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여아, 손 소독제 눈에 튀어 '각막 화상'...손 소독제 주의보

손 소독제 주성분 에탄올, 눈에 닿거나 섭취시 치명적
밀폐된 고온 공간에선 화재 발생할 수도 있어
냄새 맡거나 공기 중에 뿌리는 것도 위험해

  • 기사입력 2020.06.26 17:04
  • 최종수정 2020.06.26 17:06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코로나19가 확대되면서 손 소독제 사용이 필수화되고 있지만 손 이외의 다른 신체에 미치는 유해성 여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21일 5살 아이가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손 소독제를 사용하다 소독액이 눈에 튀면서 각막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일요일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던 5살 여자 아이가 엘리베이터 안에 비치된 손 소독제를 사용하다 소독액이 눈에 들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손 소독제를 비치해 놓은 높이와 아이의 키가 비슷해 아이가 용기를 누르자 뿜어져 나온 소독제가 그만 눈에 튄 것이다.

여아의 아버지는 눈에 통증을 호소하는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로 갔지만, 소독제 속 독한 알코올 성분 때문에 이미 각막에 화상을 입은 뒤였다. 병원에 와서 정밀검사 받아보니 까만 눈동자의 각막이 완전히 다 벗겨진 상태로 자칫 시력이 심각하게 손상될 뻔한 것이다.

이에 손 소독제에 대한 유해성이 지적되고 있다.

손 소독제는 세균, 바이러스에 자주 노출되는 손을 간편하게 소독할 수 있도록 만든 소독약의 일종으로 젤과 액체 타입, 스프레이 타입 등이 있다.

주성분은 50%~95%의 에탄올이며 나머지는 정제수나 글리세린(보습) 등이 들어 있다. 젤 타입의 경우 젤로 만들어 주는 성분이 포함된다.

에탄올의 소독 원리는 에탄올이 세균으로 침투하면서 단백질을 굳게 하여 소독하는 방식이다. 약 80% 농도일 때 가장 효과가 좋으며 95% 농도에서는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파괴된다고 알려졌다. 문제는 에탄올이 주 성분이기에 유의할 점이 많지만 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에탄올의 특성상 특정 온도 이상으로 가열될 경우 발화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한낮의 차 안이나 밀폐된 고온 상태에서는 불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손 소독제를 물건에 바를 경우 완전히 마를 때까지 가급적 열이 강한 곳에 배치해두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손 소독제는 자주 바르면 손이 건조해지며 심하면 손 껍질이 벗겨지기도 하므로 손 소독제를 바른 후 손이 말랐다면 보습용 핸드크림이나 바디로션 등을 발라줘야 한다. 용기에 대고 냄새를 맡는 일도 주의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입과 눈의 접촉이다.

손에 소독제를 발랐다가 제대로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음식을 손으로 집으면 손 소독제가 음식에 묻을 수 있어 소독제가 입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므로 손 소독제를 바른 후 음식을 맨손으로 집고자 한다면 물이나 비누로 손을 꼼꼼히 씻은 후 음식을 먹는게 안전하다.

주성분이 에탄올이기 때문에 아무리 소량을 섭취하더라도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야가 까매지거나 순간적인 호흡곤란을 느낀다든가 구토나 복통, 가슴떨림, 혀가 아릿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약하다면 입을 여러 번 행궈주거나 미지근한 물을 마셔주지만 장기간 지속된다면 응급실이나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유아나 아동은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

손 소독제가 눈에 접촉하는 상태 역시 위험하다. 운이 좋다면 눈이 조금 따끔거리겠지만 운이 나쁠 경우 안구와 손 소독제가 접촉해 화상을 입고 시력에 손상이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희석했다고는 해도 손 소독제가 신체에 독하다는 점을 항상 숙지해야 한다.

공기 중의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죽인다고 밀폐된 공간 안에서 스프레이식 소독제를 뿌리면 안된다. 자칫 코로 흡입할 수 있으므로 차라리 손과의 접촉이 잦은 문고리, 휴대폰 등과 같은 물건을 소독제로 닦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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