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 '코드제로' : 세상을 놀라게 한 항공사건] 정비불량이 빚어낸 최악의 항공 사고 일본 JAL 123편 추락 사고 (8)

표면적으로는 정비불량, 일본정부의 관료주의 문제점 드러나

  • 기사입력 2020.03.05 21:42
  • 최종수정 2020.09.13 22:17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일본 역사상 단일 비행기 사고로 최다 희생자를 낸 사건이라면 단연 JAL 123편 추락 사고를 들 수 있다. 이 사고는 ‘일본항공 점보기 추락사고’로도 불리는데 1985년 8월 12일 도쿄와 오사카를 오가는 일본 국내선에서 발생했다. 

이 사고는 승무원과 승객을 합쳐 무려 520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일본의 성묘명절인 오본을 앞두고 일어나 당시 일본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게다가 다른 항공기 추락사고와 달리 추락까지 30여분의 시간동안 희생자들은 유언을 작성했고 이것이 공개되면서 일본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JAL 123편 추락사고는 표면적으로는 정비불량이 원인이었지만 구조 과정에서 일본정부의 관료주의 문제점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1985년 8월 12일 JAL 123편은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을 출발해 오사카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해당 기체는 보잉 747인 JA8119이었고 기장은 49세의 타카하마 마사미로 그날 첫 비행이었다.

이륙으로부터 12분 후 갑자기 레이더에서 JAL 123편이 사라지며 연락이 두절됐다. 일본 모든 방송채널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긴급 속보를 전하며 당국의 수색이 시작됐다. 

하지만 당국은 추락위치를 찾지 못하고 혼란만 빚다가 16시간이 지난 13일 아침에 군마현 남서부의 산악 지대에서 처참하게 부서진 비행기 잔해를 찾아냈다. 

해당 비행기는 이륙 후 12분이 지나 기체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기체 뒤쪽 벌크헤드가 찢어지고 수직꼬리날개가 떨어져 나가면서 유압액이 새어나가 비행기는 조종불능 상태가 됐다. 

조종사들은 엔진출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고도를 높이려고 애썼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양력을 잃어버린 비행기는 산으로 추락해 산산히 부서졌다.

사고원인은 벌크헤드(비행기의 기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불량이었는데 해당 비행기는 1978년에도 기체 꼬리부분이 파손돼 제조사인 보잉사에 정비를 의뢰했었다. 하지만 보잉사는 부실하게 정비했고 결국 이렇게 큰 사고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당시 524명의 승객 및 승무원 중 4명만이 살아났는데 생존자의 증언에 의하면 기내에서 폭발소리가 들린 후 승객들은 산소 마스크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전원 침착하게 행동했었다고 한다. 일부 승객들은 추락을 대비해 가족에게 유서를 남기기도 했다. 이러한 유서는 후에 사고 현장에서 발견되어 일본 전역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문제는 사건을 대하는 일본 정부의 대처방법이었다. 당시 추락지점 근처에는 자위대가 있어 언제든지 구조를 위해 출동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시간을 끌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세월호 사건처럼 많은 의문을 남겼다.

또한 비행기가 추락한 후 생존자 4명 이외에 몇 십명은 살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구조가 늦어지면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구조가 빨랐다면 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 사고현장은 시신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기도 하는 등 처참하기 이를데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으로 일본 측은 사고 원인 조사 이후 보잉사에 형사 고발을 했으나 기각됐다. 이 사건으로 JAL 국내선 수요는 25%나 감소돼 JAL 기업경영에 큰 타격을 입혔다.

JAL은 피해자 측에게 배상하는 동시에,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사임 또는 해고됐고, 7년 전 사고기의 기장과 정비 총담당자는 자살하기까지 해 사회적 파장이 큰 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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