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웅제약 윤재승 회장, 조선무약 채권 매각사실 은폐 논란

2005년 매각한 조선무약의 담보부채권 매각사실 숨겨
있지도 않은 채권의 잔액 대손충당 및 손실처리해 논란
허위 공시 적발 이후, 내부실사팀 꾸려 개인의 횡령무마
검사출신 원리더 체재로 기업의 '도덕적 해이' 지탄받아

  • 기사입력 2020.01.09 11:35
  • 최종수정 2020.01.10 11:40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대웅제약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출처=대웅제약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임직원에 대한 폭언·욕설 파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윤재승 대웅제약 전 회장의 복귀설이 업계에 나돌고 있다. 이 가운데 과거 윤 회장 개인회사를 통한 계열사 지원이 지탄 대상이 되고 있다.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영위하면서 대주주 개인의 부를 채우는 사익추구가 비판받고 있다.

익명의 제보자는 윤 회장이 과거 대웅제약의 계열사 '아이앤디창업투자'를 이용해 조선무약 채권을 인수하고 매각하는 과정에서 허위공시, 분식회계, 세금탈루 등을 자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제보인은 이와 관련된 내용을 청와대 게시판에도 올려 윤 회장의 도덕적 해이를 고발하고 나섰다.

'아이앤디창업투자'는 중소기업의 발전과 지역간 균형있는 성장을 통해 건실한 산업구조의 구축에 기여할 목적으로 1990년 5월 9일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라 설립됐으며 2001년에 대웅그룹을 통해 인수됐다. 그러다가 2002년 대웅제약이 대웅그룹에서 인적분할될 때 대웅제약의 계열사가 됐다. 2002년 당시 자본금은 100억원으로 회사의 주주는 (주)대웅제약(23.84%), 윤재승(23.84%), 전00 (27.13%)등으로 구성됐다.

윤 회장은 1995년 대웅제약에 입사할 당시 제약업에만 머무를 생각이 없음을 공표한 바 있다. 그는 사업확장을 위해 ‘아이앤디창업투자’를 통해 벤처회사에 활발하게 투자를 진행했다. 2002년 대웅제약은 '아이앤디창업투자'에 운영자금 20억원을 3개월간 지원해 지주회사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아이앤디창업투자’는 2002년대에 엔씨소트프에 10억을 투자해 15배의 수익을 가져갔으며 또 시큐어소프트에 투자해 장외에서 20배의 수익을 거둬 들이기도 했다. 혹자는 이보다 더한 수익을 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사진=한 때는 잘 나갔던 '솔표'우황청심원 광고 갈무리)

사라진 조선무약 채권매각대금 135억 원의 행방논란 

문제는 이 회사가 론스타로 넘어간 솔표우황청심환으로 유명한 조선무약의 담보채권을 135억원에 인수하면서부터다.

2002년 당시 이 사건은 언론의 큰 이슈였다. 언론은 대웅제약의 계열사가 조선무약을 인수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봤고 조선무약도 대웅제약으로 인해 회사가 살아나기를 바랐다. 이 채권인수에는 대웅, 대웅제약, 인성정보, 대웅 사내 복지기금, 윤회장 등의 자금까지 총 동원됐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조선무약을 살리기 위해서 인수한 게 아니라 배당금을 받기 위한 투자 목적으로 조선무약채권을 인수했다. 대웅제약은 배당금 9000만원, 한해 1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그래도 조선무약 입장에서는 대웅제약이 백기사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해외로 매각될뻔한 솔표의 상표권과 영업권, 안산공장(담보가치 175억원)을 지켜 준 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조선무약의 채권을 보유한 아이엔디창업투자는 2004년에 대웅제약 계열사에서 완전히 분리됐다. 대웅제약이 보유한 이 회사의 지분 23.84%를 모두 매각했다. 결국 아이엔디창업투자는 윤 회장 개인이 대주주로 올라와 있는 관계사로 분류됐다. 이후 아이엔디창업투자회사는 대주주인 윤재승의 지분마저 2007년 모두 매각되며 높은 부채와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했다.

