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항기 대우건설 부사장, 인사권 움켜쥐고 사내 갑질 의혹 ‘도마위’
정항기 대우건설 부사장, 인사권 움켜쥐고 사내 갑질 의혹 ‘도마위’
  • 이재승 기자
  • 승인 2020.07.0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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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이동 및 부서 개편 강행으로 인사관리지원본부 움켜쥐어
“차기 CEO인 것 마냥 행동해…기업 가치 제고 ‘나몰라라’” 볼멘소리
김형 사장, 이대헌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잇따른 마찰…내부평가도 ‘그닥’
(사진=정항기 대우건설 부사장)
(사진=정항기 대우건설 부사장)

국내 거대 건설기업 중 하나인 대우건설(대표이사 김형)이 최근 내홍에 시달리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업계 안팎의 시선이 일제히 쏠리고 있다.

정항기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이 사내 인사 과정에서 전횡을 휘두른다는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 부사장과 김형 대표이사 간 사이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는 이야기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사장은 최근 사내 인사이동 및 부서 개편을 강행하거나 심지어 인사권을 내세워 임원 줄세우기를 한다는 등 논란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심지어 이러한 이야기들이 내부 관계자들로부터 하나둘 나오면서 점점 더 신빙성마저 갖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정 부사장이 사내에서 공공연히 “내 뜻을 따르지 않으면 다 잘라버리겠다”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은 물론 최근 인사관리지원본부를 산하에 둬 임원 줄 세우기를 하는 등 마치 그 스스로가 CEO인 것 마냥 행동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 부사장이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것은 김형 사장의 리더십이 탄탄하지 않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보고 있다.

김 사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우리의 명성이 한순간의 실수로 사라지지 않도록 최우선 가치인 생명과 직결된 안전에 관해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 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김 사장의 이러한 당부에도 불구하고 대우건설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총 20명의 사망자를 내며 산재발생 1위 기업의 불명예를 3년 연속 떠안았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대우건설 현장 52개소에 대해 기획 감독까지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총 7건의 중대재해로 8명 이상 근로자가 숨졌고 당시 회사의 안전관리에 허점이 많다는 질타를 받았다. 게다가 올 5월 23일과 6월 10일 대우건설 공사 현장에서 보름 간격으로 2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2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이어졌다.

대우건설은 연초 조직 개편을 실시해 공사 현장마다 안전팀을 개별적으로 강화함은 물론 좀 더 면밀하게 관리를 하도록 지속적으로 지시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측의 이러한 지시에도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자 대우건설의 안전관리가 여전히 부실하다는 점만 외려 두드러졌다는 해석마저 나왔다.

때문에 정 부사장은 지난해 회사에 부임했을 당시 인사 이동 및 부서 개편의 필요성을 강력히 피력해왔고 그 결과 대우건설은 2019년 11월 정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핵심은 CFO 산하 본부 강화였다.

기존 재무관리본부와 조달본부에 인사관리지원본부를 이관, 관리조직을 통합한 것이다. 사실상 회사 재무라인이 관리조직을 지휘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정점에 위치한 것이 정 부사장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업 진행에 있어 정 부사장과 김 사장 간 의견 차이가 심각해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두 사람 간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이 둘의 차이에 대해 “김 사장은 프로젝트를 하나의 사업으로 생각하고 독립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 부사장은 독립된 프로젝트라도 본사 측의 모니터링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라고 전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개인종합자산관리(Personal Financial Management, 이하 PFM)제도를 꼽을 수 있다. PFM은 금융자산 통합 관리 시스템으로 모든 금융거래와 자산을 확인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대우건설이 해당 제도를 도입하면서 과거 현장 소장이 직접 총괄하던 것을 정 부사장이 본사 측에서 재무를 감시할 수 있도록 바꿨는데 이 제도 변경 과정에서 김 사장과 정 부사장 간 사이가 껄끄러워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정 부사장과 갈등 관계에 있는 것은 김 사장뿐만 아니다 이대헌 KDB 인베스트먼트 대표와도 엇박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다.

모 관계자는 “이대헌 대표가 대우건설 프로젝트의 방향을 A로 요구하면, 정 부사장을 거친 뒤에는 A가 아니라 다른 형태로 나올 때 있다”며 “이 대표가 원하는 방향과 정 부사장이 내놓은 결과물이 일치하지 않은 사례가 종종 나타난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내부에서는 정 부사장이 회사 핵심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기업의 미래 가치 재고는 일절 고려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은밀히 퍼져나가고 있다.

정 부사장이 그간 회사가 진행해온 프로젝트, 플랜트 사업 등을 ‘역량에 비해 의욕만 앞서 진행 된 사업’으로 평가절하해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긴커녕 오히려 찬물만 끼얹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쪽에서는 “우리 회사의 핵심 가치는 도전과 열정, 자율과 책임인데 KDB 인베스트먼트가 들어온 뒤부터 급격히 퇴색한 것 같다는 느낌이 요즘 든다”라고 은연 중에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 측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6일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나온 보도는 악의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고 단언했다.

또 대우건설 관계자는 김 홍 대표이사의 남은 임기에 대해 묻는 기자 질문에 “아직 김 대표의 임기가 1년 정도 남았다. 차기 대표이사 선임 안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라고 선그어 답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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