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단독]내곡동 그린벨트 해제구역에서 미래에셋대우가 살린 우리강남PFV의 "환생편"

예수님도 못한 기적의 소생술로 채권도 부활시켜
옛 시행사, “채권 매각과정에서 담합있었다” 주장
임시자금 융통해 채권인수했지만 상환계획 불투명

  • 기사입력 2020.06.29 21:50
  • 최종수정 2020.07.31 22:31
  • 기자명 조희경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우리은행과 대주단으로부터 헌인마을 도시개발 사업 PF대출채권 매각 공고가 있기 한 달전부터 작성한 '투자계획서' (사진=환경경찰뉴스)
미래에셋대우가 우리은행과 대주단으로부터 헌인마을 도시개발 사업 PF대출채권 매각 공고가 있기 한 달전부터 작성한 '투자계획서' (사진=환경경찰뉴스)

죽은 사람까지 되살려내 빚 갚으라고 하는 고리대금 업자가 있다. 이 말도 안되는 기적은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구역 내에서 실제 벌어진 일이다. 2011년 7000억 원이 넘는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한 우리강남PFV는 '미래에셋대우'라는 신의 손길을 받아 새 삶을 영위하게 됐다. 그러나 브릿지론(Bridge loan: 임시방편 자금대출)형태의 1년 단기대금을 융통해서 인수한 우리강남PFV의 막대한 부채는 자금상환 계획부터가 불투명하다. 15년간 표류했던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에는 무늬만 조합원인자들이 200명 넘게 점거하고 있고 옛 사업시행사였던 아르웬 황석천 대표와 현 시행업무대행사인 헌인타운개발의 황주석 대표는 첨예하게 사업권을 놓고 대립 중이다.

더불어 아직 매입하지 않은 헌인마을 도시개발 구역 내 토지도 66세대가 거주하며 25% 이상 남아있는 상태다. 이 땅을 모두 매입하려면 최소 2,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우리은행과 대주단으로부터 헌인마을 내곡동 선 순위 부실채권을 인수한 미래에셋대우는 파산한 우리강남PFV 앞으로 땅을 이전시켜 채권 담보액 1500억 원을 근저당 설정했다. 이중 대출 의혹과 가장매매 논란 등을 낳으며 “파산한 우리강남PFV를 되살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우리강남PFV의 최대주주인 황석천 아르웬 대표는 “7000억 원 넘는 부채를 2000억 원에 돌려주는 경우가 세상천지에 어디 있냐”라며 우리은행과 미래에셋대우 간의 채권 담합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황 대표는 “헌인마을 채권인수는 1조원이 남는 사업이다보니까. 이 채권을 공매하기 직전에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 김○○본부장이 미래에셋대우의 부사장으로 갔다가 발각돼갔고 뉴스에 나와, 다시 삼정KPMG로 돌아왔다. 지금도 사내에서 김 본부장은 자기가 사업자(우리강남 PFV의 채권인수)라고 과시하고 돌아다닌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황 대표는 미래에셋대우 측이 사전에 입찰 정보를 알고 작성했을 것으로 보이는 내부문건도 공개하고 나섰다.

해당 문건은 우리은행과 예금보험공사 등 10곳의 대주단이 헌인마을 PF 대출채권공개 매각에 나서기 1개 월전쯤인 2019년 2월에 작성된 것이며, 매각 예정가(1,698억 원)와 입찰보증금(75억 원), 토지 감정평가금액(3,256억 원) 등의 입찰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더불어 해당 채권의 입찰공고가 나기 이전에 미래에셋대우는 898억 원의 후순위 부채 ABCP(기업어음)도 수의계약을 맺어서 251억 원에 인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부터 입찰 선정자를 정한 공개매각은 아니었는지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환경경찰뉴스)
미래에셋대우가 입찰 공고일 한 달 전에 작성한 '투자계획서'에는 우리은행 등 15개 금융기관의 헌인마을 도시개발 구역 내 PF대출채권 매각 공고와 관련된 매수예정가 등의 입찰정보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더불어 898억 원의 후순위 ABCP(기업어음)도 수의계약을 통해 매수한 것으로 나온다. (사진=환경경찰뉴스)

이뿐만이 아니다. 미래에셋대우는 헌인마을 도시개발 구역 내 골칫거리로 자리잡힌 무자격 조합원에 대해서도 대응 지침까지 내놓고 있었다. 땅을 팔고 명의만 맡긴 무늬만 조합원인자들에 대해서는 소유권이 사업시행 대행사에 있음을 명기하며 ▲이 사업에 협조적인 조합원에 대해서는 금품 살포 등의 합의금 제시 방안과 함께 ▲비협조적인 조합원에 대해서는 처분신탁을 실행하여 소유권을 이전시켜 조합원을 박탈시키는 방안 제시도 잇따랐다.