이 과정에서 2005년 아이엔디창업투자는 '솔표' 우황청심환의 상표권과 안산공장 등을 담보로한 조선무약의 채권을 국민연금이 투자한 K&P인베스트먼트가 운영하는 '국민연금04-3케이앤피기업구조조정조합펀드'에 매각했다. 일종의 연기금 펀드다. 채권 매각날짜는 2005년 8월 4일이다.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005년 아이앤디창업투자 감사보고서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같은 사실은 아이앤디창업투자의 2005년 감사보고서에도 적시되어 있다. 또한 당시 대웅제약의 내부실사 내용을 아는 제보자는 본지에 이와 관련해 윤 회장 개인이 조선무약 채권 매각을 통해 받은 수수료 통장을 공개했다.

제보자가 공개한 계좌, 아이앤디창업투자가 윤재승 회장에게 5억여원을 보낸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제보자가 공개한 계좌, 아이앤디창업투자가 윤재승 회장에게 5억여원을 보낸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결국, 회생하려고 아둥바둥했던 조선무약은 론스타로부터 자산이 매각될 뻔한 위기를 면한지, 약 3년 반만에 다시금 회사가 매각될 위기에 직면하게 됐고 결국 이것이 시발점이 돼서 법원 경매가 진행되면서, 회생 신청이 거부돼 부도를 맞았다. 2016년 조선무약이 가지고 있던 '솔표'의 상표권과 영업권 안산공장 등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2018년 자금성 유동화위기에 빠져 최종부도처리됐다.

여기서 문제는 대웅제약이 조선무약의 채권이 매각된 사실을 주주에게 알리지 않고, 2008년까지 숨겨왔다는 것이다.

이 당시 대웅제약의 자본금은 200억 정도였으며, 매각된 조선무약의 채권규모는 135억 원이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2005년 윤재승 개인회사에 출자해서 취득한 조선무약의 담보부채권의 매각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 이는 대웅 또한 마찬가지였다. 유가증권시장의 상장된 회사가 허위공시가 적발될 시, 거래정지 및 상폐위기를 맞을 수도 있음이었다.

2007년 사업년도 대웅제약 감사보고서다. 삼일회계법인에서 감사를 맡았다. 그러나 당해 감사보고서에는 2005년에 매각된 조선무약의 담보부채권 잔액을 회계 상 상계처리했다. 이같은 회계작성은 2008년까지 계속됐다.
2007년 사업년도 대웅제약 감사보고서다. 삼일회계법인에서 감사를 맡았다. 그러나 당해 감사보고서에는 2005년에 매각된 조선무약의 담보부채권 잔액을 회계 상 상계처리했다. 이같은 회계작성은 2008년까지 계속됐다.

그러다 지난 2008년 대웅 및 대웅제약은 금융감독원에 허위공시한 사실이 적발돼 내부실사를 펼쳤다.대웅제약 실사구성원에는 대웅제약 회계팀, 법무팀, 그리고 자회사인 아이디엔티창업투자 관계자 1명이 포함됐다.

당시 실사에 참여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웅하고 대웅제약은 이미 매각된 조선무약채권의 잔액을 회계 상 기표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분식회계를 획책하였고 이에 따라 개인의 횡령으로 몰고 갔다라고 주장했다.

제보자가 공개한 자료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제보자가 공개한 자료. 조선무약채권을 대손충당금으로 전액 손실 처리됐다.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이와 관련 대웅 및 대웅제약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약 3년이 넘는 기간동안 있지도 않은 조선무약의 담보부채권의 잔액을 처분가액과 대손충당금 회계처리로 모두 0원 처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떻게 있지도 않은 채권의 잔액을 계속적으로 회계 상 기재할 수 있었던 걸까.

이에 대한 물음에 대웅제약은 "당시 관계자들이 모두 회사를 떠났고, 자세한 내막을 알 길이 없다"고 답했다.

