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이용 당했다" 이용수 할머니 2차 기자회견...윤미향과 정대협 비판

"윤미향 사리사욕채우려고 총선 출마"...용서한 적 없어
"구체적인 의혹은 검찰이 밝혀야"...그동안의 투쟁 성과 훼손되지 말아야

  • 기사입력 2020.05.25 23:56
  • 최종수정 2022.03.07 15:02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25일 이용수 할머니는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정의기억연대)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면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총선에 출마했다"고 성토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7일 이후 18일만에 열린 것이다.  

이날 이 할머니는 "(정의연은)30년 동안 할머니들을 이용해먹고 학생들까지 고생을 시켰다"면서 "(학생들)돼지저금통에서 나오는 돈까지 챙겼다. 위안부 피해자를 도구로 사용했다. 제가 바보같이 이렇게(이용당했나) 했나. (최근에)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신대와 위안부는 다르며 정대협(한국 정신대 문제 대책 협의회)이 위안부를 이용하는 것은 용서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당선인이 자신을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사죄하며 할머니를 안아준 것에 대해 "30년간 함께한 인간적인 정때문에 안아준 것이지 용서한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 내내 울먹였으며 목이 메여 기자회견이 중간에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윤 당선인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총선 전에 미향 씨 이러면 안 되지 않나. (정의연 회계 관련 의혹을 정리하지 않으면)기자회견 하겠다고 말했지만 윤미향이 하라고 해서 5월 7일 1차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면서 "정대협(정의연 전신)은 모금이 끝나고 (위안부 할머니들이)배고프다 하니까 '돈 없다'고 하는 단체"라고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윤 당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죠"라고 답했다. 

윤 당선인이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할 얘기가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윤 당선인이 기부금을 유용한 구체적인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모른다"고 했다. 대신 이 할머니는 최근 불거진 의혹은 검찰이 밝혀야 한다고 했다. 

30년 만에 문제제기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무엇이든지 바른말을 하니까 (정의연)사람들이 전부 감췄다. (한일위안부 합의금)10억엔이 왔을 때도 제가 알았으면 돌려보냈을 것"이라고 했다. 

당초 기자회견은 1차 기자회견이 열렸던 대구 남구 한 찻집에서 진행되기로 했으나 취재진 100여명이 몰려 장소가 두 번이나 변경되는 등 큰 혼잡을 빚었다.

이날 이 할머니는 사전에 준비해온 기자회견문을 배포하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그리고 그동안 일궈온 투쟁과 성과가 훼손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방성과 투명성에 기반한 운영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정의연은 이날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30년간 운동을 함께 해왔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자회견에 대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 입장표명은 밝히지 않았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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