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이용배 사장 장남 결혼식에 직원 동원..."비서팀 총무팀 업무에 의전 포함"

"대표 행사에 직원이 가서 도와주는 건 당연"..."코로나19 시국이라 문제된 것"
개인 행사에 직원 동원한 것은 명백한 갑질

  • 기사입력 2020.05.27 00:53
  • 기자명 이의정 기자
현대로템 비서실과 총무팀을 중심으로 전달된 청첩장 (사진출처=블로그)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이 아들 결혼식에 직원들을 동원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측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원래 비서팀, 총부팀의 업무에 의전이 포함돼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 대표 자제 결혼식은 개인행사인데도 불구하고 의전이라는 명목하에 직원을 동원한 것은 명백한 갑질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더군다나 회사는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조직개편 및 희망퇴직 등을 실시하는 터라 이번 행사의 직원동원은 자발적이 되기 어렵다는 해석이 다분하다.

지난 24일 서울 소공동 소재의 롯데호텔에서는 이 사장의 장남 이영택씨의 결혼식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현대로템의 일부 직원이 화환 정리 등 행사 진행을 돕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한 이들 중 총무팀 직원 4명이 축의금 받는 일에 동원됐고 재경팀과 인사팀에서는 화환 정리 등 행사 진행의 전반적인 일들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에 따르면 이들은 자발적으로 결혼식에 참석한 것이 아니라 윗선의 지시를 받고 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 되고 사람들이 운집되는 행사를 자제하는 분위기인데도 대표 자제의 결혼식에 직원을 동원하는 것은 갑질이 아닐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현대로템 관계자는 "결혼식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나 대표님은 사내 게시판에 공지도 하지 않으셨고 직원들의 참석도 원하지 않으셨다"며 "직원을 동원한 것은 사실무근이며 회사를 음해하려는 목적의 제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비서팀이나 총무팀이 하는 일에 의전이 포함돼 있다. 만약 기자의 회사 대표가 장례식을 당했다면 가서 도와드리지 않겠느냐. 이게 문제가 된 건 코로나 때문인데 대표님도 코로나 때문에 오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외부인사의 방문과 접객, 기념행사에 화환이나 명절 선물을 발송하는 등의 업무가 의전에 해당되지 회사 대표 자제의 결혼식에서 일을 하는 것은 의전에 해당되지 않는다. 더구나 회사 관계자의 경조사에는 참여할 수 있지만 경조사의 전반적인 일을 윗선의 지시를 받고 하는 것은 갑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증권 사장을 역임한 이 사장은 몇 년간 극심한 재무악화에 허덕이는 현대로템의 구원투수로 영입됐다. 

현대로템의 2018년 영업손실은 무려 1962억원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2799억원이나 발생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363%를 기록했고 이에 신용등급마저 ‘A-’로 하향됐다.

이에 1월에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강도 높은 내실경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장은 이를 위해 수익성 개선과 운휴자산 매각, 조직문화 개선, 사업역량강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38개 조직을 28개로 줄이고 임원도 20%가량 줄였으며, 책임매니저 이상의 직급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 속에 직원들을 결혼식에 동원한 오너의 갑질까지 구설에 올라 현대로템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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