대웅제약만해도 아이엔디 창업투자회사를 통해 출자해서 취득한 조선무약의 담보부채권만 49억 원 규모다. 이를 대웅제약이 제때 확인하지도 않고, 계속적으로 그것도 3년이 넘는 기간동안 공시를 했다는 것에 많은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조선무약 채권의 매각사실도 끝끝내 공시하지 않았다. 이는 대웅 또한 마찬가지다.

당시 대웅제약 팀과 함께 실사에 참여했던 백모 변호사는 조선무약 채권 매각에 아이앤디창업투자의 대표 전 모씨가 연류되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대웅제약에게 전대표를 횡령 혐의로 고발하라는 내용증명을 수차례 보냈다. 하지만 이것은 대웅제약이 조선무약 채권 매각 사건을 전 씨 개인의 횡령혐의로 몰기 위해 만든 계략이었다.

결국 2014년 백 변호사는 전 대표를 횡령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리고 만다.

검찰의 불기소 이유는 당시 전 대표가 윤 전 회장과 채권매각 대금 사용에 대해 협의했고, 매각대금은 아이앤디창업투자의 채무변제와 상가 분양사업 투자 등의 용도로 사용했기에 횡령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법인의 돈을 자회사에 출자했는데 그것을 개인이 사용하는 것이 횡령이 아니라면 대한민국에 배임이나 횡령으로 걸릴 문제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 사건이 해결이 안되자 2016년 백 변호사는 윤 회장을 배임과 범인도피, 증거인멸,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전 대표가 조선무약 채권을 매각해 횡령한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회사의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채권회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고소이유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이번에도 당시 윤 회장이 횡령 사실을 알지 못했고, 아이앤디창업투자의 재무 상태를 확인한 즉시 실사를 진행한 점 등을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으로 판단하고 다시 혐의없음으로 결론지었다.

이에 대해 제보자는 “2005년 아이앤디창업투자 감사보고서에도 조선무약 채권 매각은 보고되어 있고 당시 아이앤디창업투자의 이사진들은 대웅제약 임원들이었다”며 “윤 회장이 이 같은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윤 회장이 검사출신에다 오너 2세로 검찰수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검찰에서도 부실한 수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백 변호사는 작년 4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윤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배임 외에도 범인도피, 증거인멸, 직무유기 등의 혐의도 포함했다. 백 변호사는 윤 회장이 투자한 회사의 횡령에 대해 두 차례 검찰 조사가 있었지만, 불기소처분이 난 것에 대해 검찰수사가 정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권익위는 이 사건을 대검으로 이송시키고 대검은 중앙지검으로 이송시켜 수사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검찰은 작년 6월에 고발인인 백 변호사의 진술만을 받은 후 어떠한 수사도 진행하지 않고 있어 사건은 현재 계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본지 취재팀에게 "청원인 주장의 일부분은 사실과 다르다"며 특히 "윤 회장이 5억을 횡령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지만 사건 전말에 대해선 자세한 답변은 회피했다. 당시 실사에 참여했던 임원들이 현재 자리에 없어 사실관계 파악이 어려우며 윤 회장이 현재 사퇴한 상태라 회사의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출처=청와대 청원 게시판)
(사진출처=청와대 청원 게시판)

제보자는 청와대 게시판을 통해 "윤 회장은 횡령 등의 범죄 사실이 발각될까봐 대웅제약 임·직원들을 동원하여 이미 매각하여 사라진 조선무약채권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식회계를 하여 허위공시 및 증거인멸을 자행하고 자신의 범죄를 은닉하고 10여 차례에 걸친 대손충당의 방법으로 그 피해를 대웅제약과 힘없는 주주들에게 전가시켰고 100억원이 훨씬 넘는 부당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하며 윤 회장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했다. 더불어 "검찰의 명확한 수사가 하루속히 진행돼 추악한 윤 회장의 부패 사실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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