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단독]LG家 3세의 유령회사 추적...LB인베스트먼트 소유 회사 실체도 없어

등록된 주소지에 회사는 없고, LB인베스트먼트 직원도 지배회사 실체 몰라
LB인베스트먼트 소유한 미디어솔루션 20만주 행방불명...사주일가 장내거래 의혹
불법적 주식 거래 법망 빠져나가는 범LG가...허울좋은 정도경영 겉과 속 달라 비판

  • 기사입력 2020.04.13 11:10
  • 최종수정 2020.04.13 14:58
  • 기자명 이의정 기자

2018년 검찰이 LG그룹 총수 일가의 100억 원대 탈세 혐의에 대해 칼날을 정조준하면서 현재 수사가 LG그룹 전방위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이에 정도경영을 모토로 내세운 LG그룹의 이름이 퇴색해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주일가의 주식 통장매매 및 양도세 포탈, 구본호 및 구본현의 주가 조작 사건, LG카드사태 등 정상적인 주식 거래 방법이 아닌 것으로 범LG가가 그동안 뉴스에 회자됐지만 한번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작년 경찰이 총 280여 개에 달하는 LB인베스트먼트 구자두 전 회장의 차명계좌를 적발해 기소했지만 이 역시 법원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희성그룹의 탈세혐의도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과거 2008년 LG벤처투자회사가 LB인베스트먼트로 사명을 바꾸고 LG그룹에서 구본천 회장 체제로 돌입하면서 세운 지배회사 LB가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2006년 미디어솔루션이 범한판토스와 합병 전 LG벤처투자에 양도했던 주식 20만주의 행방도 묘연하다. 안개속에 가려진 LB의 실체를 본지 취재팀이 파헤쳤다.

◆ LB인베스트먼트 지배회사 LB는 유령회사? LB인베스트먼트 직원도 실체 몰라

LB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은 LG벤처투자회사이다. LG벤처투자는 1996년 고 구인회 LG창업회장의 4남이자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동생인 구자두 LG벤처 회장이 설립한 LG그룹 산하의 계열사이다. 벤처캐피털 회사로서 주로 전자, 통신업종의 벤처 투자를 영위하는 업체이다. 2008년 사명을 LB인베스트먼트로 바꾸면서 실질적으로 LG계열에서 분리됐다. 

LB인베스트먼트의 2010년 감사보고서(사진출처=다트 전자공시시스템)

LB인베스트먼트는 2010년 다시 지분구조에 변화를 주고 구본천 대표 체제를 확고하게 만들기 위해서 지배회사 LB를 설립해 100% 주식을 이전했다.

 LB 2019년 감사보고서(사진출처=다트 전저공시 시스템)

LB의 지분은 현재 구본천 대표 일가가 73.08%, 엘비휴넷주식회사 및 기타 주주가 나머지 26.92%를 보유하고 있다.  

나이스기업정보 갈무리

그런데 문제는 이 지배회사 LB가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팀은 LB 기업소개에 등록되어 있는 전화번호로 6개월동안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확인해 보니 등록된 전화번호는 LB인베스트먼트와 동일한 번호였다. 취재팀은 LB의 등기상 주소지인 강남구 삼성로 86길 23(대치동 구일빌딩)소재의 구일빌딩을 찾아가 보았지만 빌딩 관계자는 LB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취재팀은 대치동 구일빌딩 근처에 있는 LB인베스트먼트가 소재한 신안빌딩을 찾아갔다. 하지만 LB인베스트먼트 직원들 조차 자신의 지배회사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LB가 '유령회사'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직원들은 "LB인베스트먼트는 투자회사라서 벤처캐피탈 관련한 투자업무를 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심사역분들하고 관리하는 사람들 밖에 없다"고 답했다. 취재진이 구본천 대표님이 여기에 오느냐는 질문에는 "저희 대표님이 따로 있거든요. 실 CEO분이 따로 있다"고 전했다. 여기서 실 CEO는 박기호 대표를 말하는 듯 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 미디어솔루션 20만주는 어디로 사라졌나?...주식으로 장난치는 LG 사주일가

과거 구광모 현 LG그룹 회장의 승계자금원으로 주목받던 LG물류회사 판토스의 상장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면서 과거 주가조작에 휘말려 업무상 배임으로 인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구본호 전 부사장의 범한판토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판토스측과 LG그룹 관계자는 상장설은 전혀 계획된 바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토스의 상장 가능성이 줄곧 주목 되고 있는 것은 집중된 오너일가의 지분과 그에 따른 일감몰아주기 등 공정위 규제, 또 구광모 회장의 승계자금문제 등이 판토스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판토스의 전신 범한판토스는 구본호 전 부사장의 아버지인 고 구자헌씨가 1977년 설립한 물류회사다.

