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완치자 혈장, 치료 효과 있다"...세브란스 감염내과팀 입증

국내 환자 중 혈장치료 받은 3명 중 2명은 완치되고 1명은 숨져
혈장치료 위해 완치자 혈장 확보 및 관리 시스템 필요

  • 기사입력 2020.04.08 22:30
  • 최종수정 2020.09.14 14:56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출처=픽사베이)

코로나19가 전 세계인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 2명이 완치자의 혈장을 투여받고 완치돼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이 만들어 지지 않은 상황에서 혈장을 이용하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시행 가능한 치료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최준용 교수팀은 7일 국내 처음으로 코로나19 중증 환자 3 명을 대상으로 완치자의 혈장을 주입하는 방법으로 치료한 결과, 70대 남성과 60대 여성 2명은 완치됐고, 다른 40대 남성은 숨졌다고 밝혔다. 숨진 남성은 폐암 말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결과는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대한의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혈장치료는 완치자의 혈장을 치료 중인 환자에게 수혈해 바이러스를 제압하는 치료법이다. 완치자의 혈장 속의 바이러스 항체가 형성되는 점에서 착안하여 환자에게 바이러스 항체를 옮겨주는 것이다.

혈장은 혈액 속에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 빠진 액체 성분을 말하며 영하 20도에서 보관하면 2년까지도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으며 같은 혈액형에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나 다른 혈액형에도 투여할 수 있다. 이같은 완치자의 혈장을 이용용한 치료는 이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에볼라 바이러스, 조류 독감 등 신종 바이러스 감염에 사용된 바 있다.

완치된 70대 남성은 감염 초기에는 흉부 X-ray 검사에서 양쪽 폐 모두 심각한 폐렴 증상을 보여 인공호흡기를 착용했었다. 하지만 치료를 받은 후 폐 상태가 나아졌고 혈장을 투여받는 동안 특별한 부작용도 없었다. 현재 이 남성은 인공호흡기를 제거했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반응으로 완치 판정을 받았다.

또 다른 완치 환자 60대 여성은 평소 고혈압 병력이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진단을 받았다. 혈장 치료후 흉부 X-ray 검사에서 폐의 침윤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해당 여성은 완치 판정을 받고 3월 말 퇴원했다.

최 교수는 “두 환자 모두 회복기 혈장 투여와 스테로이드 치료 후 염증 수치, 림프구수 등 각종 임상 수치가 좋아졌다”면서 “회복기 혈장 속에 있는 중화 항체를 통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 같이 들어가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런 조합이 위중한 코로나19 환자에게 시도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혈장치료가 나름의 부작용들이 있고 대규모 임상시험이 없어 과학적인 증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항바이러스 치료 등에 효과가 없는 중증 환자들에게 스테로이드 등의 치료와 병행할 수 있는 치료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혈장치료가 활발하게 진행되려면 혈장이 대량으로 필요하지만 혈장은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완치자들로부터 혈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혈장 기증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혈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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