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할 틈도 없이 꽝!" 이천 물류창고 화재 발생… 최소 38명 사망

내부 마감공사 진행 중 유증기 폭발 추정
중·경상 10명… 사망자 늘어날 수도
文, “가용자원 총동원해 인명구조, 사고수습에 만전 기해달라" 당부

  • 기사입력 2020.04.30 00:48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SBS뉴스 갈무리)
(사진출처=SBS뉴스 갈무리)

경기 이천의 한 물류센터 공사현장에서 폭발사고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근로자 30여명이나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기도 소방청에 따르면 29일 오후 1시32분쯤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113대와 소방관 등 259명을 투입해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인 오후 4시30분쯤 큰 불길을 잡았으며 오후 6시41분경에 완전 진화했다. 

소방당국은 우레탄 작업 중 발생한 유증기 폭발이 사고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화재로 오후 8시30분경 기준으로 3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중상 8명, 경상 2명으로 10명이다. 현재도 인명수색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화재 당시 물류창고에선 9개 업체 78명이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고 이 중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이 10명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발생한 물류창고는 냉동·냉장창고 용도로 지하 2층, 지상 4층에 연면적 1만1043㎡ 규모다. 완공을 2개월 앞두고 내부 마감공사를 진행하다 참사가 났다.

불이 시작된 곳은 지하 2층으로 추정되고 이곳에서도 마감재 작업이 한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화재는 현장 내부에 있던 노동자들이 대피할 틈도 없는 사이 겉잡을 수 없이 번졌다. 불이 난 공사현장 지하 층은 출입구가 1곳 뿐이라 현장 노동자들이 대피하기 어려웠던 것도 피해 규모를 키운 원인으로 분석된다.

서승현 경기 이천소방서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대피도 못할 정도로 옷이 전부 화상을 입은 걸로 봐서는 우레탄 작업 중에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확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목격자들은 최소 10차례 이상 폭발음이 들렸으며 삽시간에 불이 번졌다고 전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공사현장 화재 수사를 위해 125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했다. 반기수 경기남부청 2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현장 감식을 통해 화재 원인을 규명하고 안전조치 이행 여부와 소방·건축·전기적 위반사항 여부 확인 등 화재와 관련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이천 화재 소식을 접하고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해 마지막 인원이 구조될 때까지 인명 구조 및 수습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긴급 지시를 내렸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제3차 생활방역위원회를 마친 후 곧바로 이천 화재 현장을 찾아 신속한 인명구조와 철저한 원인 조사를 당부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