깨짐, 크렉(금이 감), 벽지 마감불량은 그냥 애교수준이었다.

입예협 대표 박씨는 "입주 1개월 전에 품질검사(사전점검)를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부실공사와 하자가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전하며 "보통 사전점검 때 공공부분을 제외한 주택내부의 마감처리가 마무리되어야 하는데 효성은 무리한 준공검사 및 품질검사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 기본적인 마감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입주예정자는 견본주택(모델하우스) 기준으로 입주 전 사전점검 때 비교, 검토를 하는데 견본주택과 상이하게 만들어진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박씨는 "이렇게 설계도면과 다르게 만들어졌는데 평택시청은 준공허가를 내주고 승인을 해줬다"고 분노했다.

여기서 주민들이 가장 문제를 삼는 것은 통신단자함의 위치였다. 견본주택에는 통신단자함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실제 집에선 아이가 사용하는 작은 방 가벽에 통신단자함이 버젓이 설치돼 있었던 것이다. 가벽은 말 그대로 부술 수 있는 벽이다. 그런데 그런 가벽에 통신단자함을 설치하는 것은 가벽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작은 방은 주로 아이들이 사용하는데 아이 키높이에 설치된 통신 단자함은 화재 및 전자파 등 여러가지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기에 자칫 아이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평택시청 관계자도 이 부분에 대해 설계도면과 다르다고 인정했지만 2018년 주택법이 바뀌면서 통신단자함의 위치를 가시적인 곳에 설치해야 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효성중공업측은 법대로 설치했을 뿐더러 처음부터 가벽은 허물 수 없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뿐만 아니다. 월패드 위치도 견본주택과 다르게 설치돼 있었다. 또한 스프링쿨러도 견본주택에는 있었으나 실제 주택엔 존재하지 않았다. 

입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모델하우스와 다르게 설계된 것은 명백한 부실시공이다"라며 "이것은 소비자를 기망하는 사기행위"라고 토로했다. 

◆ “5억짜리 집에 왜 이렇게 하자가 많은 거죠?”, “그럼 10억짜리 집을 사시지 그러셨어요?”

하지만 주민들을 가장 분노하게 만든 것은 부실시공 및 하자에 대한 효성중공업 측의 뻔뻔한 태도였다.

한 입주민은 입주를 하고 자신의 집에 엄청난 하자가 발생하자 효성 AS 담당직원에게 전화를 해 “5억이나 주고 산 집에 왜 이렇게 하자가 많냐?”고 물었다.

그러자 담당 직원은 “그럼 10억짜리 집을 사시지 그랬냐”며 답변을 해 입주민의 분노를 샀다.

또 다른 입주민은 “모델하우스에는 스프링쿨러가 있었는데 왜 실제 집에는 없냐”고 하며 "화재가 발생하면 어디로 대피하냐"고 물었더니 AS 담당 직원은 "그냥 옥상 테라스로 올라가서 뛰어내리라"고 답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같은 주민에 대한 효성중공업의 무례함과 상식밖의 태도는 간담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박씨는 "효성측은 부실시공 및 하자의 심각성을 제시하는 입주민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무성의하게 대하고 있다"며 "준공승인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이제라도 문제점을 인지하고 주민들에게 사과해야 하는데도 효성측은 입주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효성측은 13일에 열린 입예협과의 간담회에서 지금의 입예협 2기를 인정할 수 없고 대표성을 갖기 위해선 입주자대표위원회(입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입대위는 총 447세대의 반이 입주를 해야 결성이 가능하다. 지금 미분양이 산적돼 있는 효성해링턴코트의 현재 상황에서는 입대위 결성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결국 그 때까지 입주자들은 피해를 감수하며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입예협은 "하자가 너무 많아 입주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효성측은 하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주기간을 3개월 연장해줘야 한다. 그리고 부실시공 및 하자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효성관계자들은 "하자는 접수하는대로 처리하면 된다. 다른 요구사항은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효성직원의 실수로 누수가 발생하자 효성측은 입주예정자 동의도 없이 들어가 하자처리를 행해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효성직원의 실수로 누수가 발생하자 효성측은 입주예정자 동의도 없이 들어가 하자처리를 행해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더구나 효성측은 직원의 실수로 누수가 나자 입주자의 동의도 없이 들어가 AS처리를 감행해 물의를 빚었다.

