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와해 임원 실형사태'에 공식 사과문 발표...노동계 "진정성없다" 비판

"노조 보는 시작 국민 눈높이에 못 미쳐" 자성의 목소리
노조 탄압 중단, 새로운 노사관계 만들 것
노동계, 삼성 무노조 80년 경영원칙 하루 아침에 무너질까 회의적

  • 기사입력 2019.12.18 23:04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삼성그룹)

지난 17일 법원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사건의 1심 공판에서 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13개 혐의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법정구속하고 임직원 26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18일 삼성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해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이 노조와 관련해 중형을 받은 것과 입장문을 발표하는 것이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과문은 다음달로 예정된 이재용 부회장의 공판을 앞두고 이미지 쇄신을 위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와 삼성물산(대표 이영호, 고정석, 정금용)이 18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노사 문제로 인해 많은 분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사는 "과거 회사내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과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삼성은 "앞으로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1938년 창립이후 80년동안 무노조 경영원칙을 고수해 온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1960년 제일모직에서, 1977년 제일제당에서 노조가 결성되자 압력을 가해 해산시켰다. 심지어 삼성은 1980년대 삼성중공업에서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보이자 어용 노조를 먼저 설립해 노조결성을 적극적으로 막았다. 

현재  삼성그룹에는 삼성전자서비스,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증권, 에버랜드, 에스원 등의 계열사에 노조가 있다. 하지만 삼성은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탄압해 왔다. 이에 지난 13일에는 강병훈 삼성전자 부사장과 이우석 전 에버랜드 전무 등 임직원 10여명이 노조활동 방해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받은 바 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오랫동안 삼성의 노조 탄압과 무노조 경영원칙을 비판해 왔다. 이에 이번 삼성의 입장문 발표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노동계 관계자는 "이번 공식 사과문에도 노조에 대한 삼성의 태도에 대해 사과했지만 노조를 정식으로 인정한다고 하지 않았다"며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사과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50년동안 철옹성처럼 지켜온 원칙이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이번 사과문이 통상적인 사과문인지 아닌지는 앞으로 전개될 삼성의 노조정책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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