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 '코드제로' : 세상을 놀라게 한 항공사건] 중국국제항공 129편 추락사고 (5)
[비상사태 '코드제로' : 세상을 놀라게 한 항공사건] 중국국제항공 129편 추락사고 (5)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0.02.0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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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국제항공 사상 최초의 항공기 추락 사고
기장의 조종미숙 원인, 공항 주변의 지형과 기후 영향도 무시 못해
(사진출처=)
(사진출처=Air China 홈페이지 갈무리)

2002년 4월 15일 중국국제항공(Air China) 소속 CCA129편 여객기는 베이징을 출발해 김해국제공항에 착륙하려 했으나 공항에서 4.6km 떨어진 경상남도 김해시 지내동 동원아파트 뒤편의 돗대산(해발 380m) 기슭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사망 129명, 부상 37명 등 166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는 1988년 운항을 시작한 이래 중국국제항공 사상 최초의 항공기 추락 사고로 기록됐다.

이 사고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기장의 조종미숙이며 두 번째는 공항 주변의 지형과 기후이다.

지난 2005년 건설교통부 항공조사위원회(KAIB)는 한,중,미 3국이 합동으로 블랙박스 해독, 주요 장비에 대한 정밀분석, 모의실험 비행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해당 사고는 운항승무원들의 미숙한 조정이 원인인 것으로 최종 결론지었다.

보고서에 의하면 사고기의 기장은 활주로 180도 오른쪽 방향으로 선회접근을 하다 착륙 선회(3선회)를 하지 못해 선회접근 구역을 벗어났고 이로 인해 활주로를 시야에서 놓쳤다. 

활주로를 놓쳤을 경우 항공기는 재이륙(복행)을 실시해야 하지만 사고기는 이를 시행하지 않아 비구름속을 항행하다 공항 인근의 높은 돗대산과 충돌했다는 것이다. 추락 5초전 제1 부조종사가 기장에게 복행을 권고, 마지막으로 사고를 피할 기회가 있었으나 기장은 이에 무응답, 끝내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기장 및 부기장들은 또 선회접근과 관련된 대형항공기의 착륙기상고도 최저치를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사고 여객기의 기장 우신루는 30세로 767 기장으로서의 비행 경력이 289시간이었다. 제1부기장 가오리지는 29세로 767 1부기장 자격을 취득한지 3개월째였으며 2부조종사 후샹닝은 27세로 9개월전 2부기장 자격을 취득했던 것이다.

보통 사고가 난 항공편의 편명은 영구결번처리되고 아예 단항되거나, 아니면 몇 년간 운항을 중단하는 것이 정석인데 이 사고 후 지금도 중국 국제항공의 베이징발 김해행 항공편은 여전히 CA129편이다. 더구나 사고 여객기의 기장은 지금도 살아서 항공기 운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여객기는 사고일인 4월 15일 오전 8시 40분(대한민국 시간으로는 9시 40분) 베이징을 출발해 오전 11시 35분에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날 김해국제공항 상공은 짙은 안개가 끼고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상황에 바람마저 강하게 불어 이착륙이 중단됐다. 

이에 사고 여객기는 인천국제공항 쪽으로 기수를 돌렸다가 곧 김해국제공항의 기상 상태가 완화되어 착륙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아 오전 11시 20분 김해국제공항의 관제를 담당하는 공군 제5전술공수비행단에 착륙 허가를 요청했다. 공군은 당시 기상상태가 착륙 제한치를 충족하는 조건을 확인하고, 착륙을 승인했다.

문제는 김해공항의 지역적 특징상 해풍이 불면 정상적인 착륙을 할 수가 없고 '써클링어프로치'를 시도해야 한다. '써클링어프로치'란 정상적인 착륙과 반대로 공항주변을 180도 선회해서 반대쪽 활주로로 착륙하는걸 뜻하는데 김해공항 특성상 좁은 지역을 빙 돌면서 눈으로만 보면서 착륙해야 하며 공항 바로 북쪽에 김해 시가지와 산까지 있어 몇 초만 도는 타이밍이 늦으면 바로 위험해진다는 것이다.

사고 여객기는 활주로 북쪽에서부터 착륙하기 위해 서쪽으로 선회하다가 조종사의 정상 선회지점의 착각과 접근고도의 착각으로, 공항으로부터 북쪽으로 4.6km 떨어진 최종 선회 지점인 돛대산의 표고 204m 지점에 충돌하고 말았다. 산에 정면 충돌하면서 여객기는 세 동강으로 분해돼 폭발했다.

사고 직후 부산광역시 및 경상남도 소방본부 소속 119 구조대 1,000여 명과 경찰관 500명이 출동했다. 대형 사고인데다가 지형적 요인으로 인한 접근성의 불리, 폭발과 화재로 인해 구조작업이 늦어진 감이 없지 않았지만 구조대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총 169명의 탑승 인원 중 40명의 생존자를 구조할 수 있었다.

이후 중국국제항공은 유족들에 대해 보험사를 통해 8만 위안(한화 약 2억 원)의 보상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유족들은 항공사의 직접 보상을 요구했다. 이 보상문제에 관련된 지난한 재판과정으로 인해 유족들은 시신을 병원에 무려 10년 간 보관해야 했다. 결국 유골 보관 비용을 중국국제항공에서 부담하기로 최종 합의되어, 사고가 일어난 후 10년이 넘은 2012년 10월 27일 경상남도 김해시의 경남영묘원에 안치됐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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