간담회에서 만난 한 입주민은 "모델하우스를 보고 계약금 1000만원을 내고 계약을 했다. 하지만 실제 집을 방문하고 하자가 너무 많아 이런 집에서 살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고 그냥 1000만원 버리고 취소하고 싶었다. 그런데 계약서에 잔금 10%를 내야 취소가 가능하다는 조항을 보고 절망했다. 결국 돈이 없어서 이런 하자있는 집에 입주를 해야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입주예정자협의회 카페에는 법적대응을 원하는 세대가 늘어가고 있다.(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입주예정자협의회 카페에는 법적대응을 원하는 세대가 늘어가고 있다.(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현재 입예협 카페에서는 계약해지를 원하는 세대가 늘고 있다. 부실시공 및 하자도 큰 문제지만 효성측이 AS도 제멋대로 하고 제대로 처리해 주지 않아 입주자들의 원성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입주자들은 효성측에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박씨는 "평택시청도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감리단이 제시한 서류만 살펴보고 실사없이 준공승인을 해줬다. 그러면서 법적으론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이렇게 설계도랑 다르게 지었는데 부실시공이 아니라고 답한다. 부실시공이란 콘크리트에 철근 4개를 심을것을 3개 심으면 부실시공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입주민이 어떻게 부실시공을 증명하겠나?"라고 성토했다.

입주민들은 "콘크리트 벽 사이에 생긴 크렉현상은 기본적으로 콘크리트 인장에 보강이 되어지는 철근 배근의 누락 또는 허술함, 배근 간격의 문제가 원인이 될 수 있고 또는 콘크리트의 강도도 문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충분히 부실시공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효성의 전매특허, ‘내·외장재 바꿔치기’ 및 설계도면이랑 다르게 짓기

감리단이 보낸 문서, 회사직인도 찍지 않은 서류다.(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감리단이 보낸 문서, 회사직인도 찍지 않은 서류다.(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효성측은 11월 27일에 평택시청으로부터 준공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준공승인을 받기 전에 입주민들에게 사업계획변경승인 내용을 알리지 않았던 것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박씨는 "입주민들이 효성의 부실시공 및 하자에 대한 사실을 지난달 25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리자 그제서야 감리단은 부랴부랴 서류를 마련해 저에게 보냈다. 하지만 승인을 받았다는 시행사인 (주)평택소사벌주택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직인도 없는 서류였다. 시공사인 효성측도 시행사도 모르는 서류였다. 이건 명백한 공문서 위조다"라고 성토했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더군다나 가장 큰 문제점은 2017년 12월에 사업승인을 받고 2019년 11월 27일 준공승인을 받기까지 무려 4번의 사업계획 승인 변경이 있었다. 시설물 설치 및 실내외 자료 마감재와 통신단자함 같은 중요시설물의 위치 변경이 있었지만 어느 것 하나 입주민들에게 통보하지 않았다. 설상가상 준공승인을 13일 남기고 4차 변경안 승인이 완료됐다.

통신단자함 위치 변경사유가 화재 등 안전관리를 고려한 위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방에 위치해 더 위험한 상황이다.(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내외장재 마감재료가 저렴한 것으로 변경됐다. 또한 통신단자함 위치 변경사유가 화재 등 안전관리를 고려한 위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방에 위치해 더 위험한 상황이다.(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박씨는 "변경 내용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해 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많다. 예를 들어 부대시설 중 골프연습장 천정은 원래 흡음텍스를 사용하기로 했는데 석고보드로 변경이 됐다. 변경사유는 미관상 성능 향상을 위해서라지만 석고보드보다 흡음텍스가 더 비싼 재료이다. 결국 저렴한 자재로 바꿔치기해 공사비를 낮추려는 효성의 꼼수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과거 효성의 행보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효성중공업의 시공 자재 바꿔치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7년 7월 서울 용산에서 분양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단지에서도 시공 자재 바꿔치기 의혹이 제기됐었다. 현행법은 분양한 건축물의 내·외장재를 변경할 때 수분양자의 동의를 받거나 알리도록 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건축 내·외장재 변경시 입주자의 동의를 받는 절차가 필요 없는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애초 설계에 포함된 외장과 바닥 등 고급 자재를 저렴한 자재로 변경했다.

아파트 분양 당시엔 고품질 광고를 한 뒤 이후 저렴한 자재로 바꿔 공사비를 낮추는 일명 효성의 '아파트 자재 바꿔치기' 논란은 분양자들에게 커다란 불신을 낳았다. 이에 실제 회사의 명성 및 신뢰도도 추락하고 있다.

지난 2월엔 경기도 의왕시에 새로 지은 '의왕 백운밸리 효성 해링턴플레이스'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실시한 사전 점검에서 균열, 누수, 마감재 불량의 하자가 다수 발견돼 입주 예정자들이 입주 연기를 요구하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지난달엔 서울 은평구에 마련했던 '홍제 효성 해링턴플레이스' 모델하우스에서 불이나 화재에 취약한 가설 건축물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효성중공업의 지속적인 문제 발생을 두고 이쯤되면 모럴해저드가 아닌가라는 비판을 서슴치 않고 있다. 이에 효성그룹 총수일가의 탈세·횡령과 효성중공업의 갑질 및 부실시공 및 하자 등의 일련의 사건들로 보아 효성의 추락은 날개가 없는 듯 하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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