범한판토스의 과거 주요 거래처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GS건설 등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액의 90% 이상을 한 집안인 LG그룹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올렸다.

구본호 전 부사장은 2006년 11월 미디어솔루션으로 하여금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범한판토스의 계열사인 범한여행사를 인수·합병하도록 하고 법인명을 레드캡투어로 바꿨다. 미디어솔루션은 1:8.3061889 합병비율로 범한여행을 흡수 합병했다.

범한여행과 합병 이전 미디어솔루션의 최대주주였던 임용재씨는 보유주식 122만3000주(39.73%)중 85만주(27.61%)를 구 부사장, LG벤처투자, 윈베스트벤처투자에 각각 45만주, 20만주, 20만주씩 양도하고 경영권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미디어솔루션 인수의 최종목적이 범한여행의 우회상장이었다고 해석했다. 

이 당시 미디어솔루션의 지분은 주당 7000원에 거래됐고, 합병 이후에는 주가가 4만 원대로 치솟아 구본호 전 부사장을 비롯한 구광모 회장과 구씨 일가들이 큰 이익을 얻었다.

이 돈으로 구본호 전 부사장은 범한판토스의 2대 주주가 되었고, 이 회사의 지분 51%를 LG상사에게 매각했다.

구본호 전 부사장은 자회사인 범한여행(現레드캡투어)을 통해 코스닥상장사 미디어솔루션과의 합병 추진 효과로 큰 시세차익을 얻어 업무상 배임 및 횡령죄가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바 있다. 당시 재벌가 주가조작의 대표주자였던 구본호 전 부사장이 풀려나자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의 재벌특혜가 아니냐는 날선 비판도 제기됐었다.

이때 구본호 전 부사장과 함께 미디어솔루션에 투자한 회사가 바로 LG벤처투자였다.

2006년 레드캡 (구 미디어솔루션) 감사보고서(사진출처=다트 전자공시 시스템)

앞서 미디어솔루션의 최대주주였던 임용재씨는 보유주식 122만3000주(39.73%)중 85만주(27.61%)를 구본호 부사장, LG벤처투자, 윈베스트벤처투자에 각각 45만주, 20만주, 20만주씩 양도하고 경영권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했다.

2006년 엘비인베스트먼트 감사보고서(사진출처=다트 전자공시시스템)
2006년 LB인베스트먼트 감사보고서(사진출처=다트 전자공시시스템)

하지만 2006년 LB인베스트먼트(구 LG벤처투자회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미디어솔루션의 주식수가 20만주로 기재되어 있어야 하지만 14만주로 기재되어 있었다.

더군다나 2008년 감사보고서에는 LG벤처투자가 LB인베스먼트로 사명이 변경되면서 이 14만주 마저 사라져 버린다. 미디어솔루션 20만주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LG벤처투자회사의 이같은 행보는 미디어솔루션의 주식을 양도 받은 또 다른 회사 윈베스트벤처투자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윈베스트벤처투자도 미디어솔루션에게 20만 주를 양도 받았다. 

하지만 2006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31700 주 밖에는 기재되지 않았으며 2008년 이후에는 감사보고서도 나오지 않아 주식의 행방에 대해 알 수가 없었다.

윈베스트벤처투자는 2017년 중소기업창업지원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주식거래에 나섰다가 경고조치를 받았으며 주요 주주 등 특수관계인에 자금을 빌려줘 시정명령도 받은 바 있다.
중소기업창업지원법 시행령 제10조 4항 제5호에는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명의로 제3자를 위해 주식을 취득하거나 자금을 중개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법을 위반하면 시정명령이나 경고 조치를 할 수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12월부터 구광모 회장의 승계 자금줄인 판토스의 최대주주인 LG상사와 희성그룹에 대해서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2019년 당시 LG상사의 자회사인 물류업체 판토스 지분은 LG상사가 51%를, 구광모 회장이 7.5% 등 오너일가 지분이 19,9%에 달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판토스가 구광모 회장의 승계 자금줄 역할을 해왔으며 LG그룹 사주 일가가 증여세나 양도세 등을 내지 않고 장내거래를 통해 구광모 회장에게 지분을 넘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의혹에 답하듯 지난해 LG상사는 711억 2900만원의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판토스 지분 및 LG CNS 지분을 매각했다. 일각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지분매각으로 인해 LG의 가용 현금이 1조1천억~1조2천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확보된 현금으로 그룹 사업구조 강화 및 성장을 위해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구광모 회장의 막대한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 규모는 약 7000여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LG그룹은 상속세와 관련해 법규를 준수하고 투명하고 성실하게 납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그간 범LG가가 보여왔던 행보로 인해 국민들의 시각은 그리 곱지만은 않은 형편이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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