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귀뚜라미 보일러 핸드폰인가요, 무상기간은 짧고 고철덩어리로 전락

거꾸로타는 귀뚜라미보일러, 온도 변화도 제 멋대로…한 여름에는 덥고 냉·난방 기능 안돼
무상기간 2년 단위인 반면, 하자 빈번하다는 민원 빗발쳐…"수리하느니 교체하는게 나아"
회사측, 고철덩어리 보일러 무상 A/S 거부하다 소비자가 언론에 제보하자 즉각 부품교체

  • 기사입력 2020.05.07 15:36
  • 최종수정 2020.09.14 15:25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출처=귀뚜라미보일러 홈페이지)

국내 보일러 업계 1위라는 귀뚜라미보일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는 친환경을 표방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지만 실상은 제품의 잦은 하자 발생과 짧은 무상 수리기간, 유상A/S로 인한 분쟁 등으로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은 네이버지식인과 소비자민원 게시판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에 소비자들은 아무리 환경부에서 인증 받은 친환경 제품이지만 제품 고장으로 사용할 수 없어 버려지는 고철덩어리라면 오히려 환경오염이 아니겠냐며 비아냥대고 있다.

◆ 자사 직원도 인정한 제품하자...고철덩어리로 전락한 친환경 보일러

A씨는 2016년 8월경에 인터넷 보일러판매업체를 통해 귀뚜라미 '거꾸로 New 컨덴싱 보일러'를 구매했다.

하지만 보일러 설치 후 실내온도를 24도로 설정을 해도 30도까지 올라가는 등 보일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한 여름에 외출하고 돌아오면 보일러가 작동돼 집안이 찜질방을 방불케 할 정도가 되기도 했다.

A씨는 A/S기사를 몇 번이나 불렀지만 수리기사는 보일러 내부를 들여다 보지도 않고 "이상없네요"라는 말만 남기고 돌아가곤 했다.

A씨를 더욱 화나게 했던 건 무상수리 기간이 끝나자 기사는 수리비가 30만원이상 나올 것이라며 유상A/S를 권고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귀뚜라미 A/S 담당 직원은 “귀뚜라미 콘덴싱 보일러 초창기 모델이 하자가 많다며 오래 사용 못할 것이다”라고 귀뜸까지 해 주었다.

A씨의 베란다 바닥은 현재 보일러에서 떨어진 녹물로 인해 노랗게 변한 상태다.

A씨는 “온수나 난방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30만원을 들여 유상A/S를 받느니 차라리 다른 보일러로 교체하는 게 나은데 누가 수리를 하겠나? 이에 귀뚜라미 본사에 전화하면 회사는 보증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본사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만 말한다”라고 답답해 했다.

그러면서 “제품의 하자로 인해 지난 4년 동안 낸 가스비는 엄청나다. 이런 물질적, 심적 피해를 입고 있는데 회사는 나몰라라 한다. 요즘 한창 귀뚜라미보일러는 환경부에서 인증 받은 친환경제품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제품에 하자가 있어 사용하지 못한다면 고철덩어리나 다름없는데 이것이 어떻게 친환경이라고 할 수 있냐"며 비판했다.

(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이같은 피해는 A씨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금호동에 위치한 00아파트 주민들은 귀뚜라미 보일러의 지속적인 하자발생으로 회사측에 내용증명까지 보냈다. 무려 200 세대 이상의 주민들이 보일러에 문제가 있다며 아파트관리실에 민원을 제기했다. 일부 주민들은 불편함을 참지못해 콘트롤러 부품을 교체하는 유상A/S를 받았다. 이에 주민들은 소비자보호원에 귀뚜라미 보일러를 고발요청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귀뚜라미 보일러의 제품하자 문제는 2016년부터 불거졌다고 전했다.

◆ 보일러가 핸드폰인가? "귀뚜라미 보일러 수리하느니 교체하는 게 나아" 

소비자들은 귀뚜라미 보일러가 명성에 걸맞지 않게 고장이 잦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또한 기사 방문시 출장비는 물론이요 부품교체 및 수리비도 높다는 지적이다. 과거 귀뚜라미 보일러에서 일하다가 다른 회사로 옮긴 직원은 초기 콘덴싱 제품에 하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귀뜀해주기도 했다.  

더구나 보증기간도 2년에 불과하다. 이에 유상A/S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도 높은 편이다. 일각에서는 '귀뚜라미 보일러가 고장 나면 교체하는 게 가장 저렴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회사측이 소비자의 민원과 불만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며 숨기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A씨가 국민청원과 여러 언론사에 이번 사건에 대해 제보를 하자 무상수리가 안된다던 귀뚜라미 보일러 측은 지난 4일 A씨를 갑자기 방문해 보일러를 수리해 줬다. 고장난 부품을 비롯해 고장날 것을 감안해서 멀쩡한 부품까지 말이다.

이에 A씨는 “소위 국내 1위 보일러기업이라는 귀뚜라미 보일러가 소비자의 불만에 대해 이렇게 대처하는 것이 아쉽다"며 "귀뚜라미 보일러는 소비자의 민원과 불만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고 고가의 제품이니만큼 기술개발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귀뚜라미보일러 측은 이 문제에 관하여 일체 함구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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