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의 '헌납'쇼, "휴지조각 이스타항공 지분 줄테니 빨리 인수해"

이스타홀딩스 편법 증여 논란 불거지자 서둘러 기자회견 자청
지분 헌납한들 250억 임금체불 턱도 없어...제주항공, 노조 측 "면피위한 꼼수"

  • 기사입력 2020.06.30 11:50
  • 최종수정 2020.06.30 11:52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이스타항공)

제주항공의 인수합병(M&A) 작업이 올스톱된 것에 다급한 이스타항공이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새워 제주항공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상직 의원은 29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가족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한 이스타항공의 지분을 모두 회사 측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제주항공 및 이스타 노조는 모두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일방적 기자회견을 통해 헌납이라는 용어로 책임회피를 하고 있다"며 "정작 체불 임금 등의 해결 방법에 대해선 아무런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황당해 하고 있다. 더불어 노조도 "이 의원은 자녀에게 편법 증여한 의혹이 불거지자 꼼수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250억 원에 달하는 임금 체불 문제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 작업이 안개 속에 가려진 채 창업주인 이 의원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되자 29일 이 의원은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날은 제주항공의 인수합병 계약 만료일이기도 했다.

이 의원은 김유상 이스타항공 경영본부장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직원의 임금 체불 문제에 대해 창업자로서 매우 죄송하다"면서도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과정과 절차는 적법했고, 관련 세금도 정상적으로 납부했으나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이 있다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아들이 66.7%, 딸이 33.3%를 가진 가족회사로 난 2015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된 후 아무 실적 없이 출처가 불분명한 100억원 대 대출을 받아 이스타항공 주식 68%를 사들여 최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이에 편법 증여 논란을 낳고 있다.

이 의원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창업자의 초심과 애정으로 이스타항공이 조속히 정상화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면서 "두 자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38.6%(약 415억원 상당)를 모두 이스타항공에 헌납한다"고 발표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회사를 위한 이 의원의 결단을 환영하면서 제주항공이 당초 약속한 대로 진정성을 가지고 인수 작업을 서둘러주기를 1600명 임직원과 함께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 의원이 모든 지분을 헌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250억원에 달하는 체불 임금조차 해소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항공과의 매각 계약에 316억여원이 필요하고, 수십억원의 세금도 내야해 매각 차익은 30억여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이 의원의 기자회견에 제주항공과 노조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항공이 인수 당사자인 자신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구체적인 헌납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되지 않았으며 기존 계약과 관계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노조 측도 이미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빚덩이인 회사의 지분을 헌납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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