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3남매 갈등 가시화....조현아, 동생 조원태에 반기

조현아측 "조원태, 유훈 저버리고 가족 합의없이 경영권 행사" 주장
조현아 경영 복귀 빨라질 듯...남매의 난으로 불거지나

  • 기사입력 2019.12.23 17:27
  • 최종수정 2019.12.23 17:30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한진칼)
(사진출처=한진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갈등이 가시화됐다. 조 전 부사장은 공식적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불만을 터뜨리며 경영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진그룹의 3남매의 경영 분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23일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란 제목으로 "조원태 대표이사는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은 "고(故) 조양호 회장은 생전에 가족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는 유지를 남겼지만 동생인 조원태 회장이 이를 지키지 않고 가족과의 합의 없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지난 5월 한진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총수) 지정과 관련한 서류 제출을 늦추다가 공정위 직권으로 지정한 날 이틀 전에야 공정위에 제출했다. 이에 재계에서는 한진그룹의 남매 갈등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에 따른 남매간 견해차가 갈등으로 불거진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당초 조 전 부사장의 복귀 시점이 조 회장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하는 이번 연말 정기 임원 인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은 "자신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들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전하며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재계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이제 경영 전면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일선에서 물러난 조 전 부사장은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해 칼호텔네트워크 등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놨다가 3년 4개월 뒤 작년 3월에 그룹 계열사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복귀한 지 보름여만에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터지면서 오너 일가의 갑질 파문이 확산되며 여론의 비난이 일자 또다시 모든 직책을 내려놨다.
이후 조 전무는 지난 6월 한진칼 전무로 복귀했지만 조 전 부사장의 복귀는 불확실해졌다. 만약 조 전 부사장이 복귀한다면 한진그룹 삼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진칼의 지분은 조원태 회장 6.46%, 조현아 전 부사장 6.43%,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2%, 이명희 고문 5.27%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족 네 사람의 지분율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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