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 '코드블루' : 세상을 위협하는 바이러스] 합병증이 더 무서운 바이러스 홍역바이러스(Measles virus) (8)

백신의 예방효과로 심각한 질병은 아니나 합병증과 부작용이 문제

  • 기사입력 2020.04.19 21:25
  • 최종수정 2020.09.14 15:07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출처=픽사베이)

홍역은 과거 흔한 질병으로 1956년 이전에 출생한 사람들은 대부분 어릴 때 홍역을 앓아서 홍역바이러스에 면역력이 있다. 홍역은 큰 특징은 온 몸에 생기를 붉은 점 , 발진이다. 홍역은 열, 기침, 콧물에서 시작하여 전신에 발진을 동반한다. 홍역(measles)은 티 또는 흠을 뜻하는 초기 영어 또는 네덜란드어 ‘마설(masel)’에서 유래했다. 

홍역은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다. 홍역 바이러스는 매우 전염력이 높지만 공기 중 노출되면 몇 시간밖에 살지 못하므로 특별한 환경에 있는 경우 홍역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

즉 학교, 환자들이 모여 있는 소아과 병원 외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 등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홍역에 걸리면 초기에 감기처럼 기침, 콧물, 결막염 증상이 나타나고, 고열과 함께 시작해 온몸에 발진이 나타난다. 홍역은 대개 특별한 치료 없이 대증요법(안정, 수분과 영양 공급)만으로도 호전된다. 그러나 홍역으로 인한 합병증(중이염, 폐렴, 설사, 구토로 인한 탈수 등)이 있는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홍역은 백신의 예방 효과가 뛰어나 선진국에서는 드문 질병이 되었고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홍역이 무서운 이유는 합병증과 부작용 때문이다. 홍역으로 인해 설사, 뇌 감염, 실명 등의 합병증이 자주 발생하며 약 0.2%의 아동이 사망한다

홍역은 2회 예방접종으로 막을 수 있지만 일단 감염되면 은밀하고도 무서운 부작용이 따른다.

지난해 11월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과 영국 웰컴 생어 연구소 연구팀은 홍역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면역체계가 기억을 상실, 전에 있었던 감염 정보를 잃어버린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면역체계가 전에 있었던 감염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전에 겪었던 감염질환에 대한 면역력을 상실해 같은 감염질환을 다시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홍역이 발생한 네덜란드의 한 마을에서 홍역에 감염된 아이들 77명으로부터 감염 전과 회복된 후 혈액 샘플을 채취, 항체를 살펴봤다.
그 결과 홍역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많이 형성돼 있었지만, 그 이전의 감염으로 형성됐던 각종 항체는 11~73%까지 급격히 줄어들었다.

홍역 증세가 심했던 아이들일수록 전의 감염으로 형성돼 있었던 항체들이 더욱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한 경우는 면역체계 자체가 신생아 때의 수준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이는 일단 홍역에 걸리면 면역체계는 신체를 다른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른 감염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맞았어도 홍역에 걸리면 전에 맞았던 각종 백신을 다시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웰컴 생어 연구소의 벨리스라바 페트로바 교수 연구팀도 이를 증명하는 또 다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의 연구팀은 홍역에 감염된 아이 중 26명으로부터 감염 전과 감염 40~50일 후 채취한 혈액 샘플에서 항체 관련 유전자들의 염기서열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홍역 감염 이전에 다른 감염으로 이미 형성돼 있었던 특정 `기억` 면역세포들이 사라진 것이 확인됐다. 전체적인 면역체계는 한정된 항체만이 존재하는 미성숙 상태로 `재편성`(reset)돼 있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세계보건기구인 WHO로부터 '홍역 퇴치 국가'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외래종이 종종 유입되어 홍역이 유행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홍역은 1회 접종만으로도 93% 이상의 보호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유아의 경우 표준예방접종 스케쥴 따라 반드시 접종하고 성인이라 하더라도 홍역을 앓은 적이 없거나 예방 접종을 맞은 적이 없다면 최소 1회 이상은 홍역 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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