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는 꿀보직, 흙수저는 희망퇴직이냐"…아시아나 매각 막바지 '보은인사' 논란

박삼구 전 회장 비서 등 아시아나 내 '꿀보직' 발령 논란
블라인드 게시판에 올려져 논란 빚다 삭제돼

  • 기사입력 2019.12.24 17:04
  • 최종수정 2019.12.24 17:54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아시아나 홈페이지 갈무리)

아시아나(대표 한창수)가 일반직원을 상대로 지난 5월에 이어 또 한번의 희망퇴직을 실시한 가운데, 회사 내부에서는 소위 '금수저' 직원들을꿀보직으로 발령내고 있어 직원들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내부에서는 직원들 간에 '금수저', '흙수저' 논란까지 일고 있는 분위기다.

아시아나는 지난 10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비서를 지낸 A씨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판매지원팀으로 인사발령 냈다. 또한 오남수 그룹 전략경영본부장(사장)의 비서 출신 B씨는 금호티앤아이에서 아시아나항공 상용판매팀으로 발령냈으며 박 전 회장의 주치의인 C씨의 딸 역시 아시아나항공 상용판매팀에서 판매지원팀으로 인사 이동했다.

이에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는 이번 인사발령을 두고 "금수저는 꿀보직이고, 흙수저는 희망퇴직이냐" 며 비아냥 거렸으며 인사발령에 반발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직원들은 이들 '금수저' 직원들이 발령 받은 곳은 아시아나 내부에서 '꿀보직'이라고 알려져 있어 불만이 더 커졌다. 현재 해당 게시글과 댓글은 삭제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오는 27일로 다가온 가운데 그룹 임원진이 사전에 그동안 신세를 진 이들을 배려한 '보은인사'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들의 발령으로 인해 원래 자리에 있던 직원들이 한직으로 발령을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일 사내 내부망에 국내 일반·영업·공항서비스직 중 근속 만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내년 1월12일까지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에도 같은 조건으로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또 올 들어 본사 영업 등 일반직 직원에게 최소 15일에서 최대 2년의 무급휴직을 필수적으로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은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주문에 따른 사실상의 구조조정 수순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측은 그룹과 계열사로 파견된 아시아나항공 출신 직원들 중 복귀 희망자에 대한 정기 인사 발령일 뿐 보은인사 및 희망퇴직 시행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시아나 직원들의 허탈감은 이루말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가 매각되기 전 직원들은 임금동결을 하며 아시아나 경영정상화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이에 아시아나 경영진들이 진짜 보은해야 할 대상은 '금수저' 외부 인사가 아니라 위기속에 허리띠를 동여맨 아시아나 직원들이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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