이 사업 인허가 리스크와 관련해서도 미래에셋대우는 해당 채권의 입찰공고일 이전부터 'HAUD 엔지니어링'이라는 용역업체를 통해 서초구청과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긴밀히 내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NPL채권 인수와 관련해서 미래에셋대우가 작성한 '투자계획서'에는 무자격 조합원의 의결권을 어떻게 확보할 지에 대해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업에 협조적인 조합원에게는 협의금을 지급하는 방안과 비협조적인 조합원은 소유권을 처분신탁해 의결권을 빼앗는 방안 제시 등이 마련돼있었다.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NPL채권 인수와 관련해서 미래에셋대우가 작성한 '투자계획서'에는 무자격 조합원의 의결권을 어떻게 확보할 지에 대해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업에 협조적인 조합원에게는 협의금을 지급하는 방안과 비협조적인 조합원은 소유권을 처분신탁해 의결권을 빼앗는 방안 제시 등이 마련돼있었다.

현재도 자행되는 불법 담합 의혹

이에 헌인마을 도시개발 구역 내에는 실제 50억 원의 돈이 총 25명 조합원에게 지급됐다. 사업에 협조적으로 나오는 조합원들만을 대상으로 한 보상금 지급이어서 금품 살포 논란 등이 제기되며 경찰은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로부터 100억 원이 넘는 사업비를 대여해서 시행업무 수탁 용역업체인 헌인타운개발은 올해 2월하고 6월 두 차례에 나눠서 헌인마을 도시개발 구역 내 마을 공동 땅 소유자 단체인 '헌인마을 새마을추진위원회(이하 새추위)' 회원 75명 중 25명에게만 각각 2억 원의 보상금을 현찰로 지급했다.

반면 새추위 회원 중 사업에 비협조적으로 나온 새추위 회원에 대해서는 처분신탁을 실행하여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해서 조합원명단에서 제외했다.

이에 헌인타운개발 황주석 대표는 “2006년경 우리강남PFV에 땅을 판 토지 소유자들에게 13년이 지난 시점에서 미래에셋대우 등 대주단이 사업추진을 위해 지급한 일종의 합의금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마을 발전회 회장인 장○○씨는 “황주석은 신원종합건설에서 용역을 맡긴 일꾼에 불과하다. 2억 원은 신원종합개발에서 올해 초 사업에 협력하는 조합원에게 지급한 보상금이다. 새추위 회원 중 75명 중 땅을 팔지 않은 19명의 조합원은 제외하고 땅 판 조합원 56명 중 25명만이 신원종합개발 측에 협력하기로 약속하고 받은 돈이다”라고 답변했다.

즉, 미래에셋대우로부터 2억 원의 보상금을 받은 새추위 회원들은 땅을 판 조합원임에도 불구하고 “신원종합개발 사업에 협조한다”는 명분만을 가지고 조합원 자격을 유지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서초구청은 올해 4월 6일부로 헌인마을 도시개발 사업 구역 내에 조합설립인가 변경 승인해주고, 돈 2억 원을 받고 이름을 빌려준 새추위 회원들도 조합원 명부에 포함했다.

40평도 안되는 땅 미등기 전매해서 113명 조합원 증식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대우는 0.1~2.7m2의 토지를 지분 쪼개기 한 113명의 조합원도 끼워 맞췄다. 40평도 안 되는 땅을 113명에게 매도한 후 다시금 처분 신탁하게 한 후 113명의 조합원을 증식시켰다. 신의 손이 따로 없다.

이는 과거 땅을 매수한 우리강남PFV가 미등기 전매(중간생략형 등기)해서 113명 앞으로 땅을 이전시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땅의 매수자인 우리강남PFV는 문제가 된 지분 쪼개기 토지에 대하여 2013년 7월부로 부동산 실거래 신고를 하고, 취득세와 재산세까지 납부했다. 사실상 이 땅의 실 소유자는 우리강남 PFV인 것이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는 이 땅 매매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우리은행과 대주단으로부터 헌인마을 도시개발 구역 내 PF대출 채권 인수 후 이 땅을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해 처분 신탁했다. 그러나 부동산 매매와 관련해서 일체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대우가 금융감독원에 회신한 문서에는 “미래에셋대우는 본건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하여 수익권의 잘권자로서 미래에셋대우에 협조적인 매수인들이 코람코자산신탁으로부터 토지를 매수할 수 있도록 하였고, 매매대금 지급은 각 개인이 각각 지급하였으므로 당사가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음”이라고 해괴한 답변까지 늘어놨다.

우리은행 등 대주단이 가지고 있던 헌인마을 도시개발 구역 내 토지의 수익권에 대한 질권을 인수한 건 미래에셋대우다. 그러나 이 땅을 매매하면서 매매자료가 없다는 등 앞뒤가 맞질 않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의혹만 부추기고 있다.

서초구청과 서울시청은 미래에셋대우보다 한술 더 떠 '모르쇠'로 일관 중이다. 불리한 건 답변을 회피하고 유리한 건 “법으로 해라”라는 식의 배짱을 부리며 “마을 주민들의 신경만 긁어 반발심만 극대화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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